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예련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차예련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이름: 정아라
제목: 최고의 맛
정아라는 서류를 넘기며 입맛이 사라지는 걸 느꼈다.
“이래서는 답이 없네요. 그냥 접죠, 우리. 그게 더 나을 것 같아요.”
책상 위에 쌓인 서류들은 다름 아닌 '최고의 맛' 대회 지원서였다. 이 대회는 전국에서 음식을 평가하는 서바이벌 축제였다.
“사장님을 설득할 수 있으면 저도 찬성입니다. 접는 게 낫겠어요.”
동료가 말했다. 아라는 다시 서류를 보며 사막에서 바늘을 찾는 심정으로 눈을 돌렸다.
'왜 굳이...'
옆에서 서류를 함께 훑는 동료도 있었다. 서류만으로는 결코 ‘맛’을 평가할 수 없다는 걸 둘 다 알고 있었다.
갑자기 사장님의 호출이 들려왔다. 프랜차이즈 업계의 거물로 유명한 분이었다.
“아라 씨.”
이름 뒤에 직책이 아닌 ‘씨’라는 호칭이 붙은 걸 듣자, 아라는 큰일이 생겼다는 직감을 느꼈다. 사장님은 어려운 일을 맡길 때마다 친근한 척하며 접근하는 스타일이었다.
"…"
대답하지 않음으로써 알 수 없는 일에 대한 저항의 표시를 보이는 아라.
“우리 프로젝트를 하나 더 늘리려 하는데.”
늘어난 프로젝트는 이미 세 개나 되었다.
덕분에 월급은 쭉쭉 오르기는 했다. 일한만큼 벌 수 있는 회사였다.
“이번에 화원시에서 여는 테마파크 알지?”
“테마파크요?”
테마파크와 음식 프랜차이즈와 도대체 무슨 상관일까? 아라는 의문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런 의문을 가졌을 때 궁금하긴 했어도 뒤 이야기는 듣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다.
온전히 아라의 일이 될 게 뻔했다.
그러나 사장은 아라가 굳이 궁금하지 않는 사실들을 알려주었다.
아라가 굳이 테마파크요? 라고 되 묻은 것을 후회하고 있을 때 사장이 좋았어! 라는 표정을 지으며 서류 하나를 아라에게 보여줬다.
“유명한 영화사 IP로 테마파크를 만든다고 하더라고요?”
“아 네, 그 테마파크 안에 우리 계열사를 입점시킬 생각이신 거죠?”
“아니…”
‘설마 새롭게 만들자는 건 아니겠지, 제발. 저 그럼 프로젝트 4개가 됩니다!’라고 생각하고 있던 아라였다. 그런데 한 개 가 아니라 두 개의 프로젝트가 생기게 된 아라였다.
“영화에 맞는 음식점이 있으면 좋지 않을까? 화원시에서도 말하더군. 화원시에만 있는, 대전의 성심당 같은 음식점이 하나 있으면 좋겠다고.”
‘그건 성심당이니까 그런 거죠.’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아라는 사회의 정의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은 아니었다.
“화원시에만 있는 음식점이요?”
“그래, 그런데 내가 생각해 봤을 때 그걸 새로 들어오는 테마파크와 연관시킨 게 있으면 조지 않을까?”
“그러면 콜라보를 하는 건가요?”
“그건 차차 생각해보자고. 그리고 또 하나 생각난 게”
이미 사장에게 보이지 않게 한숨을 쉬고 있었던 아라였다.
“네?”
“음식 대축제, 그런 걸 해보자고, 최고의 맛을 정하는 페스티벌? 드라마 연기대상, 가요대상, 이런 것처럼 음식대상 이런 걸 해보는 거야.”
“가능할까요?”
“해봤어? 언해봤으니까. 해봐야지?”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이미 많으니까.”
“차별성은 찾아야지 이 사람아.”
그렇게 아라는 필사적으로 거부했지만, 결국 새로운 프로젝트의 담당을 맡는 일을 막을 수는 없었다.
그렇게 일을 맡고서 자신의 자리로 들어왔다. 햇빛이 잘 비추는 넓은 사무실, 그나마 유일하게 이 회사에서 아라에게 마음의 안정을 주는 공간이었다.
‘자신만의’ 방을 갖는 다는 꿈은 이뤘다. 업계 최고도 이루었다. 그런데 여기서 안주하지 않는 건 어쩌면 축복이면서 힘든 일이었다.
“성부장님, 연실장님 저 좀 볼게요.”
“네, 이사님.”
사장실에 끌려갔다 온 이사. 이 회사에서 가장 바쁜 정 이사의 라인이었다. 덕분에 승진도, 월급 상승도 빨랐다.
이사실에 들어가서 창밖을 바라보는 아라를 두고 회의용 쇼파에 앉는 두 사람이었다.
“성부장님, 연실장님, 저 회사 그만둘까봐요.”
“아이고, 그러면 안 돼죠.”
아라를 보지 않고 얘기하고 잇는 두 사람이었다.
책상 위에 올려져 있는 과자를 까서 먹는 두 사람이었다.
지금까지 이런 경우가 여러 번 있었던 것처럼 능숙하게 앉아 있는 두 사람이었다.
“한강이 참 예쁘네. 이미 평생 쓸 돈은 벌어 놓은 거 같고. 그냥 퇴사하고 저기 앉아서 햇볕이나 받으며 쉴까.”
“이사님, 저 30분 후에 팀원들이랑 회의가 있어서.”
그러자 아라가 뒤를 돌아보며 얘기를 꺼낸 성부장을 째려보았다.
“지금 내가 중요해요, 팀원들이 중요해요?”
“회의에 들어오시는 거 아니었습니까?”
“아. 맞네. 버거 마케팅 쪽이죠? 아 그것도 해야 하는데 아아!”
우는 표정을 짓는 아라였다. 아라가 자리에 오길 기다리는 두 사람이었다. 아라는 곧 사장실에서 들은 얘기를 말했다.
세 사람이 동시에 머리를 쥐어뜯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한 프로젝트였다.
지금 아라가 뒤지고 있는 서류는 화원시에서 열릴 음식대상 참가 신청서였다. 슈퍼스타 프로젝트 프로그램도 아닌데 엄청난 사람들이 지원을 했다.
“음..”
사장님과 화원시에서 동시에 요구하는 조건은 비슷했지만 달랐다. 어디서든 볼 수 없는 화원시에서만 볼 수 있는 것에 대한 것이었다.
“화원시에서만 볼 수 있는 게 어디 있어. 없지.”
서류를 돌아보면서 자신들의 어이없는 요구를 해석한 사람들의 서류를 보며 한 숨의 길이가 더욱 길어지고 있었던 아라였다.
“솔직히, 맛을 서류로 어떻게 봐요.”
예쁜 음식 사진을 함께 보낸 사람들이 많았다. 이 중에 맛까지 있는 음식은 얼마나 될지 알 수 없었다.
첫번째 음식대상에서 화원시의 특유의 음식을 뽑기 위해 공모를 했는데, 생각보다 반응은 좋았지만, 최선을 다한 흔적은 많았지만 최고의 선택이라고 생각할만한 건 없었다.
“역시 서류만 봐서 모르겠지?”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맛을 어떻게 페이퍼로 평가하나,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맛에서만큼은 인간을 능가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었다.
“최고의 맛…”
이미 맛난 음식들은 많았다. 그런데 화원시를 대표할만한 맛은 무엇일까?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그리고 화원시의 맛을 음식대상에서 찾는 게 맞을까? 잘 모르겠다.
“뭔가 잘못되고 있어.”
섞으면 안 되는 두 가지를 섞고 잇단 생각이 들었다.
비빔밥을 만드는 것도 아닌데, 왜 섞으려고 하고 만 있지 하고 생각했다.
“역시 둘이 분리해야 되겠지?”
아라의 질문에 아무도 대답할 수 없었다. 사실 이들도 잘 모르고 있다고 할 수 있는 분야였다.
“둘이요..?”
“둘이.. 아닌가?”
화원시의 테마파크, 그리고 음식대상, 그렇게 화원시에서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아닌가 생각했다.
서류를 탁 하고 내려놓는 아라였다.
사원들의 눈에서 별빛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내가 담판 짓고 온다.”
패배가 거의 100% 확실했지만, 이렇게 라도 희망이 필요한 직원들이었다. 왜냐하면 지금의 사업 프로젝트는 출발부터 가 난항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방을 나서는 아라의 뒷모습을 보며 아라가 돌아올 때까지 잠시 쉬는 직원들이었다.
명목상 만약의 경우라도 프로젝트 방향성이 바뀌면 의미 없는 일이 되기도 하는 것이니까 그러나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자신에 대한 생각과 철학에는 절대로 변하지 않았다. 한 번도 실패란 걸 해본적이 없는 사장님이었다.
직원들이 바꾸자해서 바꾸자는 게 아니라, 스스로 생각해보고 바꿔야 하는 스타일이었다.
그걸 아는 아라는 사장실로 올라가는 척하고 바깥 바람을 쐬기 위해 다른 층의 휴게실로 향했다.
같은 층은 혹시라도 쉬러 나올 직원들과 마주칠 수도 있는 문제였다.
“하아.”
차를 한 잔 뽑아 들고 넓은 서울을 바라보았다. 어렸을 때는 이런 넓은 서울에 내 집 하나 있겠지 생각했던 아라였다.
지금은 능력 좋은 사장님. 그러나 까탈스런 사장을 만난 덕분에 남들이 우러러보는, 그런 곳에 집을 가진 아라였다.
지금도 회사에서 집이 있는 방향을 보았다.
예전에는 먹고 사려고 일을 했고, 지금은 더 잘 먹고 잘 살려고 일을 하는 아라였다.
“사장님은 도대체..”
일단 이렇게 서류로만 판단해서는 안 될 것 같았다. 그래서 직원을 불렀다. 프로젝트 자체가 바뀔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명색 히 아라가 이사다.
어떻게 할 것인지는 아라가 정할 수 있었다.
“성부장님. 나 지금 화원시 내려갈건데.”
“사장님이랑 그렇게 애기가 되신거예요?”
“아무튼 나 화원시 내려가니까. 서류는 계속 보고, 킾 해둘건 킾 해두세요.”
“아, 이사님. 그러면 화원시 가시면 여기 서류중에 화원시에서만 쭉 사시는 분이 있거든요?”
“아 그래요? 그래서 종목은 뭔데요?”
“종목이.. 비빔밥이네요.”
“비빔밥은 그런데 전주가 가져갔는데.”
“그렇죠. 그런데 비빔밥에, 덮밥에, 오믈렛에.”
“맨밥을 싫어하는 사람이네.”
“아무튼 이 사람이 있는데 이 사람 가게 보고 오셔도 좋지 않을까 싶어서.”
“그러면 성부장님도 같이 가시죠.”
“그럼 여기서 서류정리를.. 응원..”
“성부장님?”
“정말 저도 같이 가나요? 제 막내 딸이 내일 운동회라,, 내일 연차인데..”
“아 맞네. 알겠어요. 저 혼자 다녀올게요.”
그렇게 전화를 끊은 아라였다. 그런데 생각해보니까. 오늘 가자는 건데, 내일 연차가 무슨 상관이지?
“어라?”
지금 시간이 오후 3시. 갔다오면 저녁이 늦긴 했다.
“이것 봐라?”
내가 너무 잘 해줬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아라의 라인은 모두 일을 잘했다.
“일 잘해서 내가 참는다.”
그렇게 주차장으로 내려간 아라는 성부장의 말을 듣고 내려온 막내사원을 발견했다.
“무슨 일이예요?”
아라가 ‘성부장’ 설마 자기는 안가고 막내한테 짬 시킨거야?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을 때였다.
“아, 부장님이 이사님께 이거 전해드리라고?”
법인 차 키였다.
그때 이미 주차장에서 기다리고 있는 아라의 운전기사가 있었다.
“나한테? 굳이?”
그때 성부장한테서 전화가 왔다.
“이사님!”
“왜요. 지금 이 관용차 키는 뭐죠?”
“설마 이사님 차 타고 가실 거 아니죠?”
“당연히 제 차 타고 가야죠.”
“법인 타셔야죠.”
“제 차도 법인인데요?”
이사인 아라의 차와 부장이 전해준 차는 세단과 SUV라는 차이가 있었다.
“그 비싼 차 화원시로 가면 다 쳐다볼 거 아닙니까?”
“이거 얼마나 한다고 1억 조금 넘는 거 가지고.”
“그 동네 안 가 보셨죠?”
“네. 안 가봤죠.”
“이사님 차 타고 가시면 부동산 업자인줄 알 겁니다.”
“아니, 뭐 그래 그렇게 보면 뭐 어때 서요.”
“사장님 철학 잊지 않으셨죠?”
대우를 해주러 갈 때는 우리를 높이고, 대우를 받으러 갈 때는 우리를 낮추라는 사장의 엄명 아닌 엄명이 있었다.
지금 같은 경우는 자료 조사를 하러 가는 거니 대우를 받으러 가는 것도 해주러 가는 것도 아니었지만 굳이 둘 중 하나라면 대우를 해주러 가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
“음. 이런데까지..”
그러다 사장이 아라를 불러 “정이사, 그때 세단 타고 갔다며?”라고 하는 게 떠올랐다. 이 정도까지 뭐 싶다가도 그럴 사람 같은 느낌도 들었다.
성부장과 정이사 둘 다 사장의 얼굴을 오래 봐서 기침만 해도 무슨 뜻인지 이해하는 사람이었다.
“에이, 설마 그래도.”
설마가 사람 잡는 다는 건 아라와 성부장 정도가 아니더라도 오래 사회생활을 해본 사람이라면 다 알 수 있었다.
“아. 그래요. 성부장. 내 차 타고 싶어서 그런 거 아니죠?”
“타면 좋지만 그걸 노렸겠습니까!”
그렇게 자신의 세단과 SUV의 키를 바꾸는 아라였다. 관용차 키 두개를 자신이 가지고 있다 가는 갑자기 나가야 할 때 못 나갈 경우가 생길 수도 있었다.
아라가 맡은 프로젝트상 최소 하루에 한 번씩 그런 일이 생겼다. 아라가 직접 가지 않고 아래 직원들이 가는데, 차가 없으면 택시를 타고 가겠지만, 그건 또 그건 나름 대로 고충이었다.
“키 넘겼으니까 가지고 올라갈 거예요.”
“네 이사님, 모레 뵙겠습니다.”
그렇게 아라는 화원시로 향했다.
화원시에서 테마파크가 들어올 자리를 둘러보는데 테마파크 반대와 더불어 테마파크 환영이라는 현수막들이 엄청나게 붙어 있었다.
“이거 가지고 난리였나 보네.”
그리고 화원시의 먹거리와 시장을 둘러보는 아라였다.
“이런 음식들이 유명하구나.”
화원시에서 열리는 여러가지를 찾아보고, 화원시의 유명 거리들, 역사, 문화 등으로 조성된 여러가지를 둘러보는 아라였다.
“기사님, 고생하셨어요. 호텔에서 쉬시고 내일 아침에 봅시다. 야근 하느라 고생하셨습니다.”
그리고 기사를 퇴근시키고 직접 운전을 하는 아라였다.
화원의 밤은 어떨까 궁금했던 까닥이었는데 그때 쿵. 하는 소리가 들렸다.
차 문을 열고 나오는 아라였다.
“아..”
사고가 났다. 앞에는 배달을 하는 오토바이가 있었다. 다행히 사람이 타고 있지는 않았다. 뒷 바퀴를 살짝 부딪쳤는데 그게 모서리 부분에서 보이지 않아 부딪친거였다.
그때 배달음식을 전달하고 나오는 오토바이의 주인과 눈이 마주친 아라였다.
“…”
헬멧을 쓰고 있었지만 그의 표정이 읽히는 아라였다.
합의금을 주고 해결하려고 하는 아라였다.
“저기 오토바이 주인이시죠?”
“아라야!!”
아라가 놀랐다. 자신의 이름을 알고 있는 사람인가?
근데 그 남자는 오토바이에게 아라라고 부르면서 달려갔다.
“우리 아라!!!”
아라가 이게 뭔 상황이지 싶었다.
“아라..?”
자신의 첫사랑 아라의 이름을 따 아라라는 이름을 붙여준 오토바이의 주인이었다. 곧 헬멧을 벗으며 나리치는 그도 아라도 놀랐다.
“우리 아라 어떡하실거예요?!”
라고 하는데, 자신이 오토바이에 붙여진 이름의 ‘아라’의 진 주인공이 눈 앞에 있었다.
“어..?”
아라도 그의 얼굴을 보니까, 기억이 샤랼라해지면서 무언가 떠올랐다.
오랜만의 재회였다.
앞으로 화원시에서 테마파크 전용 프랜차이즈, 화원시 전용 및 대표 음식점, 음식시상식(음식대상)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하는 아라였다.
아직 제대로 시작도 안 했지만 벌써 지긋지긋한 그런 화원에는 오래전의 인연까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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