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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하여 만들어 보는 캐릭터

하연수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by 라한(羅瀚) 2024. 8.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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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연수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하연수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이름: 수화연

제목: 화연의 걸작

 

‘천재’ 라는 수식어를 달고 살았던 화연. 

분야는 무려 수학과 미술이었다. 

 

천재 수학자가 되길 바랐던 부모님과의 기대와는 달리

화연은 그림을 더 좋아했고 하고싶어 했다.

 

“화연아 그림이 그렇게 좋니?”

“응”

 

0.1초의 망설임도 없이 화연은 그렇다는 대답을 했지만

그에 상응하는 반응은 한숨이었다. 

 

분명히 이 나라를 이끌어갈 어쩌면 세상을 뒤집을 만한 천재였는데

어째서 그런 재능을 버리고 화가가 되길 원하는 것인지 

 

“수학도 재밌지 않아?”

“수학도 재밌는데 그림은 더 재밌어”

“왜?”

 

“봐 봐 엄마”

 

화연은 두 부모님 앞에서 그림이 수학이라는 걸 증명해내듯

그림의 색의 온도. 빛의 반사경을 숫자로 풀이한 어쩌고저쩌고를 풀어낸다.

붉은색으로 보이는 색상번호 600번대, 그리고 그렇게 리치골드 698부터 실버 699,

여러 번호들을 만들어내고 그런 번호들이 하나의 조화를 이루었을 때

 

0과 1의 숫자가 만든 세상처럼, 색이란 빛의 투과로 만들어낸 100진수 이내로 표현해낸

최고의 수학이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두 부모님은 그런 화연의 말을 어느 순간부터 이해하지 못한다. 

그러나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화연이 그림에 진심이라는 사실을.

 

“그래, 화연아. 그림 계속 그리자, 엄마는 응원할게”

“아빠도 응원해”

 

화연은 그렇게 그림 그린다. 

부모님은 화연이 최고의 화가가 될 거라고 예상했지만 또 화연은 

부모님의 예상과 다른 길을 가게 된다. 

 

“화연아..? 이게 맞지?”

 

단순한 그림을 그리는 게 아니라 이야기가 곁든 만화를 그리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렇게 웹툰 그림작가가 된 화연이었다. 

 

그림 실력만큼은 어떤 작가들 보다 대단했지만 

그렇게 큰 인기를 끌지 못하는 화연이었다. 

 

첫 작품이 그저 평타로 끝났다.

그러나 화연의 그림만은 알아본 여러 회사들이 있었고 

다른 스토리작가를 영입해서 그림을 그려 보는 게 어떨지

이런 제안을 많이 받는 화연이었다. 

 

그러나 화연은 그런 제안들 사이에 고민을 하다가

스토리르 받아 이야기를 만드는 그림작가가 아니라 

본인이 스토리까지 도전해보게 됐다.

 

자신의 능력인 ‘수학’이란 근거로 

사람들이 재밌어 하는 이야기를 수학의 공식으로 풀이해서

작품을 내는데 역시 평타는 치지만 대박은 없었다.

 

어디서 본 느낌은 있었지만 어디서도 못 본 느낌은 없었기 때문이었다. 

 

“재밌는데, 뭔가 2% 부족해”

 

그렇게 화연은 스토리도 그림도 아닌, 

이야기의 새 지평을 열기 위한 노력으로 기획 PD의 영역에 도전했다.

 

특별히 아주 재밌는 이야기는 만들지 못해도 

적어도 평균 이하의 작품을 만들지 않으니까. 

 

아이디어가 톡톡 티는 작가들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부분에서

화연은 누구보다 뛰어난 재능이 있었다. 

 

남들이 보지 못하는 미지의 세계, 수학이란 근거로 마련된 이야기의 구조들. 

그런 구조물들을 이해하면서 성공적인 작품이 무엇이 될지 예측이 되는 화연이었다.

 

“피디님은 어떻게 손 되는 작품 마다 평타는 치시네요?”

 

예전에는 초대박 작품이 없는 게 화연의 단점이었다면

이제는 망한 작품이 없는 게 화연의 특별한 장점이 되었다. 

 

팬데믹 시절 웹툰과 드라마, 영화 같은 OTT 영상 작품들이 

날개를 달고 치솟았으나 엔데믹 시대가 찾아오자 마자 

바닥으로 고꾸라지는 산업군이었다. 

 

원래 장기적으로 설장할 건 맞았지만 

슈퍼 초 단기적으로 산업이 성장하면서 

제대로 발을 맞추지 못한 탓에 소비자의 요구에 대한 눈높이를 맞추지 못한 탓이었다.

 

‘무언가를 할 시간’이 넘쳐서 비슷하거나 작품성이 떨어져도 

작품에 대한 소비가 활발했던 팬데믹과는 다른 엔데믹은 

 

최소한의 작품성이 보장 되어야 했다.

그리고 화연의 선택을 받은 작품은 특별하진 못할 수도 있어도

이런 작품성이 최소한으로는 보장되어 있었다.

 

화연의 말에 의하면 수학으로 계산된 이야기의 구조. 플롯들이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손 되는 작품마다 평타를 친다는 건 좋은 말일까?

 

자신에게 부러움을 꺼냈던 후보에게 연화는 역으로 질문했다.

그러자 후배는 말문이 막힌다. 

 

성공한 작품이 없다는 말로 들렸을까 봐 조심스럽게 얘기한다.

 

“그러니까, 저는 요전에 작품도, 지금 하는 것도 망해서.. 연중 위기거든요”

 

적어도 연화가 컨설팅 하고 있는 작품은 최소한의 완결까지는 가는 작품이니까.

 

“왜 그런 걸까 생각해봤어?”

 

연화의 질문에 후배는 괜한 말을 해서 

선배의 기분을 언짢게 했구나 후회했다. 

 

“아무래도 독자의 입맞춤에 맞지 않은 작품이지 않을까”

“독자가 한 두명이니 어떻게 다 입맛에 맞춰.”

“네? 그럼 다른..”

“독자가 보고 싶어하는 작품을 만들면 되는 건 맞지. 그런데 이거 하나만 기억해. 독자가 보고싶어 하는 작품은 결국 재밌는 작품이라는 거”

“아..”

“정치적 메시지, 하고싶은 이야기, 이런 거 다 필요 없어, 어차피 독자는 작품을 보고 그 작품으로 인해 사상이 변하거나 신념이 변하진 않아, 물론 누군가에게는 의미를 줄 수 있겠지”

“네에..”

“실제로 좋은 작품들이 그런 영향을 주는 건 맞아. 근데 그 좋은 작품은 의미가 좋아서 좋은 작품이 아니야. 재밌어서 좋은 작품이지”

“네..”

“그럼 여기서 재밌는 작품을 어떻게 만들까? 너는 이거부터 읽어봐”

 

화연이 후배에게 내민 건 웹툰 작품서라던지 이야기 만들기에 관한 책은 아니었다.

 

“심리책이네요..”

“독자는 결국 사람, 모든 사람에겐 마음이 있으니까”

“아..”

“이 책 읽고 보고서 써와. 그럼 내가 내 방법 전수해줄 게”

 

화연의 성공비법서를 전수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후배의 눈빛이 초롱해졌다.

 

“네 알게습니다. 제가 주말까지 다 읽고 보고서를”

“아니, 보고서를 위해 읽지 말고, 천천히 다 체득하면서 읽어”

“아. 네 알겠습니다 선배님!”

 

화연은 그렇게 후배에게 책을 건네주고

관리하는 작가들에게 연락을 한다. 

 

화연은 불규칙으로 작가들에게 연락하지 않는다.

작가가 작업하는 시간에 방해가 되지 않게 

그리고 언제든 무슨 일이 생기면 

화연 자신이 연락하는 시간에 ‘정리’해서 전달할 수 있게

적게는 일주일 길게는 한 달을 넘기지 않게 

작가의 특성에 맞춰 주기적으로 연락을 하는 화연이었다. 

 

작가들이 궁금해 하는 이야기,

작품에 대한 평가는 무엇인지 어떤 작품이 자신과 닮은 작품인지

그런 사소한 얘기 꺼리를 준비하고 

 

굳이 전달할 사항이 있으면 돌려 말하지 않고 

확실하게 이 부분에 대한 피드백을 전달한다.

 

그리고 절대로 작품에 대한 어떤 부분도 결정하지 않는다.

자신과 회사의 의견을 전달하기는 하나 모든 결정은 작가가 하게 한다. 

그러면서 작가의 예상된 결정에 미칠 예상도에 대한 설계도 그려준다.

 

그래서 한번 연화와 작업을 한 작가들은 

계속해서 연화와 작업을 하고 싶어한다. 

 

피디로서 최고의 피디라는 칭찬을 받으면서였다. 

그러나 연화는 3번 이상 똑 같은 작가와 연재를 하지 않는다. 

 

연화 스스로 자신에게 부족한 점에 대해서 안다.

‘수학’이라는 공식의 숫자 놀이에서는 자신은 완벽에 가까울 수도 있다.

그러나 신선함이라던지 새로운, 혁명적인 작품을 만들기엔 무리가 있다. 

 

그래서 새로운 공부를 하기 위해서라도 언제나 신입을 발굴하는 연화였다.

최근에는 그런 새로운 작품을 그릴 작가를 구하기 위해서 이리저리 돌아다녀보아도

 

마땅히 자신과 함께할만한 재목을 발견하지 못하는 연화였다. 

주변에서는 종없으면 너도 작였잖아, 많이 변했으니까 너가 다시 해보는 건 어때?

이런 얘기도 듣지만 그건 아니라는 생각을 하는 연화였다. 

 

그렇게 오늘도 인터넷 커뮤니티부터 학원까지

자신과 새롭게 작업할 작가를 찾아다니던 연화였다.

 

어느새 시간을 보니 오후 11시, 

바깥에는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날씨를 찾아보니 새벽 2시까지 거세게 내린다고 한다. 

 

“예보가 꼭 맞는 것도 아니고”

 

2시 이전에 비가 그칠 수도 있고, 더 내릴 수도 있다.

날씨는 가장 수학적이면서도 수학적이지 않다.

 

연화는 평소라면 버려진 우산이 가득했을 우산통이

오늘은 이상하리만큼 하나도 없는 사실을 발견한다.

 

마치 무언가가 일어날 것 같은 그런 수학적이지 않은 예감. 

 

“불길한 예감이 들고, 그게 실제로 일어나는 건 수학적일까..?”

 

아무리 자신이 수학에 대한 강자라도 

사람이 100% 수학으로만 살아갈 수 없다는 걸 안다. 

연화는 그런 부분을 또 한 이해하고 있다. 

수학자의 탐구로서 얻은 자세라면 누군가는 ‘?’ 만 그릴 수도 있을 행동이었다. 

 

연화는 건물 밖으로 나와 비가 내리는 거리를 본다.

비도 거세고 밤이라 가로등 불빛이 희미한 느낌이었다. 

 

뛰어가 편의점에 둘렀는데 이미 온 몸이 다 젖어 

우산을 지금 사는 게 의미가 있을 까 싶은 순간이었다.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누군가가 편의점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그러더니 가방을 바라보며 안 젖어 다행이다 생각했다.

 

문득 가방 안에 무엇이 들었길래 

저렇게 자신의 몸 보다 소중히 간직하고 있을까 궁금해진 연화였다.

 

수학에 가까운 삶을 살았던 연화는

이런 감정도 뇌 과학적에서는 수학으로 풀어낼 수 있겠지 생각했다. 

 

문득 그가 꺼내는 건 그림이었다.

그리고 글이 빼곡히 적힌 노트였다.

 

“아, 망했따”

 

이제 학생처럼 보이는 그,

그리고 그가 그린 그림이 자신의 망하지도 성공하지도 않았던

첫 작품과 비슷해 보이자 다가간다.

 

“이거 연화세기 아니에요?”

“아, 맞아요. 제가 엄청 좋아하는 작품이거든요”

“아. 그래요? 이건 뭐예요?”

“이건 제가 그린 그림과 쓴 글이예요”

 

연화는 봐도 되겠냐 묻고, 글과 그림을 보는데

어떤 수학으로도 표현이 안되는 감정이 솟구친다. 

 

“이거 좀 더 자세히 들어 볼 수 있어요?”

“아, 네!!”

 

수학으로만 계산했을 때는 설명이 안되는 부분들이었다.

망할 거라는 느낌과 성공할까? 라는 느낌이 동시에 들었다.

 

마치 1부터 6까지의 숫자를 가진 주사위를 주먹에 꽉 지고 있는 느낌이었다.

1이거나 6이거나, 확률은 6분의 1. 

 

그러나 머릿속에는 1과 6뿐이어서 1/2의 확률이 되는, 거짓확률. 

그런 거짓 확률을 던지고 픈 충동.

 

“저 이름이 어떻게 되세요? 저는 수연화라고 하거든요”

“아, 저는 잘그림이라고 해요”

“잘그림씨, 작가가 되고싶으신거죠?”

“네 꿈이예요! 오늘도 학원에서 늦게 작업하다 보니까..”

 

연화는 그날 그림에게 자신을 소개하며

같이 작업을 해보자고 얘기했다.

 

그리고 그림이 그린 프롤로그와 작품을 

작품의 런칭을 위해 회사에 발표한다. 

 

사람들은 놀란다.

다른 사람도 아닌, 연화가 이런 작품을 가져오다니.

 

“허허.”

“재밌네”

“음. 뭐랄까”

 

사람들이 처음 불을 발견했을 때

이런 감정을 느끼지 않았을까 싶었다.

 

아니면 

 

처음으로 핵 폭발을 만났을 때

이런 감정이었을까?

 

달 착륙을 라이브로 본 사람들은

이런 반응이었을까?

 

오묘한 시선속에 연화는 살짝 웃었다.

 

1과 0이 떠오른 코드표를 보는 표정. 

10진수를 2진수로 표현했을 때의 느낌. 

 

훗날 

 

누군가는 이를 ‘도약’이라고 했을 거고

누군가는 이를 ‘혁명’이라 할 수 있고 

또 다른 누군가는 이를 ‘장난’이라 할 수도 있을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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