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상상하여 만들어 보는 캐릭터

한강 작가를 떠올리며 상상하여 만들어 보는 캐릭터

by 라한(羅瀚) 2024. 10. 13.
728x90
반응형

한강 작가를 떠올리며 상상하여 만들어 보는 캐릭터

 


한강 작가를 떠올리며 상상하여 만들어 보는 캐릭터

 

이름: 강한나

제목: 노벨문학상

 

“나는 한국인 최초의 노벨문학상을 받을 거야.”

 

꿈은 크게 가지라는 말이 있다.

그래야 부서질 때도 조각이 크니까. 하지만 규진의 말에 동의하는 사람은 없었다. 한나만 빼고.

 

“노벨문학상? 그럼 작가가 되겠다는 거네?”

 

학교에서 꿈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이었고, 자신의 꿈을 비웃지 않는 한나를 보며 규진의 얼굴이 붉어졌다.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응, 나는 대작가가 될 거야.”

“대작가?”

 

규진은 왜인지 한나에게 '대작가'라는 단어를 설명해줘야 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때 다른 친구가 한나에게 말했다.

 

“한나야, 너 전학생이라 잘 모를 텐데, 규진이 꿈은 일주일에 한 번씩 바뀌어.”

“일주일마다?”

 

한나는 신기했다. 태어나서 한 번도 '꿈'이라는 걸 가져본 적이 없었으니까. 그런데 규진은 벌써 여러 가지 꿈을 가졌다고 했다.

 

“대단하다.”

 

모두가 한나를 쳐다보았다. 규진의 여러 꿈을 대단하다고 말한 것은 한나가 처음이었다. 그들은 마치 암스트롱이 지구를 떠나 달에 첫 발을 내디뎠을 때 이를 지켜보던 사람들처럼 한나를 바라보았다.

 

'인류의 도약과 같은, 규진의 공감을 얻은 순간'이었다.

 

“역시, 너 뭔가 아는구나?!”

 

규진이 엄지를 치켜들며 한나를 가리켰다. 한나는 가만히 웃으며 규진에게 엄지를 들어 보였다.

 

다른 친구들이 자신의 꿈을 말했다. 많이 들어봤던 꿈들이었다. 대통령부터, 유튜버, 경찰, 검사, 공무원, 선생님, 여러가지 꿈들이 나열되고 있었다.

 

그런 꿈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진심으로 박수를 쳐주는 한나였다. 규진은 처음에 자신을 지지하는 한나를 보면서 혹시나 나를? 이라고 생각했지만, 모든 아이들에게 공평하게 감동하는 한나를 보며 그런 생각을 접게 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한나의 차례가 왔다. 그런데 한나의 꿈은 다른 이 들로부터 입을 틀어막게 했다. 

 

“나는, 그러니까 내 꿈은, 나는 꿈을 가지는 게 꿈이야.”

 

꿈이란 뭘까? 그게 있으면 더 행복해지나? 정말로 꿈을 모르는 한나였다. 그래서 친구들의 꿈을 통해서 꿈이란 무엇일까 느껴보는 한나였던 것이었다.

 

“너 정말 꿈을 몰라?”

 

자신의 꿈을 응원해주던 한나. 친구들은 그런 한나에게 꿈을 찾아주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름하여 ‘꿈의 시작’이었다. 

 

이 소식은 곧 선생님에게도 전해지고 여러 다른 반에게도 전해졌다. 다들 자신의 꿈을 콘테스트라도 하는 듯 자신의 꿈을 추천하면서 자랑했다. 

 

“우와, 세상엔 정말 많은 꿈이 있구나. 그러면 꿈은 내가 되어야 하는 무엇인 거야?”

“꼭 그런 건 아닌데.”

 

대부분 직업을 꿈으로 말했기 때문에 꿈은 직업에 대한 것인지 묻는 한나였다. 그때 가족들이랑 행복해지기를 꿈으로 말한 친구가 앞으로 나왔다. 

 

“가족이 직업은 아니잖아.”

“가족이 직업은 아니구나.”

 

끄덕이며 경청하며 듣는 한나를 보며, 아이들은 조금씩 한나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어쩐지 처음부터 꿈이 없을 수가 있나?

 

자신과 다른 모습을 처음엔 신기해했지만, 나중엔 불편해하는 아이들이었다. 

 

맛있는 걸 배부르게 먹는 게 자신의 꿈이라고 말하던 친구는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떡볶이 집으로 한나를 데려갔다. 

 

한나는 매운 떡볶이를 한 입 먹고 떡볶이 보다 많은 물을 마셨다. 

 

“어때? 맛있지? 삶의 이유이지 않아?”

“응. 맛있는데. 맵다. 많이는 못 먹겠다.”

“원래 꿈이 그래.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못하거든, 꿈 하나 보다 꿈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게 더 많아.”

 

친구도 한나만큼이나 많은 물을 마셨다. 떡볶이를 먹으로 온 건지 물을 마시러 온 건지 헷갈리는 정도였다. 그러나 한나와 친구 사이에 깨 발랄한 웃음소리는 식사를 하는 내내 끝날 기미가 없어 보였다. 

 

“그래도 역시 떡볶이를 먹는 게 내 꿈은 아니야.”

“왜! 어떤 사람은 죽기 직전에 먹고 싶은 게 바로 떡볶이였다고!”

“그래, 생각 날 수는 있겠지. 못 먹어 본 음식보다 좋아하는 음식이 생각날 거 같긴 해. 그런데 떡볶이 보다 더 맛있었던 음식을 먹어봤으면 그게 생각나지 않을까? 그렇다고 떡볶이가 맛이 없다는 건 아니긴 해.”

 

뾰로통해 져서 양 볼에 바람을 불어넣고 있는 친구에게 포크로 떡을 질러 입으로 넣어주는 한나였다. 그러자 부풀어진 양 볼이 풍선이 터지듯 사라졌다. 

 

“흥이야. 이 맛있는 떡볶이인데!”

“맞아. 맛있어!”

 

다른 친구는 한나에게 달리기를 알려주었다.

 

“인생은 달리기와 같아, 마라톤처럼 오래 달리기도 있고, 단거리처럼 한 순간에 힘을 내야만 할 때도 있지. 그런데 중요한 건 계속 달려야 꾸준히 달릴 수 있어!”

 

한나는 헉헉대며 친구를 바라보았다. 온 몸에서 흐른 땀은 특히 머리맡에서 엄청나게 흘러 됐다. 마치 폭포수가 한나의 머리위로 자리를 튼 것만 같았다. 

 

얼마나 땀이 흐르면 비가 올 때처럼 시야가 흐려졌다. 

 

“헉헉. 달리는 건, 엄청 힘들다.”

 

한나는 계속 달리면 이 심장이 끊어지고 찔리는 고통이 끝난다는 친구의 말이 궁금했다. 그래서 계속 달려봤는데 숨이 멎을 것 같은 고통만 느껴질 뿐이었다. 

 

달리기는 누구에게나 열린 행복이라고 말하는 친구였지만, 하나는 그 누구 나에 자신은 포함되지 않는 건가 싶었다. 

 

“힘들지? 그건 아직 네가 많이 안 달려봐서 그래. 이제 꾸준히 잘 달리면. 나처럼 이렇게! 체력도 좋아지고. 더 오래! 더 빨리 달릴 수 있게 돼!”

 

더 오래, 더 빨리, 더 멀리 달리는 게 행복해지는 방법인가? 그래서 꿈이 되는 걸까? 운동선수가 아니라면 굳이 그렇게 까지 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한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처음 듣기 전에는 달리면 모든 게 해결된다고 하여, 그래서 계속 달리는 삶을 꿈꾼다는 친구가 멋 졌지만, 아니 여전히 멋지지만 자신의 꿈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득 꿈까진 아니지만 ‘고통’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 생긴 한나였다. 

 

체력이 없어서 친구에게 웃어줄 힘도 없었다. 집으로 돌아갈 힘까지 쓴 것 같아서 어떻게 집에 가지 하는 걱정이 생겼다. 

 

결국 더 뛰지 못하고 바닥에 쓰러졌다. 

 

“한나야!”

 

그때 친구가 놀라 달려왔다. 언제부터였는지 옆에 있었는지 모르는 규진도 함께였다. 한나의 얼굴에 하늘같이 큰 규진의 얼굴이 보였다. 

 

문득 규진이 존경스러웠다. 이렇게 매번 힘든 일을 겪으면서 꿈을 바꿨던 걸까? 

 

‘대단하다. 규진이 너’

 

꿈은 강한 사람만 가질 수 있구나, 다들 강한 사람들이라서 꿈을 가질 수 있었구나 생각하는 한나였다. 

 

정신을 차려보니 한나는 규진의 등에 업혀 있었다. 놀란 한나가 움직이자 규진도 놀라 넘어졌다. 

 

심장이 아파서 이제 더 이상 숨을 못 쉴 줄 알았는데 막상 기절이후에 괜찮아졌다. 

 

“뭐야, 어떻게 된 거야?”

“기억 안나”

 

병원, 119 구급대를 부르려고 했던 친구들 사이에 한나가 아니야, 쉬면 괜찮아져. 하다가 잠에 들었다고 했다. 그러다 잠꼬대로 집에 가고 싶다 라고 했다. 

 

그래서 119를 불러야 하나, 이대로 한나가 깨어나길 기다려야 하나 친구들끼리 이야기를 하다가 한나를 집으로 데려다 주기로 했다. 

 

달렸던 친구는 자신도 지친 상태라 규진이 결국 한나를 업어서 집으로 데려다 주기로 했다. 

 

“그런데 너 우리집 알아?”

“아니. 이쪽으로 가던 거 보여서, 그냥 이쪽으로 왔는데.”

 

한나의 집은 규진이 지나쳤을 어느 길목에서 왼쪽으로 꺾어야 했다. 이쪽으로 가더라도 길이란 게 신기한 것이라 다 연결되어 있을테지만 아직 한나도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길이었다. 

 

정신은 차렸지만 규진의 등에 계속 매달려 있는 한나였다. 규진도 애써 한나보고 내려오라고 말이 없었다. 한나는 가만히 고개를 돌려 볼을 규진의 목뒤의 어깨로 가져다 되었다. 

 

문득 서로의 맨 살이 부딪치고 있었다. 두 사람은 말없이 없었다. 규진이 더 걸어가다가 물었다.

 

“그래서 어느 쪽으로 가야 하는데?”

“어느 쪽이든 그냥 가면 되지.”

 

한나는 그런 날을 떠올리면서 규진을 떠올렸다. 

 

너는 그렇게 살아서, 꾸준히 글을 썼다면 정말로 마지막으로 말한 노벨 문학상을 타게 됐을까? 

 

다음날 너는 나에게 자기가 쓴 첫번쨰 소설이라고 말하면서 ‘소나기’를 거의 뻿겨오다시피했지, 영화 ‘클래식’처럼 나와 편지를 주고받고 싶어했지. 

 

한나는 이제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니게 된 규진을 떠올렸다. 규진이 계속 글을 썼다면 노벨문학상은 ‘한강’작가가 아니라 규진이가 되었을까? 

 

규진을 포함해 한나에게 꿈을 찾아주는 프로젝트를 실천한 친구들은 한나의 말에 실망했다. 

 

“나는 이 대로가 좋아.”

 

그 이후 프로젝트는 끝났고 사라들은 일상으로 돌아갔다. 굳이 무언가를 억지로 배우고 싶지 않았던 한나였다. 

 

한나의 프로젝트는 실패로 끝났지만 친구들은 다른 놀라움을 경험했다. 규진의 꿈이 변하지 않은 것이었다. 무려 한달이나 지난 시간대였는데도 말이었다. 

 

“한나한테 꿈을 가르쳐 주려다 안 바뀐 것 아니야?”

 

많은 친구들이 여러 추측을 했다. 한나도 그동안 꿈을 꾸준히 바꿔왔던 규진이 최근 한달 동안에는 꿈을 유지했던 걸까? 그전과는 무엇이 달랐는지 궁금했지만 묻지는 않았다. 

 

그저 규진이의 꿈을 응원할 밖이었다. 

 

그런 한나의 응원을 받고 규진은 자신이 쓴 글을 한나에게 보여줬다. 

 

“글..”

 

한나는 그런 규진의 글을 읽어보고 자신의 진심어린 반응을 그대로 전했다. 재미가 있을 때는 재미가 있다고, 재미가 없을 때는 재미가 없다고, 그런데 단순히 재밌다. 재미없다가 아니라 이런 부분 때문에 재미가 없었고, 이런 점들이 재밌었다는 말을 함께 전해줬다. 

 

그렇게 규진은 한나의 응원을 받으면서 노벨문학상을 위해서 계속 글을 썼다. 

 

한나는 그런 규진의 모습으로 인해, ‘노벨문학상’이 궁금해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들을 찾아봤다. 

 

고운이라는 작가가 고국인 한국에서 가장 노벨문학상에 가까웠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리고 이미 노벨문학상을 탔을 거 같은 ‘무라카마 하루키’는 아쉽게도 아직까지 노벨문학상을 받은 적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한국은 한국어의 번역체가 영어는 단순하고 한국어는 다양한 언어를 표현하고 있어서 번역의 과정의 표현 저하로 인해 노벨문학상을 타기 어렵다는 의견을 보았다.

 

“쉽지 않겠네.”

 

그래도 꾸준히 규진을 응원하는 한나였다. 그러나 고등학교를 졸업하게 되고, 대학생이 되고 사회에 융합되기 시작하면서 규진과의 소통은 자연스럽게 멀어져갔다. 

 

어느 날부터 읽지 못한 규진의 이야기들이 많아졌다. 

 

그런 규진의 마지막 소식이 끊어져 있었다. 답장을 했지만 답장이 없었다. 언제나 드디어 봤어? 라고 밀렸던 글에 대한 답장이 오면, 집 안에 혼자 있던 강아지처럼 없던 꼬리를 흔들며 나타나던 규진이었는데. 

 

그렇게 규진이의 부고 소식이 들렸다. 

 

한나는 무거운 마음으로 규진이의 장례식장에 둘렀다. 

 

‘너는, 왜 이렇게’

 

그날로부터 어느새 10년이 흘렀다. 

규진의 글은 더 이상 한나에게 오지 않았다.

 

어느 날 문득 길거리에서 자신의 꿈을 부모로 보이는 엄마와 아빠에게 말하고 있는 허벅지 정도만 한 크기의 아이가 자신의 양 팔을 하늘로 올리며 설명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한 한나였다. 

 

각자의 꿈을 말하던 그 친구들은 지금쯤 그 꿈에 얼마나 가까워졌을까? 

 

2024년, 노벨문학상으로 한강 작가가 수상한다는 속보가 여러 화면에 비췄다. 

 

“나는 노벨문학상을 받는 최초의 한국인이 될꺼야”

 

잊으려 했던 잊은 적 없었던 규진이 떠올랐다. 

한강의 유명한 작품인 ‘소년이 온다’라는 책을 사서 규진이를 만나러 간 한나였다. 

 

“너는, 아직도 쓰고 있을까?”

-너가 나를 보러 왔다. 

 

그곳에서 쓰고 있지 않을까? 내가 아는 너의 마지막 꿈이니까. 

-너에게 꿈이 생긴 것 같다. 나를 보는 일. 

 

책을 올려놓고, 조용히 발걸음을 옮기는 한나였다. 

어쩐지, 이상한 게 이 안에 피어난 거 같다. 

 

부른 적 없었는데. 

 

728x90
300x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