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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하여 만들어 보는 캐릭터

류화영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by 라한(羅瀚) 2024. 9.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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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화영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류화영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이름: 사영화 

제목: 옥이

 

“평화라는 게 이렇게 어려워야 할 일이야?”

 

영화는 자신이 무찌른 악당을 경찰이 인계하는 과정을 보면서 생각했다. 몰래 지켜보면서 자신은 꼭 정체를 숨겨야 하는 걸까 생각했다. 영화나 드라마 속 이야기를 보면 꼭 정체를 숨기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싶었다. 오히려 악당들이 힘이 있는 자신을 집중해서 공격하면 다른 시민들에겐 피해가 덜 가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일상에서 일어나는 범죄에 대한 부분은 막을 수 없다는 사실도 금방 인지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 보단, 무언가를 해내는 게 대단한 일이긴 하지"

 

영화는 자신의 일에 대한 회의감이 들 때마다, 보통의 사람들이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힘을 냈다. 자기도 원래는 저 무리에 끼어 있어야 하겠지만 우연이 이어져 운명으로 매듭이 된 순간 평범한 일상은 끝이 났다. 

 

저런 보통의 사람들의 삶을 지켜주기 위해서라도 자신이 '옥이'의 역할을 제대로 소화 해내야했다. 옥이는 오랫동안 이 세상을 지켜온 수호신과 같은 존재였다. 

 

원래는 전설이나 신화속의 등장인물이었는데 어느 날 부터 현실세계에 나타나 악인을 처단하고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보통의 사람들의 삶을 지켜주기 시작했다. 

 

남들 보다 빠른 속도와 강한 근력, 그리고 더 멀리보는 힘부터 자연을 부리는 힘까지 옥이의 힘은 여러가지 였는데, 옥을 도와주는 인물은 옥동자라고 불렸다. 

 

옥동자인 준영은 아직 옥이의 정체가 영화라는 건 모른다. 서로의 정체를 숨긴 채 '영웅'의 서사를 그려나가고 있는 무리였다. 

 

영화는 옥이의 모습으로 최대한 변하고 싶지 않았다. 원래는 특별한 사람이 되는 게 꿈이었는데 막상 특별한 사람이 되자 평범한 보통의 사람으로 살아가는 게 꿈이 됐다. 그야말로 청개구리 심보였지만 어쩔 수 없었다. 원래 가지지 못한 걸 탐하는 게 인간의 본성이니까. 옥이는 영웅이라고 해도 그 옥이의 힘을 통해 세상을 구하고 있는 영화는 사람이었으니까. 

 

가끔은 나 대신 다른 사람이 옥이의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옥이의 힘을 얻게 된 그날로 돌아가게 된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을 지키는 게 꼭 이런 특별한 힘만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걸, 이 힘을 얻고 나서 꺠달았어"

 

옥이로 활약하면서 느낀 건 꼭 특별함 힘만으로 세상을 구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자신의 역할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만으로 세상을 지킬 수 있다는 걸 깨달은 영화였다. 그렇게 옥이의 힘을 옳은 방향으로 쓰려고 노력했지만 과연 어떻게 옳은 것인가에 대한 고민에 빠질 때도 있었다.

 

한번은 길거리에서 싸움이 일어났고 한 녀석이 다수의 무리를 상대하고 있었다. 누가봐도 다수가 잘못한 거 같았는데, 알고 봤더니 한 녀석에게 끌려간 친구를 위해 다수가 용기를 낸 사건이었다. 

 

평소라면 저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조차 몰랐을테지만, 영화는 옥이의 힘을 얻고 나서 위기를 감지할 수 있는 능력을 얻게 된다. 그래서 위기의 상황에 직면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찾아 도움을 줄 수 있게 됐다. 

 

"니가 도움을 요청하는구나.."

 

그 패싸움에 도움을 구하던 건 혼자 다수에 맞서는 인물도 아니고 다수의 인물도 아니다. 다수가 구하려던 친구, 그 친구가 몸을 웅크리며 살려달라고 몸소리치고 있었다. 그 미세한 두려움의 진동을 느낀 영화가 그곳에 나타났다. 물론 영화로써 가 아니라 옥이로서. 

 

영화가 옥이가 될 때는 여러가지 모습이 있었다. 몸은 자유자제로 커스텀이 가능한데, 영화는 여성 히어로들을 보며 어떤 컨셉을 가져갈까 고민했었다. 동양적인 모습이 있는 구미호나 용의 모습이 좋을까 아니면 원더우먼이나 다른 이미 유명한 느낌처럼 해보는 게 좋을 까 많은 고민을 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즉 아직까지 한결같은 모습을 내지 못하고 옥이의 모습을 낼 때마다 다른 모습을 유지했다. 다만 옥이의 트레이드 마크라고 볼 수 있는 옥(玉) 형태의 구슬이 휘감기는 형태의 무늬는 어딘가에 윺지하는 것이었다. 여러 다색이 중앙으로 휘말려가는 표현일 수도 있었고, 반대로 중앙의 옥에서 여러가지 색을 가진 무늬가 펼쳐져 나오는 것처럼 볼 수도 있었다. 

 

옥이의 트레이드 마크를 본 놈들이 모두 놀랐다. 한 놈이나, 다수나 누가 선인지 악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피해자가 가해자가 된 현장이었기에 옥이된 영화는 생각했다. 누구를 도와야할까? 그렇다면 아무도 돕지 않고 끝내는 방법도 있었다. 싸움의 현장에서 이 싸움만 끝내는 상황이었다. 

 

옥을 본 사람들의 행동이 멈춘 사이에 옥동자에게 경찰에게 연락하라고 말했다. 옥동자는 옥이가 알려준 위치로 경찰신고를 했고 곧 사이렌 소리가 들리자 흩어지는 학생들이었다. 

 

"흠.."

 

옥이는 곧장 피해자에게 손을 내밀었고 팔로 자신의 얼굴을 감싸던 피해자는 상황이 끝난 걸 확인하고도 아직 두려워했다. 

 

"고맙습니다"

"..."

 

화영은 이런 말을 들을 때 마다 자신이 이런 일을 왜 하는 지 알 수 있었다. 이렇게 작은 일로도 고맙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그래도 내가 무언가를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건 분명한 장점이었다.

 

다만 이번 일에 대해서 들은 옥동자는 고작 이런 일 하려고 히어로가 됐나 한탄했다. 옥이에게는 분명히 강한 힘이 있는데 사실 이 세상에서 그런 힘을 드러내는 일은 많지 않았다. 전설 속의 옥은 구미호를 사냥하고 사악해진 이무기와 맞서 싸우고 철강을 먹어 치워 인간 세상을 어지럽히는 불가사리와 한바탕 다툼을 벌이고 천년 묵은 지네와 결전을 벌이는 정말 영웅의 모습 그 자체인데, 지금 현실 속에 있는 옥이는 딱히 옥이가 나서서 하지 않아도 되는 일들을 처리해주는 격에 가갔웠다.

 

"그럴거면, 그냥 심부름센터나 하지? 왜 히어로 가면을 쓰고 돌아다니는 겁니까. 그렇게 쓸 거면 그 힘 나주지.."

 

옥동자는 옥이의 힘을 탐냈다. 그러자 옥이는 자신의 할일을 알겠다고 말했다.

 

"뭡니까? 그 알게 된 할 일이"

"너를 혼내주는 일?"

"네?? 아니 무슨 대학 교수도 아니고 자기 조교 괴롭히는 게 할일이라고요?"

"너 대학 조교야?"

"아니요.."

"그치. 그러니까 나는 널 혼낼 수 있는거지"

"이상한 이론 인대요?"

 

정말로 옥이가 자신에게 다가오자 냉큼 도망치는 옥동자였다. 옥동자의 정체를 옥이는 알지 못했다. 굳이 묻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언제가 자신이 사람들의 위기를 느끼고 옥이의 힘을 사용하기 시작했을 때 그때마다 어떻게 바로바로 나타나는 게 옥동자였다. 

 

나중에 물어보니 옥이가 힘을 쓰면 그게 감지가 된다고 그때 옥이를 도와줘야 한다는 사명감에 나타난다고 했다. 옥이의 코스튬을 보며 옥동자는 처음에는 한결같은 모습을 유지했지만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아진다고 윗물이 흐리니, 옥동자의 모습도 그때그때 바뀌었다. 

 

"이게 다 옥이님 때문입니다"

 

언젠가는 옥동자의 해괴망측한 모습을 보고 고블린이라고 오해하기 좋은 모습에 아이들이 겁을 먹자 옥동자가 대뜸 옥이를 비난하는 일도 있었다. 옥이는 무시했지만 듣고보니 짜증나서 그러면 나 따라하지 않으면 되는 거 아니냐고, 자기가 따라해놓고 왜 나한테 화풀이를 하는 거냐고 따졌다. 

 

그랬더니 옥동자는 흥 하고 삐져서 집에 가버린 일도 있었다. 서로의 정체를 모르지만 조금씩 서로를 의지하고 있는 아주 이상한 사이였다. 거기다 옥동자가 한 명이 아니라는 사실도 알게 됐다. 계속 나타나던 옥동자가 안 나타났을 때, 다른 옥동자가 나타났는데 왜 지금까지 모습을 들어내지 않았는지 옥이가 묻자, 그동안 다른 옥동자가 있어서 안타났는데 오늘은 안보이길래 이렇게 모습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옥동자가 하나가 아니구나"

"그러게요, 저도 놀랐어요, 혹시 옥이도 하나가 아닐 수도 있지 않을까요?"

 

하나인 줄 알았던 옥동자가 하나가 아니면, 옥이도 충분히 그럴 수도 있었다. 확인할 방법은 없었다. 옥이의 힘으로도 아직 다른 옥이의 힘을 감지한 적은 없으니까. 

 

영화는 자신에게 옥이의 힘을 주는 옥반지를 만지작 거렸다. 이 반지를 끼고 옥이의 힘을 받아들이면 옥이로 변할 수 있었다.

 

이 반지는 오래 다녔던 절에서 어떤 이모 한테 받게 됐다. 그때 영화는 자신이 세상을 구할거라고 호언장담하던 어린아이에서 이제막 소녀의 시기를 거쳐 어른이 되어가고 있었던 시기였다. 

 

"영화라고 했니? 세상을 구하고 싶어?"

"네! 저는 히어로가 되서 세상을 구할 거예요"

 

그때 자신이 그 이모한테 그런 말을 하지 않았으면 이 반지를 받지 않았었겠지?

 

"그러면 이 반지가 꼭 필요하겠구나"

 

그때 이모는 선물이라며, 세상을 구할 아이에게 주는 선물로 반지를 주었다. 영화는 그 반지를 끼고 놀았다. 세상의 영웅인냥 행세하며 우선 자기 동네부터 구했다. 동네 골목대장이 되서 아이들을 이끌면서였다. 

 

그후 몇년동안 사실상 서랖에 방치된 반지였다. 반지를 꺼낸 건 한강의 다리가 무너질 때 자기 어머니가 그곳에 있었을 때였다. 

 

학교에서 소식을 전해 듣고 빨리 귀가했던 영화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을 탓하며 제발 제발 소원을 빌었다. 다리가 보이는 근처로 갔을 때는 부모님이 아이들을 집으로 강제로 귀가 시켰다. 

 

그때 영화는 제발 엄마를 구해달라고 기도했다. 그때 어디선가, 엄마를 구하고 싶으면 내 힘을 이용해라는 소리가 들렸다. 마치 신화속의 거대한 자연이 자신에게 말을 거는 느낌이었다. 

 

그때 이상한 기운을 느낀 영화는 중력에 이끌리듯 자연스럽게 서랖을 열었다. 그때 세상을 구하려면 필요할 거라던 옥반지가 눈에 띄었다. 

 

옥반지를 손에 든 영화였다. 그동안은 아무 일도 없었는데 그날따라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옥반지를 손에 들자, 마치 자신에게 '나와 같이 세상을 구하자'라는 말이 들리는 것 같았다.

 

주변을 둘러 보았지만 아무도 없었다. 아빠도 엄마가 보이는 장소로 가 있었다. 그때 반지를 조심스럽게 껴보는 영화였다. 옥이의 힘이 느껴지고, 옥이로 변하게 됐다. 

 

그리고 사람들을 구해낸 옥이였다. 처음으로 옥이가 세상에 모습을 들어낸 순간이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TV를 통해 지켜본 다른 무리가 있었다.

 

"옥이.."

 

전설속의 옥이가 있다면 그 신화속의 악들도 있었다.

옥이에게 이를 갈고 있는 나쁜놈들이었다.

 

아직 옥은 몰랐으나, 

이제 그 악들도 옥을 처치하기 위해 서서히 웅크렸던 몸을 바로서기 시작했다.

 

이제 옥은 그동안 지루하게 느꼈지만 다행이라 여겼던 평범한 보통의 날을 매우 그리워 할 수 밖에 없는 나날들이 오고 있다는 걸, 희미하게 아주 희미하게 느끼고만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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