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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하여 만들어 보는 캐릭터

제이홉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by 라한(羅瀚) 2024. 8.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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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홉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제이홉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이름: 정호석

제목: HOPE HOME(호프 홈 / 희망집)

 

“아무리 희망하더라도 죽은 자가 되돌아오진 않아”

 

호석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굳이 절망에 빠져 있는 ‘윤혁’에게 희망따위 없다고 말하는 동료 ‘재중’을 보며 한 숨 속에 자신의 절망을 감출 뿐이었다. 

 

터벅터벅 두 사람에게 다가가는 호석, 재중과 마주친 눈빛을 뒤로하고 윤혁과 같이 바다를 바라보며 부둣가에 걸 터 앉는 호석이었다. 

 

“윤혁아, 재중이 말처럼 죽은 사람은 되 돌아오지 않지만, 그래도 넌 아직 살아 있잖아 그러니까 희망을 가졌으면 해”

“희망이요...? 희망이 무슨 쓸모가 있는데요. 제가 가장 원하는 걸 다 가져갔잖아요”

 

윤혁은 누군가에겐 희망이었다. 재난 속에서도 살아난 아이,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엄청난 사고에 의해서 모두가 절망에 빠졌을 때 처음으로 구조된 희망의 아이가 바로 윤혁이었다. 

 

같이 놀러 나왔던 가족들은 모두 사망한 채 유일하게 살아남았다. 혼자서 짊어진 절망은 감히 헤아릴 수 없을 정도 겠지만 애석하게 그는 국민의 희망이 되었다. 이 재난 속에 내려진 한 줄기 빛 줄기, 희망이 된 윤혁이었다. 호석은 윤혁에게 그저 이 날씨보다 조금 뜨거운 핫 팩 하나를 건내 준다. 

 

 윤혁이 사람들에게 준 희망에 비하면 아무 보잘 것 없지만 자신이 줄 수 있는 건 지금 이정 도가 다였다. 

 

“춥다, 감기 걸리면 그리워 일 마저도 버거우니까, 우선은 몸부터 챙기자, 안 그래도 찬 바람인데 바다바람은 더 차”

“형.. 나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해요?”

“같이 찾아보자. 윤혁아”

“차라리 내가 죽었어야 했는데”

“아니, 그런 건 없어 윤혁아”

 

사람들이 처음 윤혁이 발견됐을 때 수많은 사람들이 기쁨의 눈물을 흘렀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건물의 붕괴로 연결된 지하철부터 도로까지 후폭풍이 계속됐고, 수십만의 사람들이 매몰되었다는 이야기가 들렸다. 구조작전이 계속되는 중에 사고 현장에서 사체만 계속 나오고 있었다. 

 

그때 처음으로 들렸던 ‘살려주세요’라는 목소리가 들렸다. 수많은 잔해를 뚫고 흙더미 속 먼지 속에 얼굴을 들어낸 윤혁이었다. 윤혁은 그렇게 20시간 만에 처음으로 발견된 생존자였다. 

 

호석은 윤혁의 손을 꼭 잡아 주었다. 윤혁은 자신의 손을 잡은 호석의 손을 뿌리칠 수 없었다. 오히려 더 붙잡고 싶었다. 칠흑의 어둠속에서 놓쳤던 가족들의 손이 떠올랐다. 힘이 사라지고 공포심이 다시 차올라 자신의 손을 잡은 호석의 손을 더욱 꽉 잡았다.

 

윤혁이 부르르 몸을 떨자 호석은 윤혁을 끌어당겨 자신의 품에 안았다. 

 

“괜찮아, 괜찮아 윤혁아, 괜찮지 않으면 아직 일이 덜 끝난 것 뿐이고 곧 끝날 테니까 곧 괜찮아질꺼야”

“그거, 존 레논이 한 말이잖아요”

“이젠 내가 한 말인데? 이 정호석이?”

“… 그랬으면 좋겠네요. 근데 저 괜찮아져도 괜찮은거죠?”

“그럼 괜찮지 모두가 바라는 일 일꺼야”

 

호석은 윤혁을 끌어안아주었고, 윤혁은 호석의 품에서 달을 품은 밤처럼 저항없이 울었다. 윤혁의 슬픔을 끌어안은 호석을 보고 재중은 머리를 긁었다. 

 

윤혁이 자는 모습을 보며 나오는 호석을 따라 나오는 재중이었다. 재중은 윤혁이 다음으로 구조된 아이였다. 윤혁과 재중처럼 살아남은 아이들, 그러나 가족을 잃은 아이들이 많았다. 

 

그런 아이들 몇 명을 데리고 회복을 위해서 잠시 여행을 하고 있는 봉사단이 있었고, 호석은 봉사단원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형, 형은 괜찮아요?”

“나? 나는 괜찮지”

“정말요?”

 

호석은 자신에게 괜찮냐고 묻던 재중을 바라본다. 낮에만 해도 윤혁에게 정신차리라고 말하던 재중이었는데 이렇게 따뜻한 말도 할 줄 아는 아이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 들었어요. 형도 가족을 잃었다면서요”

 

호석은 이번 사고에 가족을 잃은 건 아니었다. 아주 오래전 시간을 거슬러 올랐을 때의 이야기였다. 

 

“정말 괜찮아져요?”

“재중아, 괜찮아진다는 게 아프지 않을 거라는 건 아니야. 생각하면 아프지, 그런데 그렇게 생각해도 괜찮을 정도로 강해진다는 거야”

“역시 괜찮아 지지 않는거군요..”

 

호석은 재중에가 다가가 머리를 흔들었다. 

 

“아 뭐예요, 머리 헝클어지잖아요”

“어차피 깜을 머리 잖아, 오늘은 이제 자야하고”

“아, 그래도,,”

“마음도 이런 거야 재중아”

“네?”

“어제 감았다고 오늘 안 감았다고 거 아니잖아. 오늘 안 괜찮다고 내일 안 괜찮은 거 아니고, 괜찮을 때도 있고 안 괜찮을 때도 있는데, 그래도 힘들어서 생각을 못하진 않게 될꺼야, 더 강해지든, 당장은 아프지 않은 흉터가 되든”

“.. 어른 같네요 형”

“좀 어른스럽나?”

“이상한 말만, 하니까요. 이해 안 돼요”

“… 너 말대로 어른이 되면 이해하게 될거다, 늦었어 자라”

“우리는 어떻게 되는걸까요?”

“어른들은 아이들을 포기하지 않아”

“정말요..? 근데 윤혁이도 그렇고 저도,, 이제 보살펴 줄 어른들 없잖아요. 시혁이는 이모라도 있고, 나원이는 그래도 언니가 어른인데”

“재중아, 우리는 너희가 살아준 게 너무 고마워”

“…”

 

재중은 아이들 중에서 그나마 어른스러웠던 아이였다. 처음에는 과묵했지만 마음을 열자 그동안의 혼자 고민을 천천히 호석에게 털어놓기 시작했다. 

 

호석은 그런 재중의 모든 고민을 해결해줄 수 없는 게 안타까웠지만, 그래도 함께 고민을 들어줄 수 있음에 감사했다. 과거의 자신처럼 혼자 버려졌다고 생각하지만 않아도 다행이라고 여겼다. 

 

“… 미안해요. 이런 말씀드려서”

“고맙다. 믿어줘서”

 

재중은 호석에게 90도로 허리를 굽혀 인사를 했다. 그 모습을 보자 호석도 바로 재중이 처럼 90도로 허리를 굽혀 인사를 했다. 두 사람의 허리가 180도가 되는 각도가 되었다. 이런 모습이 웃겼는지 재중이 먼저 일어나 웃었다.

 

“뭐 예요 형.”

“좋은 건 반면교사 삼아야지”

“형이 어른이니까, 제가 한 거잖아요”

“네가 어른스러우니까 내가 따라한 거잖아”

“그럼 자러 갈게요, 형도 잘자요”

 

그렇게 재중이 숙소로 자러 가는 사이, 호석은 이번 국내여행에 쓰이는 3대의 버스가 있는 곳으로 갔다. 여론은 힘들다더니 여행도 잘만 간다. 이런 질타를 쏟아냈다. 그래서 여행이 취소되었지만 그럼에도 호석과 몇 명 사람들이 자비를 내서라도 보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그렇게 처음 계획한 것에 10분의 1수준 밖에 되지 않지만 다같이 ‘극복’을 위한 ‘희망’ 여행을 하게 되었다. 원래는 6박7일로 꾸려진 일정이나 인원도 줄고 날짜도 2박3일로 줄었다. 

 

버스에 다가가니, 담배를 피고 있는 운전수가 보였다. 호석은 아저씨를 쳐다보다가 버스에 올라서 아이들이 버스에 남겨놓은 물건들을 쳐다보았다. 

 

여러가지의 이유가 있는 물건들, 이 물건들을 왜 이번 여행에 가져왔을까 생각을 해본다. 자기 물건이 아니라, 이제는 볼 수 없는 자들의 유품을 가져온 자들이 대다수였다. 그중 몇 명은 유품을 묻어주거나 보내주기도 해서 없기도 했다. 

 

버스에서 내리는데, 담배를 피지 않는다고 했던 아저씨가 떠올랐다. 

 

“담배 안핀다고 하지 않으셨어요?”

“끊었었지, 근데 쟈들을 보니까 생각이 나네요.”

“왜요.”

“불쌍하잖아”

“그렇게만 보지 말아주세요.”

“..알겠습니다. 노력할게요”

“다 느껴지니까, 기사님이 못하신 건 아닌데, 그게 더 힘들거든요..”

 

호석은 자신도 모르게 버스 운전 기사에게 말하면서 자신도 묻어두었던 과거의 이야기가 꺼내 졌다. 겨울이 지나 찾아오는 봄처럼 다시 오는 봄이 아니라, 이제는 두 번 다시 함께 할 수 없는 시간들이 과거에만 있는 그런 시간들 때문에 그리워져 앞으로 나갈 수 없었던 그런 시간들이 자신에게도 있었다.

 

그때 가장 힘든 건, 과거의 시간에 자신을 가둬 놓으려 했던 사람들이었다. 함께할 새로운 미래가 아닌, 과거 속의 이야기를 물어오는 사람들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호석은 잘 알고 있었다. 

 

“나아질 미래만 생각해보자구요. 그러려고 만든 시간이잖아요”

 

“미안합니다 선생님. 내도, 이 담배 다 버릴 게요”

 

기사도 주머니속 담배를 꺼내 쓰레기통에 버렸다. 오랜만에 샀을 담배였을 텐데 얼마 피지 못한 채 버렸다. 어쩌면 그런 행동이 호석의 말에 동의한다는 말을 행동으로 보여준 것일 수도 있었다. 

 

“담배를.. 피지 말란 건 아니었습니다.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이면 써도 좋죠”

“우리 아가, 11살인디요. 살아왔거든요. 쟤들 보면 미안해서, 우리 애는 왔는데, 재들 가족은 못 왔잖아요..”

 

아차 싶었던 호석, 그래, 여기에 지금 다같이 온 사람들은 일부러 ‘봉사’의 목적만 있는 사람들은 배제했었다. 봉사뿐만 아니라 관련이 있는 사람들을 봉사단원으로 뽑아 함께하고 있었다. 

 

자신처럼 과거의 사건을 겪어 이겨낼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지도교사, 그리고 여러가지로 어떻게 든 관련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들 위주로 모여 만든 만든 봉사단이었다. 

 

“같이 안 계셔도 괜찮아요?”

“엄마가 있쓴 게, 재들은.. 이제 없잖아..나라도 있어주면 좋겠다 해서, 근데 선생님처럼 마음을 건들이진 못하고, 몸이라도 움직이는데 도와줘야지”

 

호석은 재중이 자신에게 했던 90도 인사를 기사에게 올렸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호석의 행동에 놀라 기사도 90도로 허리를 숙여 호석에게 인사했다. 그렇게 전이되어 온 인사는 이 여행이 끝날 때까지 모두가 하는 행위가 되었다. 별 거 아닌 일인데 그렇게 전이가 되었다. 

 

호석은 여행이 마무리에 다가서자 아이들이 더욱 걱정됐다. 지금은 비슷한 또래들, 그리고 혼자인 친구들이 어떻게 든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게 된 거지만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으니까. 

 

그때 봉사당원 중 하나인 남준이 봉사당원 회의에 의견을 냈다. 

 

“저, 우리 여행으로만 끝내지 말고 쉐어하우스 같은 것도 운영해보는 게 어떨까요?”

“하우스요? 집이요?”

“네, 희망공간? 희망 터? 이런 이름으로”

 

다들 서로의 얼굴만 쳐다보았다. 확실하게 좋은 의견 같아 보이면서도 과연 잘 운영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되기 때문이었다. 

 

당장 지금은 모금운동을 하면 어느 정도 자금이 모일 순 있었다. 그런데 그런 부분에서 운영을 했을 때의 문제점들. 

 

특히 호석은 초반에는 마치 천사처럼 다가온 사람들이 악마로 변해가는 모습을 경험했기에 남준이 말한 의견에 동의가 되면서도 걱정이 더 컸다. 

 

“하지만, 여러가지 현실적인 문제들이..”

“저는 모금으로 진행되는 부분에선 어렵다고 생각하긴 해요”

 

호준이 걱정하는 말을, 지민이 먼저 꺼냈다. 그러자 호석은 모금은 힘들 것 같다는 자신의 의견을 꺼냈는데 그때 봉사단원 중 가장 어린 친구인 정국이 손을 들어 의견을 꺼냈다. 

 

“정말 좋은 생각인 거 같아요. 여기 보니까, 몇 명이 재능이 있는 거 같은데 그런 재능을 활용해 자금을 마련해보면 어떨까요?”

 

재능? 

 

호석은 봉사단원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글을 잘 쓰는 친구, 노래를 잘 부르는 친구, 그리고 춤을 잘 추는 친구들도 있었다.

몇 명은 인터뷰와 기록영상이라며 영상촬영을 돕는 친구들도 있었고, 특별하진 않을지도 몰라도 무언가 한 명씩 자신이 가진 장점은 가지고 있었다. 

 

“제가 모금으로 어렵다고 말한 부분에서 만약 저희가 모금이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운영된다면 꽤 괜찮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해요”

 

호석도 남준의 의견에 표를 던져주었다. 이 여행에 참여한 단원들은 일부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눠봐야 하지만 상처받아 희망이 필요한 사람들이 괜찮아질 때까지 함께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면, 정말로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호석은 그곳에서 어쩌면 자신도 다시 희망을 꿈꿔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꼭 현실로 만들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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