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보결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고보결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이름: 양보경
제목: 중앙검사
“지독하다 지독해.”
보경을 보며 혀를 내두르는 동료 선배 검사.
보경은 활 시위를 당기고 있었다.
중앙을 잘 맞추는 검사.
그런데 지금은 궁사처럼 10점 만점에 다시 10점을 쏜다.
“그렇게 쏠 거면 그냥 양궁선수를 하지 그랬냐”
“했어요. 고등학교때까지”
“그래? 전혀 몰랐네”
“관심 없었잖아요”
선배를 보며 활 시위를 당기는 보경이었다.
선배가 이것 봐라? 하면서 쫄지 않고 다리를 꼬고 허리를 비틀면서 보경을 째려본다.
“근데 왜 이제서야 관심이 생기신 겁니까”
“백날 화살 없는 시위를 당겨서 뭐하냐”
보경이 화살에 손길을 주자, 그때야 선배도 자세를 푼다.
“진짜 쏠려고?”
“항상 정말로 쐈습니다.”
다시 순간적으로 방향을 틀어 과녁에 활 시위를 당기는 보경이었다.
그러나 이번엔 갑자기 틀어진 자세로 인해 과녁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화살을 맞는다.
“잘 조준해야 해요. 잘 보고. 빨리 쏘는 게 능사가 아닙니다.”
“뭐 그래야겠지. 각도 조절하고, 온도체크하고, 바람체크하고, 그리고 과녁을 제대로 보고”
“안보여요. 과녁. 저거 보이세요?”
“저쪽에 있는 건 보이는데?”
“다 감입니다. 양궁도, 검사도”
“검사를 감으로 하만 안 돼지. 증거를 제출하고, 증거를 찾아 입증하고!”
보경이 선배를 째려본다. 선배가 약간 움찔한다.
“그 검사를 감으로 시작하잖아요. 감을 믿으라고 제가 시보시절에 알려주신 건 선배님 입니다?”
“그때는 우리 보경이 정말 귀여웠는데. 어쩌다 이렇게 매서운 이리가 됐을까.”
“저 이 수사 계속 합니다.”
“해봐라. 과녁도 없고, 시위도 없고, 활도 없고, 뭘 하겠다는 거냐”
보경은 그대로 방향을 틀어 선배가 있는 쪽으로 활을 쐈다.
-쑹.
순식간에 날아온 화살에 선배는 옴짝달싹하지 못했다.
자신의 바지 가랑이 사이로 화살이 꽂혔다.
지가 무슨 로빈후드도 아니고 이게 무슨 짓인가!
화가 단단히 난 선배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너 이거 살인미수야!”
“그럼 체포하세요.”
선배는 당장 좌석에서 뛰쳐나와 보경의 앞으로 섰다.
그 앞에 당당히 선 보경.
보경이 이렇게 선배와 대립하는 건 가족사에 관련되어 있었다.
보경이 지금 수사하려는 사람도, 선배가 보경의 수사를 막으려는 대상이 바로 보경의 아버지였다.
보경의 선배 검사, 장준수, 그는 권력에 아첨하긴 하지만 실력 하나는 엄청나게 좋아 각종 기획수사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그리고 검찰총장 출신의 국회의원 양재울의 오른팔로 활약하며 엄청난 활약상을 보냈다.
재울을 이끌어주고 있는 선배 국회의원들의 라이벌을 기획하여 날려버린 인물이었다.
재울의 딸이 초임 검사가 됐을 때, 사보시절부터 보경을 예뻐한 이유는 재울에게 다 줄을 터 넣기 위해서 였다.
잘 돼서 사위가 되어도 좋겠다고 생각하는 망상까지 했다.
하지만 끝내 보경의 눈에는 들지 않았다.
보경의 눈에도 처음에는 엄청나게 유능한 검사처럼 보였던 준수였다.
아니 유능한 건 맞는데 방향이 잘못됐다. 정의보다는 권력에 붙은 몽둥이였다.
권력을 지키기 위해 힘을 쓰는 몽둥이.
보경은 그런 검사가 되고 싶지 않았다.
자신이 향하는 과녁에 아버지가 있다고 해도 피할 생각이 없다.
보경이 검사가 되기 전부터 마음먹었던 건 ‘훌륭하고 정의로운, 공정한 사회를 만드는 정의’로운 검사가 되고자 검사가 된 보경이었다.
“보경아, 어떡하냐? 아직 니가 배울 게 너무 많네”
“아뇨. 지금까지는 잘 배웠습니다. 앞으로는 혼자 헤쳐 갈게요”
그렇게 당당하게 선언하고 양궁장을 빠져나오는 보경이었다.
그런 보경의 뒷모습을 보며 혀를 차는 준수였다.
“니가, 총장님 따님이라서 레드카펫 밟았지. 그냥 초임검사였으면 이런 엘리트 코스를 밟을 수 있었겠냐고. 능력으로 살아가는 거. 그거 다 헛 됐다. 보경아. 능력 껏 됐으면 난 대통령이었다! 우씨”
보경이 준수하게 선전포고를 하고 사무실로 돌아오는데, 보경의 짐을 싸고 있는 수사관들이 보였다.
“지금 뭐하시는 거예요?”
“검사님. 발령 나셨습니다. 지방으로.”
그때 보경의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부장검사가 있었다.
“장검사, 당분간 지방에 가 있어”
“부장님. 이거 부당한 처사입니다.”
“자네 아버지도 다 허락하셨어.”
“아뇨. 안 갑니다. 지방.”
“명령을 불이행하겠다고? 그럼 사퇴하던가! 아버님이 훌륭하신 분이라 오냐오냐 해줬더니. 자네가 아주 내 위에 있어?! 내가 이거 수사하지 말라고 했지!”
부장검사는 보경의 수사자료를 한 손으로 집어 던졌다.
종이들이 펄럭이며 바닥으로 내려가고 있었다.
보경은 울분이 쏟아 졌지만 참았다.
그리고 부장을 보면서 자료를 되 집어봤다.
“이 자료. 지금 제 손에만 있는 게 아닙니다.”
“뭐?”
“오늘 서기자님 만났어요”
“너 진짜! 그게 나갈 수 있을 거 같아?”
“부장님. 부끄럽지 않으세요?”
“부끄러? 이게 진짜”
부장이 화를 참지 못하고 자신의 어깨 위로 손을 들어올렸다.
그때 부장의 손을 낚아채는 손이 있었다.
“그만하시죠!”
보경의 후임이기도 한 한영석이었다.
“한 검사, 너도 지방 발령이야”
영석을 뒤로 밀어내는 부장이었다.
“징계위에 정식 회부되서 쫓겨나는 거 아닌 이상 안 갑니다”
“니 아버지가 막아줘서 회부되지 않는 거야! 고마운 줄 알아야지!”
한바탕 소란이 끝나고, 보경과 영석은 포장마차에서 둘이 술을 마시게 된다.
술잔이 비워지기 무섭게 속으로 채워 넣는 보경이었다.
“선배, 이미 취했어요. 그만 마셔요”
“뭘 그만해! 나한테 그만 하란 말 금지!”
“알았어요. 그럼 조금만 마셔요”
보경의 술잔에 손톱만큼 따라주는 영석이었다.
“장난하나”
영석이 들고 있는 소주병을 뺐어 잔에 따르다 그냥 자신의 입으로 바로 들이켠다.
병나발을 들고 쇼를 하는 보경이었다.
“아니 진짜 선배!”
“야, 진짜 왜 세상은 요지경이냐”
“무슨 말씀이세요. 그래도 선배 같은 사람이 있잖아요. 저 시보 시절에 선배의 정의로운 검사에 대한 정의를 듣고 원래 검사 안 하려고 했는데, 검사를 하게 된 거예요. 모르셨죠?”
“그래웨? 내가 그렇게 멋있었나? 그런데 그거 아냐. 장준수 그색이. 그새낃도 진짜 멋있었다. 나는 정의로운 사람인 줄 알았잖아. 근데 그게 나중에 봤더니 다 기획이었어. 나쁜시끼.”
“그래도 선배는 그거 안 배웠잖아요. 원래 배운 대로 크기 마련인데, 선배는 잘 끊어 내셨잖아요.”
“내가, 돌아 갈 곳이 있잖아. 근데 그 돌아가 곳을 내가 치려고 하는 거잖아. 이게 사실 딜레마인데, 나도 엄청나게 큰 고민이었다고! 근데, 우리집은 부자니까. 망해도 삼년은 가.”
“삼대 아니에요?”
“그러니까. 그말이야. 하지만 정의가 필요한 사람들은 지금 죽을 거라고. 없으면 바로.”
“선배가 좋은 사람이라 참 다행이네요. 술 빼고 다 강한 사람이라서”
말을 마치고 옆에 있는 14명의 술을 보다. 자신은 거의 2병 정도 마셨고.
“취쇠다. 그냥 다 강한 사람이다. 이거 내가 마셨으면. 으휴. 난 죽었지”
“그러니까. 나는. 정의로운 세상에서 살고 싶어서 정릐오운 검사가 되고 시은데, 세상이 계속 날 얶라를!! 얶까를!!”
영석의 시야에 보경이 점차 희미해졌다.
보경에 비해서 덜 마신 영석이었지만 어느새 필름이 뚝 하고 끊겼다.
엄청난 두통이 느껴져 눈을 떠 보니, 어느 럭셔리한 호텔이었다.
‘어제 분명히 보경선배랑’
헉! 하면서 약간 기대감, 두려움 반으로 옆을 보는데 아무도 없다.
그리고 메모지 하나가 있다.
사내새끼가 여자보다 술을 못 마시면 어떡하냐고. 적힌 메시지.
영석은 서둘러 옷을 챙겨 입고 검찰청으로 갔다.
짐을 챙기고 있는 보경이 있었다.
아무리 보경이라도 인사명령을 거부할 수는 없었기 때문에 결국 지방에 내려가야했다.
“선배”
“일어났어?”
“저 데려다 주신거예요?”
“수사관님들이 도와주셔서”
보경은 이 검찰청에서 꽃검사라고 불렸다.
인기가 많은 꽃처럼 벌과 나비가 꽃을 맴도는 것처럼
많은 남자들이 보경의 주위를 맴돌았기 때문이었다.
“아,”
피식 웃는 수사관들이 있었지만 애써 모른척한다.
“지방으로 정말 가시는 거에요?”
“쫓겨나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거야. 아직 준비가 부족했다. 내가”
“선배..”
“너도 챙겨, 너도 나처럼 좌천됐어”
“그래도 뭐 선배만 있으면 저는 괜찮습니다.”
“너랑 나랑, 다른데거든..?”
“아… 젠장.. 그건 실망스럽네요”
중앙 로비에서 인사명령을 보고 있는 검사들은 보경이 호남으로 발령난 것을 보고 의아해 했다.
“전직 총장님 딸이잖아?”
“이번에 수사가 막혔다던데?”
검사들끼리도 워낙 많은 업무가 과중 되어 있기도 하고 수사 사항에 대한 부분은 직전 상사를 제외하고는 공유가 되지 않을 때가 많았다.
그때 검찰총장이 출근하자 검사들이 하나 같이 인사를 한다.
보경은 짐을 챙기고 로비로 나오다 현직 검찰총장을 만나게 된다.
“보경아.”
총장이 보경에게 인사를 하는데, 보경은 흥하고 지나친다.
“이거 삼촌 뜻 아니다.”
검사 집안의 자식.
엄마의 동생인 현직 검찰총장은 그래도 보경을 더 예뻐해줬다.
이번 수사가 그나마 여기까지 오게 된 것도 삼촌이 커버를 해줘서 가능했다.
삼촌은 예전부터 검찰계의 반골이라고 소문이 무성했다.
보경의 아버지는 현재 야당에서 국회의원을 하고 있었다.
현직 여당은 보경과 뜻이 맞아 공정한 검찰을 만들겠다며 아무런 인사권도 행사하지 않았다.
“결국 발령 싸인 하셨잖아요.”
“다 너를 지키려고 한거야. 나 퇴임한다. 이번 수사에 대한 책임을 져야했어. 근데 네가 여기에 남아 있으면 어떤 꼴을 당하겠니?”
들고 있던 짐을 떨어트리는 보경이었다.
“삼촌이. 아니 총장님이 퇴임하시면 이 수사는 정말.”
“끝난거지. 어쩔 수 없다 보경아”
“어떻게 다 이기고 살겠냐”
“삼촌, 저한테 정의로운 검사라는 정의를 처음 정의해주신 게 삼촌인 거 기억나요?”
“그래, 이제 막 말을 시작한 애가, 법전을 들고 옹알거리는데, 귀여워서. 그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시간이 이렇게 흘렀네”
삼촌을 끌어안는 보경이었다.
준수는 2층 복도 층 로비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권력의 중심에 설 수 있는 인물이, 권력을 부수려다 좌천이 되네. 인생이 참 재밌어”
준수는 어제 엄마가 보내준 맞선 상대의 프로필을 다시 본다.
그곳에 적힌 프로필은 양가와 친가에 모두 검찰총장을 배출한 대한민국 최고의 검사집안의 여식. 양보경의 프로필이 있었다.
“흠..”
준수는 보경을 꼬시려고 노력해봤다. 그런데 진짜 마음이 있어서라기 보다 더 높이 올라가기 위해서였다.
호남검찰청의 검사장으로 인사발령이 난 준수였다.
“예뻐해 드리죠. 정의로운 후배님. 저한테 반하실만큼!”
그런 모습을 또 바라고 있는 영석은 보경이 참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자기도 보경처럼 저렇게 금수저로 태어났으면 저럴 수 있을까 싶었다.
보경은 삼촌을 보며 자신이 아는 가장 정의로운검사를 바라본다.
“퇴임식이 언제예요?”
“곧 위에서 연락이 오겠지”
검찰총장이 말하는 위.
자기 아버지일까. 아니면 그보다 위가 있는걸까.
“삼촌, 저 이 수사.”
“그래. 삼촌이 총장에서 내려오는거지 법조인을 끝내는 게 아냐 보경아”
총장 출신의 변호사라.
현직 총장보다는 힘이 없겠지만 충분히 강력한 카드가 될 수 있었다.
“삼촌..”
“생각해봤지, 어차피 총장은 2년이고, 차라리 널 살리는 게 낫겠다 싶었지. 삼촌 알지?”
“알죠 삼촌.”
“그래, 나중에 보자. 보경아”
그렇게 삼촌과 인사를 마친 후,
차에서 지방으로 내려간다.
생각해보니 호남.
이번 사건에서 땔래야 뗄 수 없는 지역이었다.
나름의 삼촌의 호의였던 것으로 보인다.
“정의로운 양보경 검사. 아직 안죽었습니다.”
고속도로. 딱 100KM로 정속하는 양보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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