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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하여 만들어 보는 캐릭터

김준한의 연기를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by 라한(羅瀚) 2024. 9.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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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한의 연기를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김준한의 연기를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이름: 장준화 

제목: 비선실장 

 

“국왕 폐하, 옥체를 강건히 하셔야합니다”

 

국민의 절반이 들고 일어났다. 제국주의를 폐지하고 입헌군주국으로의 전환을 외치며 제헌철폐 독재타도을 외치는 시민들 앞에 국왕이었던 이종은 할 말을 잃었다. 그런 이종의 앞에는 총리대신인 조한성이 국왕을 알현하고 있었다. 

 

진설은 이라는 인물은 그런 한성의 비서실장 겸, 국와의 비서실장이었다. 이중 비서실장으로 사실상 이 나라의 2인자는 설은이라는 말이 있었다. 

 

그리고 그런 설은의 비서로 일하고 있는 게 준화였는데, 준화의 입김은 설은을 통해서 세상으로 정해지고 있었다. 설은이 실질적인 국가의 2인자라면, 준화는 2.5인자 정도 되는 인물이었다. 그녀의 눈에 들어 이것저것하면서 마음까지 뺏겼지만 사실 이건 준화가 원하는 일은 아니었다. 다만 설은을 감시하라는 국왕의 밀명이 있었기 때문에 갖은 수모를 다 참고 견뎌왔던 게 바로 준화였다.

 

이 시대의 진정한 충신이었던 준화는 만약 이 나라를 위해, 국왕폐하를 위해 남아 있는 충신이 단 한명이라면 그건 바로 준화였다. 

 

설은은 총리대신과 그리고 의원총장과 더불어 국왕의 일을 통해 실무를 담당하는 최고 지휘관이었다. 아마 학교에서 학생들이 움직인다는 보고를 진작에 받았을 확률이 높다. 

 

그런데 아무런 보고도 총리에게도, 국왕에게도 하지 않았다는 건 의심스러운 상황이라고 생각하는 준화였다. 그러나 반 강제적이긴 하지만 일방적인 설은의 셀렉으로 설은의 연인이기도한 준화는 지금의 상황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고민이었다. 

 

국왕 이종은 좌절한 채 가만히 있었다. 한동안 그 모습을 바라보던 대신들은 총리의 신호로 모두 집무실에서 나왔다. 그렇게 회의실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비상상황이었다.

 

“시위대 상황은 어떻지?”

“지금 궁궐 바로 앞에서 경찰들과 대치중입니다.”

“궁궐의 벽을 넘는 자들은 강력히 처벌해야 합니다”

“국왕께서 아직 어떤 하명도 없으셨습니다.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대신들의 말이 오고 가고 있을 때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는 설은이었다. 설은이 밖으로 나가자 그의 신하였던 준화도 곧 밖으로 나왔다. 

 

설은은 곳 준화의 주머니에 손을 넣어 담배를 꺼냈다. 그러자 준화도 다른 손에 라이터를 꺼내 불을 붙인다.

 

“멍청한 놈들, 이렇게 가만히 있을꺼야?”

“그러면 어떻게, 네 생각은 어떻게 생각해 설은아”

“둘 중 하나지, 내려오든가, 아니면 만인지상의 자리를 강력하게 지켜서 굳건히 하던가”

 

학생들이 이렇게 일어서는 건 최근 외교문제 때문이었다. 전국 8도에서 하나씩 도시를 열강들에게 대여해주는 선택이었다. 

 

굴욕외교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임금의 자리에서 물러나라는 시위가 벌어졌다. 최근에는 임금의 자산이긴 하지만, 금광에서 사적으로 금을 기록도 하지 않고 꺼내 썼다는 이야기도 파다했다. 

 

군왕의 친인척에게만 국가사업의 이권을 몰아줬다는 이야기도 돌았다. 특히 동해만에서 발견된 유전을 헐값에 외국에 팔아버린다는 얘기는 참다 못한 시민들을 들끓게 만들었다. 

 

“모두 헛소문인 거 알잖아, 도대체 누가 그런 헛소문을 낸 걸..”

 

준화는 실제로 논의는 된 적 있어도 확정된 것이 없는 사실들이라는 걸 알기에 답답했다. 설은은 재밌다는 듯 웃었다. 

 

“거짓말이라고는 할 수 없지, 그런 논의가 됐던 건 사실이니까. 지금의 임금이 무능한 건 엄연한 사실이니까”

“아무리 설은이 너라도, 그런 말은 함부로 하면 안되는 거야”
 “뭐야. 지금 나 가르쳐? 이봐 장 비서. 지금 내 말을 무시하는 건가?”

 

준화는 설은의 왼쪽 어깨에 팔을 올려 벽치기를 했다. 

 

“실장님, 실장님이야 말로 제 의견을 묵살하시는 겁니까?”

“내가 감히 우리 장 비서 말을 무시 하겠어?”

 

설은은 곧장 준화를 끌어당겨 입을 맞췄다. 얼떨결에 키스를 하고만 준화였지만 곧 설은과 준화의 입은 떨어졌다. 설은의 입에서 담배연기가 나왔고 그대로 연기를 마셔버린 준화였다. 

 

콜록콜록 기침을 해대는 준화, 그런 준화를 두드려주는 설은이었다.

 

“미안, 순간 너무 매력적이니까 깜박했네”

 

처음 준화한테 설은이 마음을 표시했을 때 준화는 무시했다. 약간 제멋대로이 성격인 설은과 자신은 맞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특히 충성파인 준화와 정당파에 가까웠던 설은은 서로 의견이 맞지 않아 궁궐에서도 많은 다툼을 했다. 두 사람의 설전이 끝나지 않아 퇴근을 못하는 궁인들이 수백이었을 정도로, 지금은 누구보다 가까운 사이가 됐지만 그건 어느 날 당시 세자였던 지금의 임금인 이종이 준화를 부르면서였다. 

 

“준화, 너는 끝까지 나를 태자로 여겨준 유일한 인물이다”

 

이종의 어머니는 권력을 이용해 여러가지 비리를 저질렀다. 이게 예전 조선이었으면 그냥 무마될 일이었으나 지금은 현대화가 되어버린 대한제국이었다. 

 

거기다 이종의 어머니는 중전이 아니라 빈이었다. 그래서 아들이 없는 중전의 공격을 받게 됐고 결국 중전의 책략을 죄인으로 조사를 받고 구금되기에 이른다. 

 

그러나 아들이 없었던 중전은 어머니를 살리고 싶으면 자신의 양자가 되라고 이종에게 반 협박을 한다. 아무래도 어디로 튈지 모르는 다른 왕자들 보다는 그래도 얌전하고 조용한 척하고 있는 이종을 자신의 양자로 맡아 자신의 손으로 기르는 게 나아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때부터 이종은 더욱 더 고개를 조아려 이 나라의 국모, 중전을 친 어머니보다 지극한 정성으로 모셨다. 발톱을 숨기고서였다. 그리고 몇 년 후 중전의 힘을 바탕으로 성장한 진설은을 알게 된다. 중전의 조카였다. 

 

중전이 어떻게 이 니라를 장악하고 있는 지 파악한 세자는 자신의 사람으로 중전을 감시하기 시작한다. 그 시작으로 준화에게 설은의 감시역을 부탁하게 된 것이었다. 

 

준화는 내키지 않았지만 이를 받아들인다. 그게 몸으로 만으로도 부족해 마음으로 까지 때워야 하는 일인 줄 알았다면 그때 그만뒀어야 했을까. 

 

처음에는 세자 이종의 명령으로만 설은을 감시했던 준화였으나 점차 그녀도 이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갖은 애를 다 쓰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자신처럼 아버지를 일찍 여위어서 홀어머니 밑에서 더욱 고생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설은도 그쯤에 준화가 어머니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두 아버지가 현충원에 함께 모셔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오래전 임금을 암살하기 위한 시도가 있었고 그날 준화와 설은의 아버지가 사고현장에서 즉사하게 됐다. 그때부터 준화는 그놈들을 증오하며 그들이 하던 반임금파에 반대편에 서게 됐다. 

 

그리고 어쩌면 지금도 그 놈들이 시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게 아닐까 찾아내고 있었다. 준화와 다른 성향으로 준화가 그 날 이후 임금에게 충성하는 계기가 됐다면, 설은은 임금의 편에서도 안전할 수 없다고 생각한 인물이었다.

 

임금이 아닌, 자신의 힘을 키워 자신을 지키게 된 게 설은이었다. 그래서 남작 하기 힘든 일도 여자의 몸으로 해냈다. 그러다 보니 누구보다 시기와 질투를 받게 되고 이를 무시하면서 얼음공주라는 별명까지 얻게 됐다. 

 

그렇게 차갑게 사람들을 대하고 있었던 날, 자신과 똑 같은 아픔을 가지고 있던 준화가 눈에 들어오게 된 것이었다.

 

“어떤 관계예요?”

 

비석에 적힌 성은 준화와 같은 장씨였으나 혹시 모를 일이었다. 전혀 관계 없는 사람이거나 그냥 아는 사람일 수도 있으니까, 추모란 꼭 가족만을 위해 하는 건 아니었으니까. 

 

그러나 준화의 입에서 나온 말에 그녀는 완벽히 닫혀 있던 문이 살짝 열리게 됐다. 그리고 한 번 열린 문은 이제는 닫기가 힘들어져 버리게 됐다. 

 

“아버지입니다.”

 

그렇게 존재하고 있는 지도 몰랐던 같은 출입구를 오고가며 일하고 있던 준화였지만 그때부터 설은의 시야에 들어오게 된다. 

 

“밥 먹었어요?” 가 밥먹으로 가요가 되고, 차 한잔 어때요가 영화 한편 볼래요가 되고, 영화를 보다가 길을 같이 걷게 되고 손등이 다이고, 손등이 아닌 손 바닥을 마주하게 되고 마주하던 게 손 바닥을 넘어 입술이 되고, 온 몸을 비밀없이 보고 듣고 나누게 된 사이가 되었다. 

 

“사람들, 이대로 끝나지는 않을 것 같지?”

 

설은의 말에 준화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라의 앞날이 어두웠다. 바람 앞의 등불이었다. 여러가지 해야하는 일들은 많은데, 이제 국민들은 임금에게 그런 일을 하지 말라고 한다. 거기다 의회의 놈들은 지금을 기회라고 봤는지 어느새 시위대에 합류했다. 

 

“총동원령을 내려야 하는 거 아닌가 몰라”

 

설은이 시위대를 압박하려는 말을 하자 준화는 의심스러웠다. 아직 설은이 저 시위대와 관련이 없다는 확증 또한 없었으니까. 반대로 시위대와 밀접하게 접촉하고 있다는 증거도 없었다. 

 

“계염령이라도 내려야 된다는 말이야?”

“그 정도로 위험한 상황이라는 거지, 저 놈들 벌써 사흘밤째 저러고 있어. 해산도 안하고 있고”

 

경찰과 대치중인 시위대는 경찰들을 압박했다. 경찰들은 그럴 때마다 뒤로 밀리고 있었다. 시민들을 다치게 해서는 안된다는 어명만 있었을 뿐이었으니까. 

 

그때 경찰총장이 찢어진 경복을 입고 입궐하고 있었다. 360도 시위대가 점거중이라 하늘에서 날아오지 않는 한 시위대를 뚫고 와야만 했다. 

 

“비서실장, 폐하는 어디 계신가? 만나뵈어야 겠네”

“무슨 일입니까?”

“유혈 사태야. 이대로면 경찰들에서도 사장자가 나오게 생겼어, 공권력이 힘을 못쓰니 폐하게 확실한 답안을 받아야겠네, 이대로면 곧 궁궐이야”

 

그때 이들의 시선에 보인 건 8살 짜리 세자의 모습이었다. 준화는 그런 세자를 보고 어떻게든 아둥바둥 버텨온 지금의 임금인 이종을 떠올렸다. 

 

“지금 아버님이 위험한 겁니까?”

 

아직 옹알이를 해도 부족하지 않을 나이에 또박또박 말을 이어가는 게 귀여우면서 안타까움이 드는 준화였다. 곧 세자와 눈을 맞추기 위해 한 쪽 무릎을 꿇은 준화는 세자를 똑바로 쳐다보고 애기했다. 

 

“아닙니다 전하, 잠시 고민할 거리가 생기십겁니다. 폐하께서는 잠시 고민중에 있는 겁니다”

“…”

 

경찰총장도, 설은도 세자를 보고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때 멀리서 어떤 일행들이 보였다. 궁궐에서 저렇게 대놓고 많은 사람들을 이끄는 자는 한 사람 밖에 없었다. 만인지상의 자리에 앉은 사람. 이 나라의 절대 권력자 단 한 명이었다. 

 

“폐, 폐하.”

 

곧 임금을 발견한 신하들이 예를 갖췄다. 임금이 천천히 궁궐의 정문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광화문 앞에는 사람들이 임금은 나와 사과하라! 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었다. 

 

사람들의 구호소리가 담벼락을 넘어 걸어나가고 있는 임금에게 똑똑히 들렸다. 

 

“내가, 나가 사과를 하기를 원하는 구나”

 

힘 없이 읊조리는 폐하를 보고 있으니 갑자기 눈물이 나는 준화였다.

 

“폐하, 어찌.. “

“방도를 고민해봤는데 없다. 저들은 이미 나를 믿지 않고 있으니 내 어찌 이 자리에 연연해야겠느냐, 예전에는 살려고 이 자리를 원했지만, 지금은 살려고 이 자리를 내어 놓는다.”

 

그렇게 광화문으로 향하는 임금의 뒷 모습을 보던 준화는 곧 임금의 뒤를 따르려 한다. 그때 설은이 준화의 손을 잡았다. 준화는 잠시 설은의 손을 잡고 밀었다. 

 

“곧, 올게”

 

그리고 임금의 옆으로 갔다. 그렇게 마지막까지 임금에게 충성하는 신하들이 임금의 곁에 섰다. 광화문이 열리자 시민들의 구호가 사라졌다. 

 

“국왕 폐하시다,”

 

시위자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임금이 마이크를 들어 이야기를 하려고 할 떄, 임금의 목소리가 아니라 한 발의 총성이 대신하여 울렸다. 곧 임금은 목소리가 아닌 피를 입밖으로 내보이며 쓰러졌다. 

 

“크윽”

“폐하!!”

 

순간 놀란 준화는 온 몸을 대자로 벌려 폐하의 주변을 막았다. 충신들이 모두 그러했고, 시민들은 갑자기 흩어지기 시작했다. 경찰들과 궁궐의 친위경호대들이 서둘러 대열을 갖추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 발의 총성이 더 울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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