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빈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김우빈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이름: 정우현
제목: 신의 삶을 빌려
“하고싶은 일이 많았는데, 해야 하는 일만 많아졌네요”
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과제들이 있었다.
우현은 등받이를 최대한으로 기댔다.
보조석에 옆에 있던 신한이 기지개를 펴며 몸을 파르르 떨었다.
“어쩌겠냐. 어쩔 수 없지”
신한과 우현은 도망치고 있는 ‘귀혁’을 잡기 위해 잠복중이었다.
그러나 이들이 형사는 아니었다.
종교동맹, 우현과 신한은 모시는 신은 달랐지만 적의 적의 사이도 아니었지만 같은 적을 쫓고 있었다.
적들이 서로 힘을 합치니, 그 적을 상대하는 자들도 힘을 합쳐 ‘종교동맹’을 이루었다.
신한은 정통적으로 ‘악’을 쫓는 의식을 정식으로 배운 비밀 사제였다.
반명 우현은 우연이 신의 힘을 얻어 ‘적’을 멸살하는 대리자였다.
신한이 악을 쫓는 건 자신의 신념과 맞닿은 운명이었으나 우현은 그저 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적을 처단해야 했다.
우현은 ‘악’에 의해 삶을 잃어버린 피해자였지만 이를 불쌍히 여긴 신이 우현과 거래를 했고, 우현은 거래에 응하게 되면서 신의 대리자가 되어 사냥을 하면서 생을 연장할 수 있었다.
우현은 자신의 가족을 몰살시킨 그 범인을 찾고 싶어한다. 그가 기억하는 기억들이 희미해서 제대로 찾아내지 못하고 있는 게 한스러울 뿐이었다.
“살다 보면, 하고 싶은 일들도 하게 될 순간이, 하고 있게 될 순간들이 올 거다”
“사제님은 오래 사셔서 그런 경험들이 많은 가 보네요”
“나는 지금도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는 건데”
이들이 기다리는 귀혁은 ‘홍용교’의 사제였다.
홍영교는 최후의 붉은 용이라는 신화를 믿으며 이를 부활시키려는 세력이었다.
“왜 저들은 파멸을 원하는 걸까요”
그리고 왜 자신은 파멸을 막으려 하는 걸까.
하긴. 한 번 끝난 생에서 살려줘. 라고 분명히 외쳤던 것 같다.
그런데 그게 자신만 살려달라는 게 아니었는데, 가족들 모두를 살려달라는 이야기였는데.
“갖지 못했으니까. 주인공이면 좋겠는데, 주인공이 아니라서 그러지들”
“사제님은 항상 말씀하셨잖아요. 제 인생의 주인공은 나라고. 그리고 다른 사람들한테도”
“저들한텐 들리지 않는 가 봅니다.”
어느새 밤이 지나고, 밝아진 세상이 왔다.
해가 중천에 떴어도 건물에서 나올 기미가 없어 보이는 귀혁이었다.
“저 안에서 뭔가를 하는 게 아닐까요?”
“그런가..”
하지만 뭔가를 한 다기엔 그렇게 큰 건물은 아니었다.
보통은 나쁜놈들이 무언가를 할 때 창고를 빌려서 넓고 큰 장소에서 무언가를 하는데, 여기는 일반인들도 누구나 들어갈 수 있는 어느 2층짜리 상가일 뿐이었으니까.
“그럼 슬슬 움직여 볼까요”
신한이 먼저 차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우현은 한숨을 푹 쉬며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그들이 들어가려는 낡은 건물,
아직도 대한민국에 이런 건물이 있구나 생각할 정도로 낡았다.
이런 건물은 이제 폐가가 아닌 이상 없을 것 같은데
범죄의 굴로 들어가는 느낌을 받는다.
건물 출입구로 들어가자 양쪽으로 긴 복도가 늘어선다
마치 군대의 생활관 구조의 건물을 가진 모습이었다.
“양쪽으로 나뉘어야 겠네요”
“음..”
우현은 굳이 한 명씩 가야 하나?
그냥 둘이 같이 움직이면 안 되는 건가 하는 생각을 했지만, 꼭 그래야 하는 건 아니니 신한이 내민 제안에 따르기로 한다.
신한과 멀어지고 건물을 보는데 불이 켜진 곳이 얼마 없었다.
젊은 사람의 모습은 거의 없었고 대부분 60대 이상의 어르신들이 작은 가게를 운영 중이었다.
“귀현..”
우현은 귀현의 사진을 보기 위해 스마트폰을 주머니에서 꺼낸다.
이 낡아빠진 건물과 정말로 맞지 않는 최신식의 전자기기였다.
그때 톡이 울린다.
신한도 우현도 함께 있는 종교동맹의 단톡방이었다.
여기에는 50여명이 인원이 있는데, 보통 종교별로 최소 한 명, 그리고 활동하는 인물들이 있었다.
아직 종교의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우현은 이 단톡방을 볼 때마다 신비하면서도 신기했다.
맹실히 자신의 신들을 믿는 자들. 그러면서 다른 신을 배척하지 않는 자들이었다.
적들이 힘을 합치니 우리도 힘을 합쳐야 한다며 뭉친 종교 동맹.
그곳에 아무 종교도 믿지 않는 우현이 있었다.
우현이 대리하고 있는 ‘신’을 믿는 자도 아무도 없었다.
자신이 힘을 빌려 쓰고는 있지만, 그 신을 믿는 건 아니니까.
어쩌면 우현은 자신에게 힘을 주는 신이 가장 쓸쓸한 신이 아닐까 생각했다.
“그러게 왜 나를 선택 했어”
그 신의 선택이 없었으면 죽었을 텐데.
잊어버리지 않았지만 거의 칼든 시체처럼 일하고 있는 자신이 있었다.
2층으로 오르는 계단이 있었는데, 끊겼다. 누군가 인위적으로 해놓기엔 부서진 모양이 엄청난 힘이 들어갔다. 보통의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었다.
설마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신한 쪽은 안전할까?
반대편을 바라본다. 계단이 이 쪽에만 있을까, 저쪽 끝에도 있는 걸까?
아무래도 양쪽 끝에 계단이 있는 게 합리적으로 추론할 수 잇는 결과였다.
그때 위에서 쿵 하는 소리가 미세하게 들린 것 같다.
방음 장치가 되어 있을 리는 없는데 무슨 일이 나면 큰소리가 들렸을 텐데 작은 소리가 난 건 신한과 귀현과 상관 없을 확률이 높았다.
하지만 이 세계로 발을 들이킨 이후에 상식이란 건 이미 무용지물이 된 지 오래었다.
“별일이 없겠지. 그래야 될 텐데”
우현은 부서진 계단의 가장 끝자리로 이동했다.
그리고 곧장 위를 보며 부서진 계단위로 점프해 손을 걸었다.
두 손목과 팔만을 사용해서 자신의 육체를 그대로 끌어 올리는 우현이었다.
“으으아아악!”
신의 힘을 사용하면 금방 올라갈 수 있겠지만 그러고 싶지 않았다.
사실상 신에게 자신의 신체권한에 대한 일부를 넘겨주는 것 같아서
자기 몸 안에 다른 존재가 있는 느낌이 별루였던 우현이었다.
그래서 최대한 신의 힘을 사용하지 않는 우현이었다.
위로 오르자 스산한 분위기가 감지됐다.
“아, 이러면 안 되는데”
분위기 부터가 달라지고 코끝으로 전해지는 향 부터가 음산했다.
그렇게 오래 동안 밖으로 나오지 않는 이유가 밝혀지는 것 같았다.
이 작은 건물 안에서는 뭔가를 할 수 없을 줄 알았는데,
가능한 것이라니.
그때 복도 저 만치에서 피범벅이 되어 있는 부분을 발견한다.
“뭔일이 났네. 아주 큰일이.”
우현은 단톡을 열었다.
우현은 웬만한 일에 본인이 나서기 보다는
다른 동료들의 힘을 통해 나아가는 편이다.
그래서 신한을 선택한 것인데,
사제들 중에서 가장 강해 보여서.
실제로 신한은 현직의 일을 내일이라도 당장 은퇴한다면
천주교로 다지면 바로 추기경으로 추대될 정도로 엄청난 업적을 쌓아온 사제였다.
“불길한데”
그런데 저 복도의 피들이 신한이라면,
아주 큰일이 난 것이다.
별거 아닌 것처럼 보였던 귀현이 그렇게 강한 존재였다는 것이니까.
우현은 귀현이 모시는 붉은 용에 대한 전설에 대해서 아주 오래전에 들어 본적이 있던 걸 떠올렸다.
그들이 말하는 존재는 ‘계시록 속에 표현된, 멸망을 이끄는 자. 묵시록의 붉은 용’이었던간가? 같은 신을 다른 해석으로 모시는 종교들이 있었다.
대체적으로 해석이 다른 기독교, 천주교, 크리스트교, 유대교 등이 있다. 불교도 원불교 밀교 등으로 나눠지도, 도교도 마찬가지고 같은 종교지만 다른 분위기를 내는 종교는 얼마든지 있었다.
그래서 홍용교도 그런 건가 생각해보는 우현이었다.
“허어.”
침을 꿀꺽 삼키고 복도 끝편으로 천천히 움직이는 우현이었다.
지금까지 많은 ‘악’을 상대해왔다.
사흉을 모시는 놈들, 72악마를 모시는 애들부터 시작해서 아예 새로운 흑마법을 연구해낸 사람들까지.
좋고 나쁨을 떠나 이 세상엔 참 신비하고 경이로운 게 많았다.
단톡에 S.O.S 구원 요청을 보냈으니 곧 종교동맹의 인원들이 도착할 것이다.
우선 신한이 살아 있는지 아닌지 확인해야 했다.
피에는 윤기가 있었다. 새로 뿌려진 것이었다.
거리를 접혀오니 복도 끝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신한이 보였다.
가슴에는 심장의 크기보다 커 보이는 거대한 뚫림이 있었다.
그곳에서는 피가 쉴 틈 없이 세어 나오고 있었다.
“에이씨…”
가장 아니었으면 했던 현실이 눈앞에 일어났다.
“이런 상황은 내가 감당할 수 없지”
우현은 바로 신을 불렀다.
신이 자신의 몸을 사용해 적을 퇴치하기 위한 장치.
괜히 신이 내 몸을 쓰는 게 싫다고 뻐기다 자신도 신한처럼 될 수 있었다.
“약속대로, 나는 그대의 검이 되고, 그대는 나의 심장이 되리라아아악!”
제대로 주문을 외워야 하는데 귀혁의 공격으로 방해가 됐다.
옆 복도의 벽에 부딪치며 상가쪽으로 쓰러지는 우현이었다.
이곳은 과거에 옷 가게였던 것 같다.
대부분 지금의 시대와 맞지 않은 촌스러움이 가득했다.
“그냥 뒀으면 살았을 텐데, 왜 죽으려고 애를 쓰지?”
이미 반쯤 악령에게 먹힌 듯한 목소리였다.
살기가 가득한 포스를 뿜어 내고 있는 모습을 보자 허허, 웃는 우현이었다.
눈앞에 있는 적.
이런 모습을 처음 봤을 때가 떠오른다.
그때는 오금이 저려 아무 말도 할 수 없었고
차라리 죽어서 이 상황이 빨리 끝나 기만을 바랐던 적이 있었다.
그렇게 우현이 가장 후회하는 기억 중 하나.
자신은 물론이고, 아끼는 아무도 지킬 수 없었던 그 시절.
“절대 그때처럼 무기력하지 않아”
이미 한 번 죽은 목숨은, 두 번째 죽음이 무섭지 않은 건 거짓말이다.
하지만 똑 같은 실수는 하지 않는다.
오도돌 떨며 아무것도 하지 못할 바엔
발버둥이라도 치는 게 낫다.
거기다 우현에게 힘을 빌려주는 신도,
종교동맹의 인원들도 있으니까.
부디 저기 쓰러져 있는 신한이 이대로 죽은 것만 아니길 바란다.
“너는 그 놈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야”
애석하게도, 자신의 가족을 죽인, 그 악마.
그리고 자신의 형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그 괴물.
‘카인’에 비하면 눈 앞에 귀현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그가 들고 있는 창으로 인해 우현은 이상하리만큼 아무 힘도 쓰지 못한다.
“신한 사제님이 당한 이유는 아무래도 그 창에 있나 보군..”
“이 창 말인가? 대단하지 않나? 너희가 가장 두려워하는 무기 중 하나. 신살의 무기다. 이창을 사람들은 이렇게 부른 다지. 룽기루스의 창이라고”
“일부로 이 곳에서 함정을 파놓고 우리를 기다린건가..”
귀현의 척력에 의해서 두 팔이 바닥에 달라붙는다. 다리도 마찬가지였다. 옴짝달싹하지 못하게 된 우현이었다.
귀현은 우현을 마치 십자가에 박힌 그리스도처럼 바라본다.
“어디, 이 창이 신성한 자에게 닿는지 확인해 봐야겠구나”
귀현은 히죽 웃으며 우현에게 다가갔다. 자신보다 2배는 커보아는 창을 들고 천천히 다가섰다.
눈을 감자, 귀현이 아닌 카인의 모습이 보인다.
자신이 가장 사랑했던 가족들 중 하나의 형의 모습을 한 채.
“이대로는 못 죽지”
안간힘을 줘 발버둥 쳐 보지만 몸은 움직이지 않는다.
그래도 이대로 물러설 수는 없었다.
이미 한 번 죽은 몸.
두 번 죽는 게 두려운 게 아니다.
다만 복수를 하지 못하는 억울함이 크다.
자신이 지금까지 이렇게 저란 ‘악’들을 처단해온 이유가 무엇인가.
악에게 당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악을 멸하기 위해서 였다.
부들 떨리는 팔과 다리.
우현의 반항에 다소 놀란 모습을 보이는 귀현이었다.
“얌전히, 제물이나 되어라. 신의 사도여”
마치 십자가에 박힌듯한 우현이었다.
우현은 피식 웃었다.
“우라질 소리 그만하고, 너나 신의 심판을 받아라”
하고싶진 않았는데, 정말로 이건 싫었다.
우현의 눈 앞에 귀현은 사라졌다.
그리고 이상한 세계. 몽상이 현실 되어 있는, 몽환의 세계가 펼쳐졌다.
아무래도 이런 재미없는 세계다 보니까
인간들의 세계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게 아닐까.
아마 지금쯤 귀현의 눈 앞에는 우현이 아닌.
우현을 살려주고 힘을 빌려주고 있는 존재가 직접 강림했을 것이다.
그냥 처리하진 않았을 거고 놀겠지.
하지만 그 시간도 저 모래 시계가 다 떨어지는 1분이면 된다.
그래도 1분 뒤면 바뀌니까.
“어…?”
근데 왜 시계의 모래가 없지?
그럼 지금 바뀌어야 하는 거 아닌가.
그때 자신이 선택하지 않았던 신이 나타났다.
자신을 하이데스라고 했던가.
과거 우현의 눈 앞에는 12명의 신이 나타났다.
살려주고 힘을 줄 테니 고르라고.
그리고 가장 파격적인 조건을 내건 신을 고른 우현이었는데.
“너는 속았다. 그는 네가 악을 충분히 소탕할 수 있는 정도의 힘을 가질 때 까지 너를 이곳에 유배하고 대신 살아갈 것이다.”
“뭐..?”
“니 복수도 그가 해버리겠지. 내가 뭐랬느냐. 네 복수를 내가 도와준 됐지”
“아니. 다른 건 뭐 상관한다는데 내 복수는 내가 한다고!”
“그럼 힘을 길러라. 내가 도와주지. 내가 다시 돌아갈 수 있게!”
그렇게 우현은, 자신을 선택하지 않았다고 꼬장 부리는 열 두 신 중 하나인 하이데스에게서 강력한 힘을 배우게 된다.
그리고 자신에게 힘을 주던 신도 복수대상에 올려둔다.
혹시라도 자신의 복수를 먼저 해버리면 그 복수를 대신하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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