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창욱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지창욱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이름: 진태솔
제목: 솔화
“이 그림..”
악을 사랑해버린 선. 자신이 베어버린 수많은 악마들이 있는 지옥을 사랑하는 이가 쫓아간 ‘악마를 사랑한 천사’ 그림을 바라보고 있는 태솔이었다.
태솔은 그림을 바라보면서 한동안 말이 없었다. 같이 그림을 보러 온 연화는 악마를 사랑한 천사에 그림 앞에 선 태솔을 바라보았다.
“왜, 이 그림이 마음에 들어?”
“어. 여기 이 천사가..”
“천사가 너 같아서?”
연화의 말에 씩 웃는 태솔이었다.
“그럼 넌 악마야?”
“이 그림처럼 네가 천사면, 난 널 유혹한 악마가 되는 건가?”
“그림에 그런 얘기까진 없잖아. 악마가 유혹해서 인지, 아니면 천사가 스스로 나선건지”
그림 한 장을 보면서 여러가지 이야기를 추측하는 두 사람이었다. 그런 게 그림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했다.
“너도 예전에 그림을 그렸다고 했지?”
“나는 딱 한 작품만 그릴 꺼야. 지금도 그리는 중이고”
“그 소나무?”
태솔은 자신의 이름처럼 거대한 소나무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다만 그 소나무는 하나로 존재했지만 가지라던지 뿌리라던지, 껍질 등의 표현이 달랐다. 마치 소나무형 세계수와 같은 느낌이었다.
“소나무지, 신단수 같은 소나무”
태솔은 자신의 이름과 같은 그림을 그리고 있었지만 특별히 화가를 꿈꾸지 않았다.
“너 이상한 색 막 제조하고, 숫도 제조하고 그렇게 실험하는 그거?”
“맞아..”
누군가 감히 흉내낼 수 없는 그림을 그리는 태솔이었다. 앞으로 자신이 죽고 사라지면 그림도 언젠간 사라지는 그런 그림이었다. 지금까지 남은 작품들 처럼 남아 있는 게 아니라, 전설 속의 솔거가 그린 소나무 그림처럼.
“처음에는 얼마나 잘 그렸길래 새들이 날아와 죽었을 까 싶었는데”
솔거의 소나무 그림을 흉내내려다 평생을 자신만의 소나무 그림을 그리기로 유턴한 태솔이었다.
“이젠 소나무가 아니라 신단수처럼 전설 속의 나무, 내가 그린 나무를 그리려고”
“거의 지금 그림 빌딩만하지 않나”
태솔은 그림을 위해서 이미 아예 공간을 만들었다. 아파트 4층 높이의 그림이었다. 그리고 그 그 그림은 여러 사람들에게 투자를 받았다.
한 부분, 부분으로 투자자들이 소유하고 있는 그림이었다. 아직 이름을 만든지 않았지만 ‘신단수가 되려는 소나무’로 점 찍어 놓은 태솔이었다.
“그런 그림을 또 사람들이 사주네”
“뭐, 나 잘 그리거든?”
“근데 너무 오래 걸리잖아”
고개를 끄덕이는 태솔이었다. 인정할 수밖에 없는 사실이었기 때문이었다.
“느려도 확실한 걸음. 그런 거 모르냐”
“니 생에 완성시킬 수는 있고?”
“모나지라도 미완이라 지금의 명성을 얻은 거야”
눈썹이 없는 게 모나리자의 완성이 아니었다. 모나의 눈썹이 다 자라고 나면 그때 다시 그리겠다고 했지만, 모나가 병으로 사망하는 바람에 모나리자는 미완의 그림이 되어버렸다.
“지금 완성을 안 시키겠다는 소리로 들리는데?”
“시키지, 시킬 거야. 다만 빠르게 완성하기 위해서 오지 않은 영감을 내 멋대로 휘두르지 않을 거란 얘기라고”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태솔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음을 선포하는 연화였다. 연화가 봤을 때 태솔은 그림을 그리는 일보다 스포츠를 더 좋아했다. 그것도 축구와 권투를, 그림을 그리는 붓을 들어야 할 손으로 사람을 때리고, 손을 지탱해야 할 다리와 발로 공을 차고 있었다.
“너, 그 권투대회는 어떻게 됐어?”
“이제 전국대회야”
“뭐? 도대회에서 니가 이겼어?”
“3등이야”
“뭐야. 어떻게 3등이야, 너 진 거 아니었어?”
“니가 어떻게 알아.”
“너 바닥에 쓰러지는 거 보고”
“너 왔었어?”
“뭐, 갔지. 그런데 뻗은 거 보고 나왔지”
“권투는 3,4위전이 없고, 이번 준결승대회까지 진출한 4명이 전국대회에 나가”
“나갈꺼야? 이미 KO당했잖아? 그런 사람들이 즐비한 전국대회라고”
“실력은 오르는 거야”
연화는 좌우로 고개를 저으며, 역시 태솔은 그림을 그리는 일 보다 몸을 쓰는 일을 더 좋아한다고 생각했다. 자신 같으면 그림을 완성시킬 거라고 생각했다.
연화와 태솔은 그렇게 미술관을 나와 집으로 향했다.
“너느 왜 이쪽으로 오냐”
“오랜만에 얼마나 완성되었는지, 설마 손 하나 안 됐는지 보러 가는 거지”
“뭘 그런 걸 봐”
“나, 투자자야. 니 그림에 투자한 사람이다!”
“알지, 아는데. 지금 너 나 감시하냐?”
“감시는 아니고, 그냥 나도 네 그림 좋아해. 근데 넌 그거 하나만 그리니까 그 그림이라도 보러가야지”
“됐다. 너랑 말을 하면 내가 바보가 돼”
“맞아. 인정할 줄 알아서 다행이네, 너 바보 맞아. 바보만 하는 건 아니고 멍청하기도 하고 또라이도 약간 있고”
“됐어 그만해”
그렇게 태솔과 연화가 태솔의 화실에 도착했다. 무언가 이상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건 괜한 기분이겠지 생각하는 태솔이었다.
거대한 그림을 보관하기 위해 특별히 마련된 공간으로 들어서는데, 눈앞이 깜깜했다. 불이 꺼져서 가 아니라 그림이 있어야 하는 곳에 그림이 없어서 였다.
“야 비켜봐, 왜 문 앞에 그렇게 서 있어. 니 그림에 반했냐?”
길을 막은 태솔을 밀어내고 연화가 들어왔다. 그리고 놀란다. 깨끗하게 정리된 방. 문제는 정리만 된 게 흩트려 있는 미술도구뿐만 아니라 그림까지도 정리되어 있는 상황이었다.
“뭐야, 그림 어디갔어?”
“…”
약간 눈물 나올 것 같은 표정을 지으며 연화를 바라보는 태솔이었다. 그런 태솔의 얼굴을 보고 연화가 입을 틀어 막았다.
“뭐야. 그림은…”
“뭐지. 이게 어떻게 된거지”
태솔은 서둘러 그림으로 뛰어갔다. 그림을 그리기 위해 이용했던 사다리부터, 여러가지 붓과 도구들은 장 정돈되어 있었다.
그러나 자신이 10년간 그려왔던 거대한 소나무의 그림은 사라져 있었다. 마치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수많은 투자자들이 투자를 했던 그림이 사라지고만 것이었다. 이미 한국 사람들 사이에는 오래전 사라진 솔거의 소나무 그림 이후의 최고의 소나무 그림 역작이라는 소문이 났던 그림이었다.
“어떻게 된 거야!”
사라진 그림을 보고 어이가 없는 태솔,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 특별 제작된 도화지는 이 공간을 해체하지 않으면 밖으로 가져갈 수도 없었는데, 누군가 도술을 부린 것도 아니고 어느새 갑자기 사라져버렸다.
그림에 발이 달려도 그 크기가 이 공간에서 말끔히 사라지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그림을 쪼개서 나간 게 아니면 불가능하다. 그러나 완성되지도 않은 그림을 쪼개서 가져가는 도둑이 있을까? 가치만 떨어트리는 행동일텐데? 완성된 그림도 아니고, 미완의 그림을 이렇게 누군가 가져갈 줄 몰랐던 태솔이었다.
“뭐야, 도대체”
작은 그림도 아니고, 4층 높이의 도화지에 그려진 그림을 가져갈 줄은 몰랐다.
“텅 볐네. 여기.. 뭔가 위압적인 느낌이었는데, 도화지 없으니까 허하네”
“…”
연화도 어이가 없다. 태솔이 평생 역작으로 생각하며 어깨를 으쓱하던 그림이 사라진 것이니까.
“이거 어떡해? 보험 들었어? 아니 보험이 되나? 아니, 투자자들 한테 말해야하는건가?”
연화는 앞으로 일을 생각했지만 태솔은 이제 어떡할지 눈 앞이 깜깜했다. 연화는 이 상황에서 가장 힘들 게 태솔인 걸 알기에 태솔을 위로하려고 했지만, 그런 연화의 위로가 전해지지 않는 태솔이었다.
연화는 그렇게 두문불출하게 된 태솔을 위로하기 위해서 자주 태솔을 찾았다. 그러던 어느 날 태솔은 자신의 사라진 그림처럼 자취를 감춘 채 사라졌다.
그렇게 사라진 그림과, 그 그림을 그리던 태솔이었다.
“준비완료”
태솔은 이제는 ‘그루트’라는 코드네임으로 활약하고 있었다. 태솔은 자신의 과거를 지운 채 용병집단에서 활약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 용병집단은 고가의 물건을 사고 파는 경매집단에 고용되었다. 최근까지는 경매장을 지키는 업무에 투입됐던 태솔이었지만 이제는 직접 활동할 수 있게 된다.
최근 경매장을 습격했던 공격자들로부터 뛰어난 실력을 바탕으로 포기하지 않는 근성으로 반격한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었다.
“그루트, 너 목숨이 두개냐?”
“한 개다.”
“그런데 그 놈들한테 어떻게 그렇게 대처할 수 있었나”
“물려 본 적 없는 놈들은 정말 물렸을 때 대처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지”
태솔은 자신의 그림을 찾기 위해서 지하 세계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다. 그런 태솔이 사라진 사실을 안 연화는 태솔을 걱정해 다른 방향에서 태솔을 찾아다니고 있었다.
다만 태솔은 자신의 방법으로 자신의 그림을 되찾기 위해 노력했다. 그림에 투자한 투자자들이 자신이 투자한 그림이 사라지자, 당황했고, 태솔은 그중에서 가장 지하세계에 갂울 것 같은 투자자를 찾아갔다.
“진태솔 작가님, 그림을 잃어버리셨다고요. 기대가 많았는데”
“네, 그래서 찾으려고요”
“어떻게 찾으려고 하십니까”
“데이몬드, 당신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태솔은 그가 가진 용병들로부터 훈련을 받고 지하 세계의 경매장을 관리하는 용병단으로 입단할 수 있었다.
그렇게 자신의 그림을 찾기위해 고군분투하게 된 태솔이었다.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그림의 이름이라도 붙여줄 걸 그랬다.
“이름이라도 지어줘야했는데”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주고 있는 태솔, 야생은 아니지만 야생 속에 살면서 이름 없는 고양이를 보며 자신의 그림을 떠올린다. 고양이의 무늬와 눈을 보면서 그림에 영감을 받아 한 부분에 표현했던 순간도 함께 떠오른 태솔이었다.
“세상을 담은 나무를 표현하려고 했던 게 욕심이었을까.”
아니다, 그림을 훔친 놈들이 잘못이다. 자신이 느려서 완성도 못 시킨 게 잘못이 아니다. 부글끓는 마음 크게 숨을 들이켜 숨을 통해 자신의 안에서 밖으로 배출시키려 한다. 거대한 한숨이 나오지만, 아직까지 분노는 남아있다.
그래도 온전히 배출시키면 움직이는 동기조차 사라질지 모르니까 이 정도는 남겨 놔도 좋을 것 같았다.
“내가 되찾아 줄 게 “
최근 그림들을 사 모으고 있는 ‘로테’라는 인물을 만나게 된 태솔이었다. 태솔은 로테가 운영하는 수많은 미술 장식품을 본다.
경매장에서 이곳까지 물품을 운반하면서 경호를 맡으면서 였다. 그곳에서 로테와 같은 사람들이 이 세상엔 많았다. 귀중한 그림을 통해 불법 거래로 이용한다. 코인이 나타나면서 고품의 가치가 떨어질 줄 알았지만 오히려 그 가치가 올랐다.
물건을 나르면서 몰래 로테의 공간으로 침입하는 태솔이었다. 길게 늘어선 복도, 양 끝에는 여러가지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이렇게 작품들을 모아놓았군..”
지나치다가, 자시이 오래전에 보았던 지옥에 온 천사의 그림을 본다. 연화는 잘 살고 있을까. 잘 지내고 있겠지 생각하면서 지나치는데, 복도를 걸어 나오는 누군가 보인다.
그녀는 로테와 다른 인종이었다.
“누구죠? 아버지가 보낸 사람인가요?”
‘아버지?’ 로테는 누가봐도 유럽인인데, 지금 자신에게 질문을 해온 사람은 동양, 그것도 자신과 같은 한국인처럼 보였다.
“한국 분 아니신가요? 아버지라고요??”
“어, 한국어를 할 줄 아세요? 네 맞아요. 아버지죠.”
그녀는 자신을 엘리라고 소개했다. 뭐 엄마가 한국인이라거나 그러겠지 하는 생각을 하는데, 그녀의 뒤로 나무 껍질의 액자가 있었다. 엘리의 질문을 모두 무시한 채 그림 앞으로 나서 본다. 이 그림은 분명히 소나무 그림의 조각이었다.
그놈들은 자신의 작품을 훔치다 못해 훼손했다. 한 부분 부분을 이렇게 나눠 가지고 있었다. 복도를 다 살펴보는 태솔이었다. 옆에서 엘리가 계속 뭐라고 질문하지만 무시한 채 였다.
이 복도에는 자신의 그림은 이 껍질밖에 없는 것처럼 보였다.
“이 봐 당신, 지금 내 말 무시하는 거야?”
걸음을 갑자기 멈춰 엘리와 태솔이 부딪친다. 에릴가 뒤로 넘어지게 되자 허리를 붙잡아 주는 태솔이었다.
자신을 위에서 아래로 내려보는 태솔의 모습을 보고, 엘리의 두 볼이 불그스름해졌다.
태솔은 이곳에 자신이 쫓는 행적에 대한 힌트가 있다고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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