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석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김지석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이름: 안지현
제목: 방아쇠
“전쟁을 하자는 겁니까?”
회의실 안은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남한 대통령과 북한 위원장의 대화에 모든 시선이 쏠려 있었다. 안지현은 대통령의 과격한 발언에 얼굴이 굳어졌다. 순간, 북한 위원장의 표정이 일그러지며 그의 분노가 표출되었다.
“뭐? 못할 줄 아나? 6·25 때도 남침해온 건 너희였잖아.”
대통령은 이미 선을 넘어버렸다. 더는 협상할 의지도, 북한의 요구를 들어줄 인내도 남아 있지 않았다. 상황을 뒤집을 수 있는 여지가 서서히 사라지는 걸 느끼며, 지현의 손은 본능적으로 주먹을 꽉 쥐었다.
탁!
책상을 내리치는 소리가 회의실을 가로질렀다. 북한 위원장이 분노에 찬 눈빛으로 외쳤다.
“이봐, 말 함부로 하지 마라!”
지현은 머리를 한 번 쓸어넘기며 숨을 삼켰다. 협상 테이블 위로 오간 욕설들은 이미 이 회담을 엎어버린 것이나 다름없었다.
‘대통령님, 이러면 안 됩니다…’
이 협상 자리는 그렇게 가볍게 날려버릴 수 있는 기회가 아니었다.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까지 모르게 긴밀하게 공조하며 마련한 이 자리였다. 그러나 이제, 그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될 판이었다.
비밀 정삼회담을 위해서 갖은 노력을 다했던 지현은 한숨만 쉴 수밖에 없었다. 이제 이 일을 어떻게 해야 하지?
“말 다했습니까? 그래. 해보죠. 이 시간부터 우리 인민들은 남쪽을 통일의 대상으로 보지 않습니다. 오로지 무너뜨려야 할 적국일 뿐입니다.”
“언제부터 우리를 통일의 대상으로 봤습니다. 그 화전인민전술에 한 두번 놀아났습니까? 허참.”
두 정상이 책상을 박차고 일어섰다. 지현은 대통령과 회담 전에 했던 얘기를 떠올렸다.
“대통령님,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법”
“알아 알아. 미안해, 고마워, 사랑해. 이 세글 자들이 사람을 움직인다. 겁박이 아니라 힘이 아니라 진심을 전해야 사람이 움직인다 이 말 하려는 거지 안 비서?”
“그럼 오늘 있을회의에서”
“북 위원장의 마음을 움직여 라는 말 알겠다고, 그만 잔소리 좀 해. 그런데 말이야. 우리가 미안할 일 있나? 고마워할 일이 있었나? 사랑은 무슨 시발. 저 새끼들 때문에 손해가 얼만 데”
“대통령님.”
“안다고 알아!”
대통령은 원래는 통일을 위해서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외부에서는 북한에 대한 로맨티스트라고 까이기도 하는 사람이었다.
어떤 인물들은 대통령님이 대통령에 당선됐을 때 우리나라가 빨갱이 간첩의 손에 넘어갔다고 망했다고 하는 사람들까지 있을 정도였다.
지현이 생각했을 때 모두 개소리다. 대통령은 통일 이후에 우리나라에 찾아올 부국강병을 위해서 통일을 전면으로 내세우는 거지 통일 자체가 목표이자 목적은 아니었다.
누구보다 우리나라를 더 강하고 융대하고 잘 살게 하는 게 대통령의 목적이었다.
그런 그가 회담을 박차고 나왔다. 그리고 옆에 있던 국방비서에서 말을 하더니 전화를 걸었따.
각 비서들은 장관들과 실시간으로 북한과의 협상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제스처에 대해서 즉각 논의 중이었다.
장관들은 전화를 받고나서 야 북한과 남한의 정상들이 만나고 있단 사실을 알았다.
“국방부 장관!”
-네 대통령님!
“지금 당장 전군에 전면전 준비하라고하세요.”
-네? 대통령님 잘 못들었습니다.
“그럼 이만.”
대통령은 곧 전화를 끊고 미국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었다.
“대통령님, 나 대한민국 대통령 문윤성입니다. 이전에 말씀하신 내용의 약속 지켜주시죠?”
‘무슨 약속을 한거지?’ 대통령을 따라가고 있는 지현은 그 내용을 추측할 수밖에 없었다.
“대통령님..”
도대체 무엇을 하려고 하는 거지? 이대로 정말 전쟁이라도 나는 것인가? 그러면 이 회담은 안 했던 것보다 못한 결과를 낳게 되는 것이었다.
그때 다른 비서가 지현에게 다가왔다.
“이게 지금 무슨 상황이야.”
“정비서. 이대로 지금 대통령님이 청와대레 들어가면, 말 그대로 전쟁인 상황 인거지?”
“그렇게 보이는데?”
“전쟁이라면 막아야 하찮아.”
지현은 뒤를 돌아보고 북한을 바라봤다. 북한에서도 평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서울과 평양은 실제로 한시간도 걸리지 않는 거리였다.
그때 안보실장이 안비서에게 다가왔다.
“안비서님, 이거 보셨습니까?”
그가 내민 자료에는 대한민국 영해에 3대의 함선. 미국이 운영하는 항공모함함대가 3함대나 들어온 것이었다.
북한에서 대통령에게 지금 우리 협박하려고 하는 겁니까? 말하는 부분이 이런 것이었다. 북한은 이미 알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뭐야, 설마 아까 미국 대통령과 한 약속이?”
지현은 곧장 대통령 옆으로 다가왔다. 그러자 대통령이 안실장이 다가온 것을 눈치채고 옆을 바라봤다.
“안 비서. 이제부터 잘해야 돼.”
“뭘 말입니까? 대통령님, 미국의 함대가 현재 대한민국의 영해안으로 들어왔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셨습니까?”
“알지 내가 요청했으니까.”
“대통령님!”
“저 놈 새끼들. 이 참에 싹 쓸어버려야겠어.”
일단 조속히 귀국해야했다. 양쪽의 영토에서 만나지 않은 것만해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에 지금이 북한의 영토였다면 남한의 사람들이 모두 죽었을 상황이었고, 반대로 남한의 영토라도 대통령의 이런 자세라면 저들을 그대로 살려서 보내줄 것 같아 보이지 않았다.
지현은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 그대로 대통령을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이 비밀작전을 위해 북한의 실무진과 접촉하며 보냈던 시간들이 필름처럼 지나갔다. 죽는 것도 아닌데 이런 필름이 지나가는 걸 이상하게 여긴 지현이었다.
“마치 죽음의 순간 갔네.”
지현이 죽지는 않았지만, 두 나라의 평화가 오늘 죽은 것과 같았다.
지현은 대통령의 뒷모습을 보며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했다. 한국에 귀환하기 위해서 전용기에 탔을 때, 그동안 애써 숨겨왔단 남북한의 정상회담이 세계의 화두로 떠올랐다.
미국은 한국의 이런 단독행동을 지탄했다. 그러면 통화를 했던 건 무슨 경우일까? 대통령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 궁금했다.
그때 정부 각료들을 모두 모아서 대통령이 말을 했다. 직접 참가하지 못하는 인물들은 화상화면으로 함께했다. 그곳에는 국회의장도 있었다.
“총리님, 의장님, 나 대한민국 대통령 문윤성은, 귀국하는 동시에 조선인민 공화국에 선전포고를 하려는 바입니다. 그리 아세요.”
“대통령님 그건 안됩니다.”
국회의장이 바로 반대하려고 했으나, 곧 전국 계염렁이 선언되었다. 그리고 국회의원들을 잡아가기 시작했다.
“대통령님. 이건 말도 안 되는 처사입니다.”
얼마전 미국 대통령 암살 사건의 배후가 밝혀졌다고 하는데, 그 배후에는 러시아, 중국, 북한이 관련되어 있다고 했다.
“…”
지현은 이런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다. 자신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일들이 바람처럼 불어닥쳤다.
그리고 모든 걸 날려버리고 있었다. 기존의 상식이 무너지고 알 수 없는 것들로 채워지고 있었다.
“불만 있는 각료들은 사표 써. 그리고 바로 내리자마자 수감되더라도. 나는 뜻이 확고하네.”
엄연히 대한민국은 3권분립의 나라였지만, 계엄령이 선포된 이상 대통령이 절대왕정 못지 않은 권력을 가지게 됐다.
이미 귀국하기전부터 이렇게 되 버린 이상 더 이상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대통령이 죽지 않는 한 이 사태를 막을 수 있는 대안이 떠오르지 않는 지현이었다.
그때 지현은 눈치를 살피고 있는 다른 각료들을 만났다. 그리고 자신이 가장 신뢰하는 선배를 봤다. 그 덕분에 대통령도 신뢰하는 지현이었다.
“선배님..”
그는 대통령의 오른팔로 알려진 황 비서실장이었다.
“지현아, 나도 이 상황에서 지금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
“대통령을 막아야죠.”
더 이상 대통령에게 님자를 붙이는 것도 사치라고 여기는 지현이었다.
“지현아. 어떻게 막아.”
그때 첩보가 들어왔다.
북한 위원장이 탄 것으로 추측되는 전용기가 하늘에서 폭파됐다는 소식이었다.
“정말입니까?”
“그런 것 같습니다.”
모두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좋은 느낌은 아니었다. 설마 대통령의 작전이었을까? 그리고 지현에게 이 임무를 맡겼던 것도 북한의 위원장을 밖으로 끌어 내오기 위한 일부분이었을까.
지현은 대통령의 통일을 위한 마음이 쇼가 아닌 진심이라고 생각했다. 다소 과격한 면이 있었지만 그 마음만은 거짓이 아닐 거라고 생각했었다.
“대통령을 막아야합니다.”
“어떻게 막아! 이 상황에서 어떻게.”
“죽여야죠.”
놀란 표정의 황실장이었다. 그리고 밀실을 걸어나오는 지현을 놀란 표정으로 바라만 봤다.
“안 비서. 북한 놈 뒤졌다는 구만?”
자신의 시야에 띄는 안비서를 보고하는 대통령의 말이었다.
지현은 이 사람이 대통령이 맞나, 자신이 믿고 신뢰했던 그 사람이 맞나 의심스러워졌다.
“대통령님..”
“뒤질 놈이 뒤진거지. 지들이 하는 작전, 우리는 못할 줄 알았나.”
대통령의 말로 이 건 의도된 거였다는 게 확실했다. 지현은 그동안 자신이 뭘 했나, 이 나라를 망국의 지름길로 이끌었나 하는 자책감이 들었다.
전쟁이 나면 ‘대통령’같은 사람은 살겠지, 그러나 평범한 보통의 사람들은 엄청난 피해를 입을 것이었다.
수만에서 수백만, 어쩌면 수천만명의 사람들이 죽을 수도 있었다. 대한민국과 북한의 문제가 아니라, 어쩌면 세계 3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지는 대전쟁이 될 수도 있었다.
그런 일을 어떻게 이렇게 처리할 수가 있는지 모르겠는 대통령이었다.
그때 북한에서 핵미사일을 쏘았다는 연락이 왔다.
모든 것이 정말 악몽으로 향하고 있었다.
“미친 것들.”
대통령이 그 소식을 듣고 북한을 비난하는데, 지현은 그 비난을 대통령에게 향했다.
핵은 다행히도 11발의 핵 중에 3발이 북한의 지역에서 폭파됐다고 했다. 다른 3발은 부한 상공에서, 그리고 나머지 5발은 아직 그대로 있다고 전해졌다.
“북한에 핵미사일이 11개 있는 게 맞습니까?”
지현은 혹시 모를 국민의 위협부터 제거하기 위해 파악해야 했다.
북한의 지도자가 죽었다면 북한은 지금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 것인가?
그때 대통령이 나서서 말했다.
“안 비서, 꼭 자네가 대통령 같구만.”
“네 맞습니다. 제가 대통령이 되는 게 나을 뻔했습니다.”
안 비서는 조금 전 챙긴 총을 꺼내 대통령을 겨누었다. 대통령이 허허 웃으면서 자리에 앉았다.
“쏘려고?”
다른 경호원들이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 보현에게 총구를 겨누었다.
“여기서 죽고 싶은 가 보구만.”
“당신은 여기서 죽어야 합니다.”
총을 쏘려고 방아쇠를 당기는 지현이었다. ‘펑’ 소리가 들렸다. 지현이 든 총은 공포탄이었다. 곧 지현은 경호원들에게 체포됐다.
“안 비서. 지금 상황이 어떤데인데. 상급자에 대한 반역으로 즉결 처형을 내리겠네.”
대통령이 경호원에게 총을 뺐어 지현에게 겨누었다.
“이런 씨.”
그때 지현에게 총을 겨누던 대통령이 TV를 통해 북한 위원장이 살아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덕분에 지현의 수명은 연장됐다.
그때 지현은 경호원을 제압하고 다시 한번 총을 손에 넣었다. 이번에는 경호원이 갖고 있는 총이었다.
“지금 지켜야 하는 건 대통령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안전입니다!”
지현의 고요한 외침에 긴장한 모두가 지현과 대통령을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이미 당겨진 방아쇠를 막을 수 있는 이는, 어느 누구도 없었다.
“뭐해?”
대통령의 말로 자신의 상상에서 빠져나오는 지현이었다.
꿈이 아닌 현실에서 이 상황을 타개할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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