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하나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박하나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이름: 백한이
제목: 재활대장정
백한이는 언제나 노력하는 사람들의 곁에서 그들을 지켜보며 일하는 연구자였다. 그녀는 재활 보조 기구를 개발하는 일을 하고 있었고, 환자들이 그 기구를 사용하는 모습을 살펴보는 것이 그녀의 중요한 업무 중 하나였다.
"선생님, 사용하시는데 불편함은 없으신가요?"
한이는 재활 기구를 사용하는 환자에게 다정하게 물었다. 환자는 힘겹게 걸음을 옮기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걷는 게 힘들었는데 이 기구 덕분에 훨씬 편해졌어요. 고맙습니다."
"다행이네요. 이제 이 기구에 익숙해지셨으니, 나중에는 기구 없이도 걸으실 수 있을 거예요."
환자와의 대화 중 언제 다가왔는지 모르게 유정이 옆에 서 있었다. 유정은 재활 전문의로, 환자들의 회복을 위해 항상 함께 노력하는 사람이었다.
"백 선생님도 고생 많으셨어요. 이렇게 개인 맞춤형으로 제공해 주시니 환자분들도 큰 도움을 받고 있네요,"
유정이 따뜻하게 말했다.
"임상 실험이니까요,"
한이는 겸손하게 대답했지만, 속으로는 유정의 진심 어린 칭찬에 감사하고 있었다.
한이가 소속된 홍익 그룹은 이익보다는 사람들을 돕는 데 중점을 두는 회사였다.
회사에서는 당연히 이득을 위해 상품을 개발하는 게 당연했다. 그러나 한이가 소속된 회사는 상품의 판매보다는 기부가 훨씬 많은 이익이었다.
지금 한이가 외부로 나와 일하고 있는 병원도 마찬가지였다. 홍익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홍익재단은 옛말처럼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라’를 잘 실천하고 있는 그룹이었다.
그룹의 대부분 상품들은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졌다. 상품성 가치가 떨어져 일반 상업적인 회사들이 생산하지 않는 상품들을 개발하고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었다.
덕분에 국가 보조금도 받고, 많은 사람들이 기부를 하고 있었다. 홍익그룹의 가장 큰 수익은 다름이 아닌 홍익 재단이었다.
얼마전에는 모 대학교와 이름이 같아서 소송에 휘말린 적이 있었으나, 사익이 아닌 공익을 위해 일하는 것이라 이름의 사용을 법으로도 공식적으로 허락 맡게 된 홍익그룹, 홍익 재단이었다.
오히려 대학교 마저도 홍익그룹이 홍익사학재단을 만들어 인수하라는 말까지 돌았다. 다만 그냥 이름만 같을 뿐 다르게 운영되고 있었다.
홍익그룹이 대학교를 만들어도 같은 이름의 ‘홍익’은 사용하지 못하는 게 기정사실화 됐을 뿐이었다.
실제로 홍익그룹은 자신들의 사업성에 관련된 학원은 이미 운영중이었다. 홍익학원은 전액 수강료가 무료로, 학점은행제 대학교 제도로 운영되고 있었다.
한이는 자신이 개발에 참여한 기구들을 사용해서 재활을 하는 환자들을 보았다. 환자용도 만들어지고 있지만, 노인용으로도 개선되어서 사용될 예정이었다.
“끝나고, 차 한잔하시죠?”
유정이 약간 멍 때리고 있어보아는 한이에게 말을 걸었다. 한이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네 좋아요.”
한이는 유정을 보며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의사가 되려고 얼마나 노력했을까? 그런데 수입은 더 적을 수 있는 재활의를 하고 있었다. 물론 재활의도 의사 긴 의사라 앞자리가 억대이긴 하겠지만 그런 부분을 대단하게 봤다.
유정이 일하는 정도는 결코 다른 의사보다 적지 않았다. 홍익재단이 돈이 많은데도 아니고 짜다고 하면 짤 수 있는데 왜 이런 데서 일하는 걸까 싶었다.
자신도 이런 데서 일하고 있으면서도, 그런 생각을 하는 한이였다.
재활을 하고 있는 사람들과 열심히 말동무도 해주고, 이끌어 주고 있는 모습은 사실 의사보다는 거의 보육원이나 유치원의 선생님과 같아 보였다.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
한이는 그저 기구가 잘 작동하고 있나 QA를 위해서 이 장소에 나와 있었을 뿐이었다. 그런데 유정은 정말로 열심히 환자들의 입장에서 함께 재활을 돕고 있었다.
수익성이 낮아서 내부에서 겨우 통과된 노인들에게까지 확대 지원하는 조례도 적극적으로 통과시킨 유정이었다.
“저희가 지금, 수익을 추구하는 거까진 아니더라도, 지금도 기부금 아니면 적자인데. 노인들 에게까지 재활을 확대시키는 건 지금으로서 무리입니다. 하지 말자는 게 아니라. 우선은 안정화를 시킨 후.”
“그렇게 안정화, 언제 됩니까? 가능한 이야기처럼 들리지 않는 게 문제 아닙니까?’
유정은 임직원들을 직접 설득하기 위해 발로 뛰었다. 재활인들에게도 재활기구는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노인들에게도 필요하다는 이야기였다.
허리가 굽은 채로 상자를 주으러 다니는 할머니의 사진을 보며, 누구든 안타깝지 않아 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실제로 그녀를 위해 노력하는 건 어쩌면 유정이 유일했다.
적어도 그날의 기억을 갖고 있는 한이에게는 그랬다.
“홍익의 뜻이 무엇입니까?”
홍익그룹의 일원들에게 ‘홍익’의 뜻을 묻는 유정이었다.
“…”
사람들은 이미 머릿속에도 가슴안에도 새겼던 말이 있음에도 쉽게 꺼내지 못했다.
“보통의 사람들이. 왜 우리 ‘홍익’에 기부를 그렇게 많이 할까요? 차라리 구세군이나 유니세프에 하는 게 낫지. 이런 생각이 아닌 굳이 홍익을 선택할까요?”
사람들의 침묵속에서도 유정은 말을 이어 나갔다. 이 발표를 위해 얼마나 준비한 걸까?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 부분이 그렇게 많지 않은데도 그는 열심히였다.
그때 유정의 발표를 보면서 한이는 생각했다. 만약 유정 같은 정치인이 있으면 그의 열렬한 지지자가 되지 않을 수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그때 문득 유정이 사실은 정치를 하기 위해서 지금부터 이미지 메이킹을 하는 건 아닐까 하는 작은 의심이 생기긴 했지만, 그러면 어때. 결국은 우리 모두에게 긍정적인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거니까 상관없겠구나 생각했다.
“홍익의 뜻은 모두와 알다시피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라입니다. 인간을 이롭게 하는 일, 우리는 이미 해오고 있습니다. 충분하지 않냐는 질문이 있을 수 있는데, 사실 맞아요. 이미 충분히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유정의 어법은 유심히 관찰했던 한이였다. 칭찬을 하는 건지 혼을 내고 있는 건지, 설득을 하는 건지, 투정을 부리는 건지 오묘한 긴장감이 생겨 이야기를 계속 경청하게 됐다.
‘그래, 네 놈이 무슨 말을 하는지 어디 들어나 보자!’ 라는 심정이라고 할까?
“다만, 우리가 아니면 누가 합니까? 우리니까, 우리 홍익이니까 할 수 있는 일 아닐까요? 처음 시도하는 거라면 더 주저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미 충분히 해왔던 것처럼.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화면에는 아직 개발단계에 있었던 새로운 재활기구가 화면에 펼쳐졌다. 지금은 알파버전이 눈 앞에서 시전 되고 있는 기구들이었다. 그때만해도 여러 샘플 중에 하나였다.
환자들뿐만 아닌 노인으로 까지의 확대에 대한 필요성을 어필하는 유정의 발표가 끝나고 임원들은 회의를 진행하게 됐다.
그때 유정의 발표에 감복한 사원들이 서명서를 제출했다. 유정의 말대로 사업을 확대하는 건에 대해서였다.
그렇게 환자들에게 재활기구에 대한 마지막 테스트가 끝났다. 이제는 신제품이 되어 많은 환자들에게 보급될 것이었다.
또한 노인들에게 까지도.
테스트가 끝나고, 두사람은 병원 1층에 마련된 카페로 왔다.
“고생많으셨습니다. 선생님.”
“선생님이 고생이 많으셨죠.”
유정이 커피를 내려놓으며 한이에게 말을 건넸다. 한이는 커피를 받으며 답례했다.
“선생님은 정말 홍익 그 자체네요.”
한이가 먼저 유정을 칭찬했다. 유정은 그 칭찬이 뜻밖이라고 생각했는지 약간 놀란 표정을 짓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네요.”
“왜요. 선생님은 충분히 들을 자격이 있으신데.”
“저야 뭐, 돈 받고 일하는 건데요 뭐.”
한이는 착한 사람한테는 두 가지 부류가 있다고 생각했다. 하나는 다정한 게 살아남는다라는 책에서도 나왔듯이. 지능이 높은 다정함, 착하려고 노력하는 사람. 어떻게 보면 척일 수도 있는 사람이었다.
또 하나는 선천적으로 타고난, 그럴 수밖에 없는 착함이었다. 즉 원래 착한 사람과 착한 척하는 사람으로 착한 사람을 나눌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 중에 유정은 선천적이라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너무 착해서, 착한 척하는 사람이 아닐까 생각하는 한이였다.
예전에는 척하는 사람을 골라내려고 했던 한이였다. 그러나 요즘에는 생각이 바뀌었다.
착한 척하는 거라도 결국은 착한 일의 결과값을 만들어 내는 사람이었다. 비록 척일 뿐이라도 굳이 그 진실을 알아내 착한 척 마저도 하지 않게 만드는 게 바보 같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착한 척하든 사람이든 선천적으로 착한 사람이든 결국은 착한 사람일 뿐이 다라고 생각하게 된 유정이었다.
“돈 받고 일한다. 돈 받고 일해도 그렇게 못하는 사람들이 천지에요. 선생님.”
잠은 얼마나 자는지, 분명 유정의 하루 중 가장 짧은 부분이 분명했다. 연애는 제대로 하는지 모르겠다. 여자친구는 있나? 문득 이런 게 궁금해졌지만 물어볼 필요는 없었다.
“그렇게 말씀 주시니 감사하네요. 저 선생님, 이번에 또 그룹에서 회의가 있잖아요? 내년도 사업에 대해서 미리 결정하는?”
홍익그룹은 사실상 홍익재단이 운영한다고 봐서 홍익재단의 주주총회가 사실상 온 그룹의 미래를 결정하는 회의였다.
얼마 후 홍익재단의 주주총회가 있었다. 주총이라고 하지만 상장되지 않은, 기부자들의 모임과 같은 후원회가 더 알맞은 말이었다. 그러나 굳이 주주총회라는 말을 회사에서 썼다.
후원회의 밤은 또 다르게 가졌는데, 그때는 회사의 방향성이 아닌 정말로 기부를 받기 위한 축제처럼 열렸다. 많은 후원자들을 초대하고, 우리 이런 사업을 할 거니까 많이 투자해줘 라는 느낌이 강했다.
“아, 혹시 또 무슨 아이디어 있으세요?”
작년 발표를 떠올리는 한이였다. 그때 유정의 발표로 인해서 재활기구를 노인들에게도 공급하기로 결정 난 일이었다.
“네, 저한테 재미난 아이디어가 있는데, 한 번 들어 보시겠어요?”
재미난 아이디어라, 얼마나 재밌을까? 본인한테만 재밌는 그런 아이디어가 아닐까라고 한이는 생각했지만 굳이 내색하지 않고 미소로 답할 뿐이었다.
그냥 차를 마시자고 하는 건 줄 알았는데, 이런 이야기였구나 생각했다. 0.1% 정도는 데이트를 신청하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유정 정도면 사실 의사 치고 못 버는 거지 보통의 사람의 기준으로 억대 연봉에다가 얼굴도 잘생기고 마음가짐도 얼마나 훌륭한 사람인가? 일등 신랑감 그 자체였다.
“재미난 이야기. 맞죠?”
“그럼요. 기업차원에서 홍보도 될 겁니다.”
유정은 언제나 양 발을 다 사용하는 사람이었다. 여기에도 걸쳐 있고, 저기에도 걸쳐 있는 화법을 사용했다. 그래서 저절로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는 그런 사람이었다.
“홍보요? 이제 마케팅까지 생각해 주시는 건가요? 그래서 뭔 데요? 그게? 궁금하네요.”
“재활도구를 활용한, 이용한 재활자분들과 사람들이, 국토대장정을 하는 겁니다.”
“네??”
뭔가 솔깃하면서도 말이 안 되는 이야기처럼 들렸다.
일반적으로 걷기도 힘든 사람들인데 그런 사람들이 국토대장정을 한다고?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한이였다. 그럼에도 꽤나 괜찮은 아이디어처럼 느껴지고도 했다.
그런데 현실성은 없는 그런 아이디어처럼 보였다.
“그게 가능할까요?”
처음 이 이야기를 들은 사람이 모두 한이처럼 행동할 것 같았다. 그러나 유정은 어떻게 저렇게 확신을 얻는지 신념인가? 아니면 맹목적인 믿음인가 궁금할 정도로 성공한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네. 가능합니다. 한이 선생님이 직접 계발하셨잖아요. 충분히 가능해요.”
만약 유정이 말한 게 실제로 이루어지면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라는 슬로건 보다 어울리는 말은 없겠다는 생각을 하는 한이였다.
시도해보고 싶으면서도 두려웠다. 정말로 가능할 지의 여부에서. 재활기구의 한계를 실험할 수도 있었기도 했다.
확실히 마케팅에서도 엄청난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게 뻔했다.
“재밌는 구상이네요.”
“그냥 재미로 한 구상이 아닙니다. 정말. 가능한 현실이라고요!”
미소 지으며 유정을 바라보는 한이였다. 뭐 어찌되었든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 생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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