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하준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위하준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이름: 정해운
제목: 26(스물여섯)
“정의가 위냐, 법이 위냐”
해운은 경찰대 동기 ‘재욱’을 만날 때 마다 재욱은 왜 철학과가 아닌 경찰대를 왔을까 고민했다. 그리고 그로 인해 자신의 사견 또한 넓어짐을 느낀다.
“정의를 지키기 위해 법이 있는 거지”
“
그렇게 말했던 해운이었지만, 자신이 힘들게 잡은 범인이 고작 집행유예를 받고 풀려나는 모습은 견디기 어려운 사실이었다.
그렇게 법망으로 잡을 수 없는 범죄인들을 바라보며, 해운은 어이없어 한다.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놈들도 똑 같은 놈들이다. 법으로 그들을 응징해줄 것이었다.
해운은 어렸을 때 자신을 무척이나 사랑해주던 아버지를 잃었다.
“아이가 있는데?”
“아이..”
그들은 아버지가 숨겨놓은 해운을 보며 놀랐다. 낚시를 좋아하던 아버지는 선상 위에서 살해당했다.
사람들이 26일이라서 절대로 밖에 나가지 말라고 했는데, 아버지는 무슨 생각이었을까?
“아빠! 나도 왔다!”
복잡한 표정의 아버지였다. 데려가 달라고 떼쓰는 해운을 떼 놓은 아들이 보이자 놀랐다.
“해운아, 너 어떻게”
차에 숨어서 아버지를 따라왔는데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려니 모습을 보일 수 밖에 없었다.
“해운아. 이번엔 정말로 안 돼”
아버지는 해운을 데리고 그대로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
눈물이 범벅이 된 채 옆자리에 나도 데려가 달라고 빌었지만 아빠는 해운을 끝내 집에 내려놓고 다시 낚시터를 갔다.
그리고 해운은 다시 트렁크에 숨어 아버지를 따르고, 이제는 요트로 갈아타는 아버지 몰래 배에도 올랐다.
“흥, 나 무조건 따라 갈 거야”
해운은 그렇게 아버지와의 마지막 기억을 보냈다.
아버지는 그날 그들이 찾아올 거라는 걸 알고 있었을까?
죽으러 가는 길이었을까.
그때는 어른들이 하는 말을 몰랐다.
매달 26일마다 살인을 저지르는 집단, 그들의 연쇄살인은 아직도 지속되고 있었다.
그리고 해운은 이 연쇄적으로 벌어지는 살인을 막기 위해 경찰이 되었다.
아버지의 복수를 하기 위해서, 그들을 잡아 응징하기 위해서 경찰이 된 해운이었다.
26일 마다 벌어지는 살해,
해운은 그걸 살인사건으로 봤지만 대중은 달랐다.
대중은 그들을 트웬식스, 또는 시스식스라고 하여 정의의 심판자들이라고 불렀다.
살해당하는 이들이 하나 같이 상류층이었으니까.
해운은 그들의 눈을 기억한다.
자신을 내려다보며 당황스러워 하던 그들.
그리고 그중 한 명은 해운을 그냥 바다에 빠트려 버리라고 말한다.
그리고 해운을 들어올리는데.
“아니, 이 아이를 통해 실험해 보자고”
무슨 실험을 말하는 건진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러나 그들이 무슨 실험을 하든 상관없었다.
해운은 그들을 잡아낼 것이다. 법 위에서 놀며 법을 우롱하는 그들을!
해운은 그렇게 경찰대를 수석으로 졸업했다.
그러면서 그들이 남긴 ‘실험’이라는 말을 항시 떠올렸다.
마치 어디선가 그들이 해운을 지켜보고 있는 것 같았다.
“놈들 내 주변에 있다면, 각오하나는 단단히 해야 할 거다”
그들을 잡을 덫을 구상하는 해운이었다. 수많은 경호를 뚫는 실력자들인 것을 보니 엄청난 단체임은 틀림이 없었다.
그들의 얼굴이 제대로 밝혀진 건 당연히 없고, 다음 타킷으로 자신만 되지 말아라 하는 분위기가 몰아져 갔다.
그런 어느 날 삼촌에게서 연락이 왔다. 해운은 삼촌의 연락을 받고 이동했는데, 장소를 보고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셨던 배가 있는 선착장이었다.
“하준아, 잘 지냈니”
“네, 삼촌은 잘 지내셨죠?”
“네 아버지가,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기억하지?”
하준은 삼촌이 갑자기 그런 이야기를 꺼내는 까닭을 알 수 없었다. 잘 꺼내지 않던 이야기를 이렇게 꺼내게 된 건 분명한 이유가 있을 거라는 추측밖에 할 수 없었다.
“그놈들이. 이걸 나한테 주더구나”
그들이 보낸 편지였다. 다음 26일날 벌어지는 살인에 대한 예고.
이 편지를 받은 모두가 죽은 건 아니었다. 그러나 이 편지를 받은 사람 중 피해자가 있었다.
“삼촌..”
그들의 교란 작전이었다. 그들은 경찰이든 경호든 인력의 한계가 있다는 걸 간파하고 비슷한 급의 사람들을 골라 편지를 보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이 편지를 받지 않은 사람이 죽은 경우는 지금까지 없었다.
이점 때문에 사람들은 스물여섯을 정의의 심판자라고 불렀다.
편지를 받은 이들은 내용을 밝히지 않지만 방송국놈들은 어떻게 알았는지 그 사실을 보도했다.
이에 수상함을 느낀 경찰과 검찰들은 이를 보도한 방송국을 압수수색한 적도 있었지만 소득은 없었다.
“네가 이놈들 쫓는 걸 안다. 이렇게 된 거, 나를 찌로 써봐”
“삼촌.. 아무리 그래도 삼촌을..”
“네 엄마가 어떻게 돌아가셨냐”
남편을 잃고, 어머니는 놀란 가슴을 쓸어 내릴 세도 없이 형제들에게 찢겼다.
아버지가 남긴 재산 때문이었다.
삼촌은 그날 해운의 아버지의 재산이 아닌 해운과 어머니를 지켜러던 유일한 사람이었다.
“우리 죄가, 있냐?”
누구보다 성실하고 착하게 산 사람이었다. 해운의 아버지와, 그리고 지금 자신의 앞에 서 있는 삼촌은 그런 사람들이었다.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사실 너무 어릴 때라 없지만, 삼촌은 존경받는 CEO, 닮고 싶은 사람의 투표에서도 상위권에 오르는 사람이었다.
“삼촌, 제가 이번에 꼭 잡을 게요”
“날 지킬 생각보다, 그 놈들을 잡을 생각을 해라”
다른 사람 같았으면 나 좀 살려줘, 그 놈들 막아! 이렇게 말했을 텐데, 역시 삼촌은 자신의 안위보다, 자신을 함정카드로 써서라도 그 놈들을 잡아내라고 말을 한다.
이런 사람을 표적으로 삼는 그 놈들에 대해서 부글부글 끌어오르는 해운이었다.
“스물여섯, 네 놈들을 반드시, 내가 잡아줄 테다”
해운은 동료들과 삼촌의 집에 숨었다. 그들이 어떻게 나타날지 알 수 없었다. 그때 집안에 정전이 일어났다.
“왔군”
당연히 그 놈들의 작전일 줄 알았는데 불이 다시 들어올 때가지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는다.
“여기가 아닌가”
편지를 받았다고, 모두가 표적이 아니듯, 가끔 스물여섯의 단체가 노리는 곳이 아닐 때도 있다.
그러나 아직 12시가 지나지 않아 26일이었다. 방심할 틈도 없었다. 느긋하게 서재에서 책을 보고 있는 삼촌을 찾아갔다.
낚시를 위해 전에는 접근하지 않은 해운이었다.
“삼촌, 정전…”
서재에 삼촌이 없었다. 분명히 서재에서 위치추적장치가 반응되고 있었다.
“어떻게..”
위치추적 장치를 따로 떼 놓을 수 없었다. 상황을 대비해 먹는 장치로, 인체에 들어가 있기 때문에 불가능한 일이었다.
다시 한번 장치를 살펴본다. 그러더니 다시 위치가 잡히고 고속으로 이동중이었다.
“어떻게 된 거야!”
장치 옆에 붙어 있는 관리를 맡은 동료에게 큰소리 치는 해운이었다. 그도 당황했다.
“해킹을 당한 거 같아. 감쪽같이. 언제!!”
과수대의 엘리트라는 놈이! 이런 실수를 한다고?!
스물여섯, 그 놈들의 실력이 대단한 면도 있겠지만 이러니까 당하지!
해운은 서둘러 위치를 쫓으려 한다.
얼른 바깥에 차를 출발시킨다.
도대체 언제 납치 한거지?
“삼촌..!”
아버지에 이어 삼촌까지 잃을 수는 없었다! 도대체 우리 가족이 무슨 잘못을 했다고! 아버지에 이어 삼촌까지!!
해운은 난폭운전을 하며, 쫓아갔다. 위에는 대충 사이렌을 달았다.
경찰의 사이렌 소리에 사람들이 놀라 길을 비켜주었다.
그런데 그들이 향한 곳이 대중이 많은 곳이었다.
종로 거리로 가고 있는 놈들,
거리에 진입하자 수많은 차가 밀렸다.
경찰차를 위해 차를 비켜주려고 하지만, 사람보다 차가 터무니 없이 많아 쫓아갈 수가 없다.
그들의 속도를 보니 차를 버리고 간 것인지 계속 이동중이었다.
“버스…?”
이런 속도로 종로거리에서 다닐 수 있는 건, 전용차로로 가는 버스 밖에 없었다.
해운도 서둘러 도로로 진입하고 버스노선으로 가는데, 여전히 따라잡기 쉽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추적장치가 꺼졌다.
삼촌이 만약의 경우에 죽었어도 그 몸에 있는 추적장치가 꺼질 리 없었다.
폭발이라도 일어나지 않으면!
그때, 삼촌의 회사가 을지로에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해운이었다.
곧 어디선가 폭발 소리가 들렸다. 삼촌 회사의 방향이었다.
곧 화염이 솟아올랐다. 삼촌 회사의 회장실에서 폭파가 일어났다.
“뭐야!!”
사람들이 당황했다. 마치 번개가 터지듯 울린 폭파소리.
사람들이 차에서 내려 폭파가 일어난 지점을 바라보았다.
“폭발을 이렇게 본다고”
해운도 사람들이 보려는 광경을 보려고 차에서 내렸다.
불꽃이 휘날리는 건물에서 돈다발이 떨어지고 있었다.
사람들은 첫눈처럼 내리는 돈다발에 손을 뻗어 올렸다.
해운은 그 광경을 보고 차를 놔두고 뛰어갔다.
폭발이 일어난 삼촌의 집무실이었다.
경비원들이 이를 말리려 했지만 경찰증을 꺼내 보여주고 위로 오르려는 해운이었다.
“그쪽이 경찰인 건 알지만, 소방관은 아니잖아요!”
“잠깐 회장님 조카 아닙니까?”
“비켜!”
해운에겐 먼저 떠난 아버지와 어머니의 빈자리를 채워줬던 사실상 유일한 가족이었다.
그런 삼촌을 지켜내지 못한 해운은 울부짖을 수밖에 없었다.
엘리베이터는 사용이 중지되어 계단으로 올라가는데, 내려오는 사람들에게 밀려 올라갈 수 가 없었다.
“뭐하는 거야 비켜!”
자신을 막아서 연어처럼 거슬러 오르려는 해운을 밀쳐내는 남자들,
폭발이 거세지고 있었다.
그때 누군가 해운의 배를 탁 치는 느낌을 받는다. 해운은 고개를 숙인다. 종이 하나가 자신의 배에 종이 한 장이 떨어지려는 걸 발견한다.
해운은 종이를 낚아챈다.
그 종이에는 천사처럼 미소 짓고 있는 삼촌의 악마 같은 행적들이 담겨있었다.
잊혔던 기억 중 하나가, 아버지의 보이지 않는 행위에 대한 죄의 리스트를 나열하고 처형식을 거행한 스물여섯의 단체가 스친다.
“우리의 시험을 실패다.”
해운은 고개를 돌려 방금 자신을 스친, 이 종이를 준 사람을 쫓으려 해보지만, 이어지는 폭포와 같은 사람들의 행렬로 구분할 수도 없고 위로 올라갈 수도 없었다.
그렇게 어쩔 수 없이 밀려 다시 1층으로 돌아온 해운이었다.
“개새끼들..”
해운은 바닥을 세게 찼다. 사람들이 서둘러 건물 밖에 빠져나가려고 하지만 해운은 총을 뽑아 기다린다.
아무리 그 놈들이라고 할 지라도, 이 건물을 날아서 빠져나갈 수는 없을 것이니까.
분명히 이 많은 인파들처럼 반드시 온다.
사실 이렇게 막아서도 누군지 모르니까.
막을 수가 없겠지만.
그래도 이렇게 포기할 수는 없으니까.
“너네는 그렇더라, 반성을 몰라”
그때 누군가 해운의 뒤에서 요상한 말을 짓걸인다.
해운이 고개를 돌린다. 그리고 온몸이 얼음이 되어 멈춘다.
마치 야수를 본 초식동물처럼 되버린 해운이었다.
어찌 그렇지 않을 수가 있을까.
어렸을 적 바지를 적시며 공포에 떨었던 얼굴.
아버지를 죽였던 그 얼굴이었다.
너무 무서워 기억에서도 지워버린 얼굴이었지만
보자마자 되살아나는 공포였다.
“정해운, 넌 정의로운 경찰이 되었어야지, 사적으로 공권력을 이용해?”
“….”
무슨 말이라도 하고싶은데, 우리 아빠 왜 죽였어! 삼촌은! 이라고,
그런데 기억나버렸다. 아빠가 왜 죽었는지, 삼촌이 왜 죽었는지 이미 알게 됐다.
“매국에 앞장서더니, 그 피는 못 속이는 건가.”
그는 총을 내렸다.
그럼에도 해운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네가 잘못한 건 아직까지 처벌의 단계는 아니다. 정해운. 지금이라도 생각을 고쳐먹어라”
그는 살인을 저지른 건 죄가 아니라는 듯 너무도 당당하게
건물을 빠져나가는 사람들 사이에 섞여 빠져나갔다.
해운은, 털썩 하고 바닥에 주저 앉아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
할아버지는 나라를 팔아 부자가 되었고, 아버지는 그런 할아버지의 유산을 통해 사람들을 핍박하며 피를 빨아먹었다. 그리고 삼촌은 자신을 위하는 척하며 아버지의 재산을 빼돌리며 사람들의 등골을 빼먹었다.
그게 해운이 외면한 진실이었다.
그들은 그래서 자신의 가족에게 ‘정의’를 제공했다.
“그래서, 뭐, 그래.서. 어쩌라고.”
해운이 팔에 힘을 주었지만 일어설만큼 힘이 들어가진 않았다.
차라리 이 건물과 함께 무너져 버리고 싶었다
“그.게. 정의는. 아..니지”
자신의 바지가랑이에 총을 꺼내 멀리 가는 그의 뒷모습을 보았다.
총의 레버를 잡아당기는 해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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