오지호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오지호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이름: 권지원
제목: 황궁의 쉐어룸
“아무 일도 없으면 좋은데, 그게 제일인데”
황궁으로 쓰이는 경복궁의 호위장을 맡은 인물은 권가의 지원이었다.
한양에는 여러 궁궐이 있었는데 그중 경복궁은 가장 큰 궁궐이었다.
‘경복궁방위장’ 지원은 교대보고를 받고 순찰을 돌 준비를 하였다.
“요즘 사춘기에 접어든 세손과 그리고 공주님, 대군들이 사방팔방으로 도망칠 궁리이니 방위장께서 고생이 많으시겠습니다.”
“어린 공주님과 왕자님이 건강하시건 나라의 복이나, 내 속은 타는 걸 알아주는 건 너 밖에 없구나”
요즘의 나라는 권씨 세가에 의해서 지배되는 형국이었다.
문인들이 많은 권씨 집안에서 무인이 된 지원은 핍박 받는 종자 중 하나였다.
그러나 황제가 살고 있는 황궁의 호위장이 되면서 어떤 누구보다 권세가 뛰어나졌다.
하늘 아래 오직 황제를 제외하고 총리대신을 포함해 중추원과 교존서, 그리고 궁내부까지 모두 차지한 게 권씨 일가였다.
황후 권씨는 특히 황제의 눈과 귀를 가려 국가를 다스리다시피 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이들 권씨는 명예를 중요시 여겼다.
그래서 내부적으로 갈등이 심했어도, 속으로 뇌물을 받아도 겉으로 티 내지 않았다. 공급에 비해 수요가 없으니 매관매직도 시도하지 않는 사회가 되었다.
한 마디로 권씨 일가에 돈을 엄청나게 보내도 돌아오는 게 없었다.
“설마, 관직을 얻기 위해 나한테 이런 보물을 준 건 아닐테지요?”
권씨 일가 누구든, 돈을 받는 걸 주저하지 않았다. 나랏일에 쓰이는 자금이 워낙 많았으니까. 사적으로 챙겨도 쓸 수 없었다.
권씨 일가가 모든 부서를 장악할 수 있었던 큰 이유는, 일을 맡기면 최소한의 분량을 해내고 무엇보다 명예를 중요시 여겼기 때문이었다.
“에이 설마요..(아이씨 괜히 줬다! 역시 권씨에는..)
다만 권씨 일가에 눈 밖에 벗어나면 이 나라에서 살기가 여간 어려워지는 게 아니었다. 방법은 오직 두 가지 방법이었다.
권씨 일가의 눈 밖에 나지 않는 일과, 더불어 권씨 일가의 인원보다 일을 잘해야 했다. 그렇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게 이 나라의 법과 마찬가지의 일이었다.
그런 자부심 높은 자리에 유일하게 매관매직으로 관직에 오른 자가 있었다. 바로 지원이었다.
지원은 무과시험을 통과해 장원급제와 같은 ‘무괴’라고 불렸다. 그러나 자랑스러운 문인 집안의 권씨 일가의 일원에 무장이 나오는 걸 원하지 않은 권씨세가는 지원의 관직이 관직을 거듭 오르지 못하게 하였다.
벌을 받는 것도 아닌데, 백의장수를 할 수밖에 없었던 지원이었다.
“신 무인 권지원은 지난 무과에서 신 보다 나은 이를 만나보지 못한 ‘무괴(武魁)'’가 되었는데 어째서 폐하의 검으로 쓰시지 않는 것입니까!”
오죽하면 지원은 황제가 백성들의 삶을 돌보기 위해 황궁 밖으로 행차하는 날에 읍소하기 위해 황제의 길을 가로 막고 읍소하였다.
황제도 무과 시험에서 지원의 실력을 직접 봤었다. 그가 황태자 시절이었는데, 아직도 관직에 오르지 못한 것인가 싶었다.
해가 벌서 열 개는 넘었는데도 아직도 백의장수하는 권씨의 무인. 그러나 황제는 자신 옆에 신하들의 눈치를 보았다.
“무엄하다!”
황제 대신 지원을 꾸지는 건 지원의 8촌 안에 드는 할아버지격의 인물이었다. 황제도 지원을 중히 쓰고 싶었지만, 지원 하나를 위해 일도 잘하고 뒤탈도 없는 권씨를 버리기는 더욱 아까웠다.
황제에겐 지원이 고대의 한중과 같은 계륵이었던 것이었다.
“그대의 실력이 뛰어납니까?”
이미 실력을 입증한 게 10년 전이었으니까. 아직도 으뜸이라 부르기 어려울 수도 있었다.
그때 지원은 기다렸다는 듯이 목검을 꺼냈다.
“신 권가의 지원. 감히 실력을 보이겠습니다. 황제 폐하의 호위병 모두가 진검을 들어도 저를 당해낼 수 없을 것입니다.”
무엄하고, 목숨을 버려야하는 말을 하는 지원이었다. 아마 지원이 권가의 자식이 아니었다면 지금 당장 목이 잘려도 할 말이 없는 이야기였다.
“이 놈이!”
권가의 신하, 지원 보다는 항렬이 높은 자가 지원이 무엄하다고 생각해 권가의 무장들을 앞에 보냈다. 이러면 이야기는 달라졌다.
권가의 무장들은 오랜 세월 합을 맞춰온 인물들이었다. 황제의 호위가 다르게 이미 수십년을 합을 맞춰온 무장들이었다.
그곳에는 지원의 스승도 있었다. 황제의 호위를 이길 자신은 있었으나 권가의 호위를 조금 전의 말처럼 제압할 자신 까지는 잘 들지 않았던 지원이었다.
“권가의 무위들인가”
황제의 말에, 권가의 식솔 하나가 황제 앞에 나가 무릎을 끓고 아뢰었다.
“닭 잡는데 소 잡는 칼을 쓰는 법은 없으니, 이 일은 우리 권가의 무인들에게 맡겨주십시오”
권가의 무인이라. 지우너은 자신도 권가의 무인인데, 왜! 관직에 오르지 못하는 것인가 분통스러웠다.
“권가의 무인이라 하셨소? 나도! 권가요!”
“그러니까 문인을 해야지!”
지원이 가문의 뜻대로 문인이 되었으면 오히려 무인들을 지휘하는 관찰사가 될 수도 있었고 도둑부수장이 될 수도 있었고 대원수나 도통수가 될 수도 있었다.
권씨 집안이 이토록 무인을 경멸하다시피 한 건 권씨가문이 세도가가 될 수 있었던 이유가 무인들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똑똑했던 권재역이라는 인물이 무인들의 무법시대에 책략가로 활동했었던 적이 있었다. 그때 황제에게 먼저 찾아가 무인을 몰아낼 계획을 세우고 무인들을 몰아내는데 지대한 공을 세우면서 현재의 권씨 가의 세도가의 길이 열리게 됐었다.
덕분에 권씨는 무인을 알기를 돌보기를 하듯이 했다. 무인들에게 힘이 집중됐을 때 핍박 받던 백성들을 기억했다.
그래서 무인이 아닌, 무인을 부리는 문인이 되기를 추구하던 게 권씨였다. 그런데 문제는 무인들이 너무 문인에 비해 문전 박대를 받으면 반드시 반란이 일어날 것임을 권씨도 알고 있었다.
문인은 무인을 지휘하지만, 무인을 무시하거나 그러지는 않는 명예를 중요시하는 정책을 펼치는 권씨 세가였다.
그렇게 황제에게 읍소까지 한 지원은 가문의 어른들에게 절대로 자신의 뜻을 굽힐 의지를 보여주었다.
그렇게 권가의 무인들을 상대했던 지원이었다. 다행이도 일 대 다수의 승부였는데도 전혀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러다 황제가 지원을 눈독 들이는 일이 생길 것 같아서 황제의 호위무사들가지 투입하는 권가의 대신들이었다. 자신의 가문의 자식인데도 불구하고 무척이나 혹독하게 시련을 주었다.
결국이기지 못하고 다리가 칼에 베이고 자칫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황제가 이를 말렸다.
“이런 훌륭한 무인을 이런 데서 숨을 거둬서는 안 돼지!”
지원의 눈빛이 하늘 위에 뜬 별을 가둔 오로라처럼 반짝였다. 황제의 눈에 드디어 띄인띄인 것! 무인의 꿈을 펼칠 수 있는 것인가!
그런데 애석하게도 아무리 황제라고 해도 권가의 자문을 무시할 수 없었다. 그렇게 지원의 읍소를 일단락시켰지만 권가의 반대에 부딪쳐 지원을 무인으로 쓸 수 없었다. 한 명이라도 자신의 편을 들어준다면 그 한 명의 힘을 빌어 지원을 중히 쓸 것이었다.
그런데 자기들끼리도 오사분열하여 뜻이 그렇게 맞지도 않았던 이들이 어째서인지 지원을 무인으로 중히 쓰는 일은 가문이 거의 처음으로 모두가 한 입으로 말하는 것처럼 반대했다.
그만큼 무인을 멀리하는 권씨세가였다. 만약에 지원을 무인으로 입관시킨다면, 권가의 아이들 중에 또 다시 무인으로 나서고 싶다고 하는 아이들이 나오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었다.
“지원이 그 놈은 정말!”
황제를 겨우 말린 권가의 대신들이 혀를 척 차며 황궁을 나왔다. 그때 황제의 호위무장 중 하나가 지원을 찾아왔다. 그가 알려준 방향대로 빨리 달려 나가니 황제가 잠행의 차림으로 나와있었다.
“너의 실력을 내가 봤다. 상처는 괜찮으냐?”
“무인에게는 이 정도 상처는 영광일 뿐입니다.”
그가 맞섰던 인물들을 떠올려보면 엄청난 영광이었다.
황제의 호위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그런 황제의 호위들에게 미안하지만 권가의 무인들은 더하면 더 했지 덜하지 않은 실력자들이었다.
“네 사촌 중에 훈성을 아느냐?”
“훈성 형님이요..?”
“돈이면 안되는 게 없지는 놈이지. 아 놈은 아니고 그래도 일은 잘하니까 팽이를 붙여 놈팽이라고 할까?”
그거나 그거나 다를 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던 지원이었다.
“하지만 제겐..”
지원의 아버지는 재물도 탐하지 않는 인물이었다. 자급자족의 생으로 백성의 농사를 직접 하면서 백성을 살펴한다고 주장하는 인물이 지원의 아버지였다.
“어차피 네 놈 집안에서 일어날 일은 밖으로 세어 나가지 않지 않더냐?”
“네..?”
무인의 한계였을까? 황제의 지엄하신 뜻을 이해하지 못하는 지원이었다.
“네 사촌 놈의 곳간이 너무 넓어 어느정도 사라진 건 눈치도 채지 못할 것이다.”
“아..어..아!!”
황제가 어찌 이런 책략을 낼 수 있는가!
나라의 곳간을 도둑질해 나라의 곳간을 채우라는 말과 비슷했다.
지원의 사촌의 곳간을 털어, 뇌물로 쓰는 귀띔을 전달받은 것이었다.
황제가 한 말이 진짜로 들은 게 맞나 의심하는 지원이었다.
상처가 새겨진 날, 직접 막아 읍소했던 얼굴이었으니까 아닐 수는 없는데,
자신 앞에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이 정말 황제가 맞겠지? 내가 잘못 본 건 아니겠지? 하는 의심을 하게 된 지원이었다.
그러나 황제가 말하는 지원이 무인으로 입관하게 됐을 때, 지원을 통해서 어떻게 나라의 개혁을 실현할지 설명하는 모습을 보니, 영락없는 나라를 경영하는 황제였다.
권가의 집안 놀이에서 가끔 황제에 대한 이야기가 아주 살며시 나오는데, 이번 황제는 황태자였을 때부터 능력이 탁월하니 생에 태평성대가 이어질 것이라 칭찬을 하는 일이 많았다.
그런 소문이 모두 진실이었던 것일까.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그런 말도 배웠느냐?”
얼마나 무인을 깡통으로 받으면 이런 말도 모를까 생각했지만 지원은 괘의치 않았다. 이제 그는 곧 그를 위해 목숨을 받쳐 일할 테니까!
지원은 곧 황제의 말처럼 산촌의 곳간을 털기 위해 오랜만에 삼촌을 찾아갔다. 집안을 둘러보며 어릴 때 놀던 모습을 이야기했다. 사촌은 시간이 그때처럼 놀 수 없으니 그런 시간이 그리우면 혼자라도 놀다 가거라했다.
지원은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곳간을 어떻게 훔칠지 궁리했다. 이어 밤이 올 때마다 조금씩 재물을 옮겼다. 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곳은 손대지 않았고 보이지 않는 보물들을 훔쳤다.
그리고 다음에 그런 보물과 황금을 들고 사촌을 찾았다. 사촌이 놀랐다.
이미 많은데도 불구하고 자신이 가져온 보물들을 탐내는 눈빛이 선했다.
“이봐 사촌..”
“그래, 사촌, 무슨 일인가?”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
그렇게 지원은 사촌의 도움을 받아 무인으로 관직에 입관할 수 있었다.
황제에게 권가의 지원이라는 자가 무인으로 능력이 탁월하니 중히 써보라 천거한 것이었다.
다른 가문들이 모두 말렸지만 구멍 뚫린 댐처럼 견고했던 무인결사반대를 외치던 권가의 입김은 약해졌다.
그렇게 무인으로 쓰이게 된 지원있다. 처음에는 변방에서 활약을 하다가 승진을 위해 잠시 한양에 올라왔다. 그 기간동안 황궁의 수문대장을 하게 되었다고 또 승진을 거듭했다.
그렇게 다시 영토 확장을 위해 변방으로 갔다가 다시 중앙으로 돌아오길 반복했더니 이제는 권가의 자식들도 무인이 되겠다고 난리였다.
그런 지원의 입지는 권가에서 이제는 무시 못할 수준이 되었지만 또한 눈에 가시 같은 존재가 되어 있었다.
이제는 밤에는 황궁을 떠나야 하는 권가였지만, 같은 권가인 지원은 황실방위대장이 되어 궁궐에 남았다.
자신을 견제하는 같은 가문의 사람들에게 메롱을 하면서였다.
그런 지원에게 닥쳐온 위기는,
간밤에 공주와 세자가 궁궐로 돌아오지 않은 것이었다.
이것은 오래전 지원이 썼던 계책과 비슷하게,
지원을 파천시킬 방법으로 공주와 왕자를 누군가 데려간 것이었다.
“이 놈들..!”
지원은 해가 뜨기 전에 공주와 왕자를 동궁으로 데려와야했다.
감히 누가 황제의 가족에게 손을 대!
아마 손은 안 됐을 것이다. 유인을 했겠지
그렇다면 오늘 궁궐로 입궐한 사람 중에 범인이 있다.
아직 황손이 궁에 있어서 숨어 있는지, 아니면 궐 밖으로 나갔는 지부터 파악해야 했다.
“서둘러 황자전하와 공주마마를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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