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지현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남지현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이름: 남지수
제목: 지수평가
세상은 가끔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일어나고는 한다. 절대의 영역은 없다는 걸 증명하듯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은 갑자기 찾아온다. 누구는 기적이라는 말로 부르고 누구는 절망이라는 말로 누구에게는 희망이었다.
“음.. 그러니까 팀장님..”
“그래, 우리 팀이 가기로 했으니까. 지수씨도 준비해, 우리 팀 에이스잖아.”
“저, 두 달 뒤면 결혼식인데”
“지수야. 이런 기회가 일생에 한 번 올 것 같아? 아니 어떤 세대가 이런 경험을 할 수 있을까? 선택은 지수 니가 하는데, 잘 생각해봐, 지금 결정해도 되고. 오늘 까지만 알려줘 말 그대로 급하니까.”
지수는 미국인이다. 그러나 대한민국 사람이었다. 그리고 오늘 대한민국이 무너졌다. 지수는 태어났을 때부터 미국 사람이었기에 한국에 대한 애정도 관심도 없었지만 부모는 달랐다.
당장 지수의 위로 오빠와 언니는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에 대한 관심이 많이 있었다. 지수가 생겨난 곳은 한국이라고 들었지만 태어난 곳은 미국이었다.
그런데 그런 대한민국이 얼마전 중국 대만과의 전쟁 여파로 인해 남북한까지 전쟁이 났고 불바다가 됐다. 여파는 일본까지 닿아있었다. 일본은 위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의 충돌 때 해양세력의 편에 있었지만 그 전쟁 때문이 아닌 자연에 의해서 난리가 났다.
당장 미국의 물자들이 한국과 대만을 지원하기 위해 일본에 수백 조, 아니 수 천조의 물자가 전달됐을 때 일본에서 대 지진이 나서 일본의 국가뿐만 아니라 미국의 지원물자까지 날아갔다.
그리고 중국의 혁명군은 연합하여 중국 내에 민주주의가 활개쳤다. 남북한도 평화조약을 서약하고 전쟁을 종결 지었다. 사실상 북한 정부의 패배였다.
대만과 중국 혁명군은 연합하여 중국 공산당을 압박했다. 미국과 러시아의 알력싸움은 이미 우크라이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때부터 쭉 이어왔다. 그러다 이번에는 미국이 승리할 수 있는 요인이 되었다. 수 천조, 해가 넘는 자본금을 투입했기 때문이었다.
지수는 그런 장면들을 감나라 배나라 하면서 스크린 속으로만, 미디어로만 접했다. 그런데 지금은 이제 그 나라들로 떠날 기회를 얻게 됐다. 기회가 맞는데 타이밍이 불편했다. 일생을 함께 하기로 한 남자와 백년가약을 올리기 두 달 전의 상황이었으니까.
지수의 남자는 오랜 친구였다. 그도 지수처럼 한국인이었지만 미국인이었다. 어차피 살아보니까 너고 앞으로도 너일텐데 빨리 결혼하자며 청혼을 해왔고 지수는 이를 받아들이고 결혼식을 준비했는데, 그 안에 동아시아로 건너가는 일이 생겼다. 한 번도 밟아보지 못한 어머니와 아버지, 그리고 오빠와 언니의 고향이었다.
그곳에서 지수가 다니고 있는 ‘인덱스 와이즈 캐피탈(IndexWise Capital)’에서 한국(남북한), 일본, 그리고 중국과 대만에 투자할 가치가 있는 상품이 있는지 그러면 얼마나 투자를 해야 하는 지 부동산부터 여러가지에 대한 지수평가를 위해서였다.
특히 지수는 이번 결혼식을 위해서 사람들이 꺼려하는 개방을 선포한 쿠라와 왕이 혁명에 의해 외국으로 달아난 태국이라던지, 그리고 아직 미개척지가 많은 인도, 아프리카의 투자에서 꽤 혁혁한 공을 세웠다.
그래서 인와캐(회사 줄임말)의 지분은 이미 임원 수준일 정도였다. 바로바로 수익이 나는 구조가 아니라 미래의 수익을 대신해 회사 지분을 보너스로 더 많이 주면서 지수를 회사에 잡아넣은 사람이었다.
연봉은 회사 내에서 과장급일 뿐이었지만, 주식 이익금은 아마 사내 최고였을 것이다. 아마 지수를 위해 발행된 주식으로 인해 지수가 이 회사의 최고주주와 맞먹거나 더 많다는 소문이 많았고 실제로 그랬다. 그리고 2년후, 4년후, 6년후 등으로 회사채를 최소 금액으로 이 정도는 보장하여 구입하겠다는 계약서를 가지고 있었다.
그만큼 지수는 아래에서부터 차근차근 위로 올라온 가장 성공한 케이스였다. 일반 사원이 과장이 되는데 걸리는 시간은 인외캐 정도 규모의 회사에서는 대략 20년정도 걸릴 수 있겠지만 지수는 이제 28살, 24살부터 4년간 회사에서 단기간으로 엄청난 승진을 한 초 엘리트였다.
그 소문이 얼마나 퍼졌으면 미국의 하원의원이 직접 보좌관으로 지수를 캐스팅하러 다녀왔다. 이 소문은 단기간에 회사에 전해졌고 회사에서는 또 더욱 더 파급적인 제안을 지수에게 할 수밖에 없었다. 인재를 빼앗기지 않게.
그리고 지수에게 당연히 임원을 제안했지만, 그 임원은 받지 않았다. 대신 바지사장급으로 지수의 남편이 될 영탁을 임원으로 승진시켰다. 그래서 영탁은 부사장이 되어 활약하고 있었다.
“아..”
지수도 사실 결혼 날짜를 잡기 전인 8개월 전만해도 이런 상황이 펼쳐질 걸 줄 알았으면 결혼식 날짜를 굳이 잡지 않았을 수도 있다. 전쟁은 7개월 전에 터졌고 종전이 됐고 현재는 수습 중에 있었다.
동아시아의 대파란은 정말로 엄청난 것이었다. 인류의 역사에 비공식 3차 세계대전이라고 명시될 재앙급의 전쟁이었다.
그리고 그런 일이 끝났고, 이제 사후 복구에 대한 문제였다. 지수는 단 한 번도 궁금해한 적 없었던 나라 대한민국에 이번의 계기로 들어가고 싶다고 생각이 들긴 했다.
일 욕심이 많았기에 그 많은 일들을 제대로, 잘 처리했던 지수였으니까. 이번에도 해보고 싶긴 했다. 팀장의 말대로 이런 일이 두 번 다시 일어날 수 있을까? 이 삶을 다해도, 그리고 인류의 역사에도 과연 있을 가 싶었다.
한국에 관심은 없었지만 역사는 배웠던 지수는 지금 이 순간은 오래전 이미 세계단일전쟁으로 최고의 인원수가 동원됐다는 고수전쟁(고구려 대 수나라)의 직후 고구려로 가는 일과 같았다. 아니 단순히 고수전쟁이 아니라 고수전쟁 이후 고당전쟁, 그리고 신라의 통일전쟁, 백제와 고구려가 지도에서 지워지고 신라와 당나라가 다시 그 영토를 두고 치르는 전쟁도 끝난 그런 상황이었다 당장 동아시아로만 표현해서 그렇지 포에니 전쟁 직후, 트로이 전쟁 이후, 그리고 서로마제국이 훈족과 고트족에게 밀려 갑자기 지도상에서 사라진 직후의 이야기가 펼쳐져 있는 것이었다.
프랑크 왕국이 쪼개져 프랑스와 독일과 이탈리아가 나눠지는 그런 시기, 프로이센이 처음으로 100개의 나라들을 통일하고 철혈대제의 자리에 오르는 느낌, 이탈리가 수십개의 나라를 물리치고 마침내 통일 이탈리아 제국으로 거듭나는 시기,
원나라가 망하고 명나라가 들어설 때, 고려가 갑자기 조선으로 개국 되었을 그런 하나의 운명이 끝나고 새로운 운명이 시작되는 그런 시기였던 것이었다.
“가고싶긴한데”
가고 싶은데, 그러면 결혼식은 어떻게 해야 할지 머리가 고달팠다. 평소에도 사실 결혼을 노래를 부르던 남자친구였다. 그러나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우리 아직 팔팔한 20대라고, 한참 건강할 때니까 한참 일할 때라고 말하던 지수였다.
그럴 때마다 삐친 남자친구였지만 또 지수를 좋아하고 이해하니까 먼저 항복을 선언해왔다. 만약에 이번에 한국 파견 때문에 결혼을 미루자고 하면 또 얼마나 속상해할까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역시 가고 싶다.
“갈게요, 팀장님. 제가 가겠습니다”
“너만 가는 거 아냐, 너도 가는 거지. 잘 생각했다”
특히 이번에 자신의 팀장과 함께 가는 건 중요했다. 자신이 일한 사람 중에 유일하게 배울 게 있다고 생각한 사람이었다. 그동안은 자신보다 능력이 좋지 않은 사람을 윗사람으로 만나 자신은 상사운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이번 팀장은 달랐다.
한국에서 부장급까지 했다고 들었는데, 전쟁을 피해 미국으로 왔는데 단기간에 회사 업무에 적응하며 많은 활약을 한 인물이었다. 부장이 가장 최선의 실무자리라 한국에서 부장까지 했지 실제로는 임원급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런 그는 한국에 남아서 한국을 지켰 어야 했는 데라며 늘 후회했지만 가족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미국으로 왔다. 그의 부인이 미국인이었는데, 지금까지 남편을 위해 자신이 한국에 있었으니까. 이제는 자신이 나를 위해 미국으로 가자는 말에 설득되지 않을 수가 없었다고 했다.
그런데 이번에 일을 핑계로, 한국으로 가는 것이었다. 지수의 남편은 군인 가족이었다. 지수 남편만 군인이 아니었는데 이번에 한국에 함께 가는 특파원으로 시아버지가 여단장으로 함께 하게 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아직 남편 될 사람한테 얘기도 안 했는데, 이러다 선수를 빼앗기겠단 생각에 바로 전화를 들었다.
“나 할말이 있는데”
지수를 잘 아는 남자친구는 설마 하는 마음이었지만, 먼저 마음을 열었다. 너네 회사 소식을 얼마전에 아버지한테 들었다고, 너네 회사에서 이번 동사이가 복구 사업에 함께 할 파트너스로 선정됐다고 했다.
그리고 이런 일에 재능을 보인 지수가 당연히 함께 가는 것인지 그러면 너네 결혼식은 어떻게 될지 물었는데 남자친구는 그래서 자신이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결혼식을 꼭 미국에서 할 필요 없지 않냐고 물었다.
자신도, 지수도 미국인이긴 하지만 겉모습과 외모만 보면 100% 한국인이었다. 미국계 한국인, 국적만 미국인 한국사람이나 다를 바가 없었다.
“우리, 한국에서 한국을 위해 일하면서, 거기서 결혼식을 올리자”
아마 한국 사람들에게도 희망이 되지 않을까 말했다. 하지만 겨우 두 달 이란 시간이지 않냐는 질문에 뭐 날짜는 옮기면 되지, 다만 나는 너랑 결혼식을 올리지 않을 생각이 없다고 했다.
지금 일은 단기간에 안 끝난다. 최소 2년, 길면 10년이 걸릴지도 모르는 사업이었다. 그런데 자기는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고 했다. 지금부터 이미 매일매일 지수 옆에 있고 싶다고, 그렇게 생떼 아닌 생떼를 쓰는 남자친구였다.
가지 말란 말은 아니었으니까 지수도 남자친구의 말을 들었다.
“나도 너 아닌 다른 사람이랑 결혼할 생각은 없었어, 그런데 이제 이 기회”
“됐어 거기까지. 니 마음도 잘 알고 내 마음도 표현했고, 우리는 결혼식은 한국에서 올리자, 한국으로 가자”
그렇게 곧장 한국으로 갈 준비를 하는 지수였다. 지수의 남자친구는 회사의 임원으로는 함께 할 수 없어 사직했다. 어차피 회사의 지분은 지수 몫이었고 지수의 승진 대신 남자친구가 하는 것이었다. 지수가 어차피 한국으로 갈 때 과장급보단 직급이 확 올라가는 게 좋아 보였다. 그러면 현재 일하는 팀장보다 직급이 높아지는 게 문제였지만, 팀장은 괜찮다고 했다.
“아뇨, 제가 불편해요. 그냥 그대로 가죠”
지수는 남편의 직급을 이어받지 않고 그대로 과장인 채로 출발했다. 그렇게 전후 복구에 대한 지수평가를 하러 출발을 한다.
지수의 지수평가로 인해 대한민국은 새로운 미래의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한국인에게는 지수가 희망이었다.
그런데 막상 가서 본 것 광경은 지옥도가 펼쳐져 있을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끈질기게 버티고 선 사람들의 삶이 이어져 있었다.
폐허 속에 핀 꽃처럼, 그들은 과거의 슬픔을 기억하며 미래의 희망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었다.
“이 나라,, 참 이상한 나라네”
이미 백 년 전 빼앗겼던 나라를 되찾는데 35년이 걸렸고 이를 복구하며 일인당 GDP는 나를 빼앗았던 나라를 앞서갔던 나라였다.
7개월 만에 끝난 전쟁에 대한 복구는 더 빠를 거라며, 희망을 놓지 않는 사람들을 보며, 지수는 생각보다 더 높은 지수평가를 해야 할 것 같다고, 왠지 모르게 벅 차오르는 가슴을 진정시켰다.
“꽤 대단한 나라네, 대한민국, 왠지 여기서 결혼을 하게 되는 건, 정말 잘한 것 같아”
처음에는 전쟁직후의 세계에서 제대로 된 결혼식이 가능할 까 싶었는데, 오히려 희망의 상징처럼 되어버리는 지수였다.
그렇게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의 성대한 축복속에 결혼식을 올리게 될 지수였다. 지수도 객관적으로 대한민국을 평가 해야함을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높은 지수평가가 나올 것임이 예감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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