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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하여 만들어 보는 캐릭터

유라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by 라한(羅瀚) 2024. 8.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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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유라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이름: 김아영

제목: 그림의 숨결

 

“자 쓰리고!”

 

엄청난 기백으로 ‘퍽’ 소리가 날 정도로 화투를 바닥에 던졌지만

그게 패악이 될 줄은 몰랐다. 성공하면 더 큰 배수로 망하면 더 크게 망하는 ‘고’였고

그 고로 인해 벌었던 돈까지 잃고 마는 아영이었다. 

 

그렇게 몇 달간 모은 돈을 사촌에게 헌납하게 된 설날이었다. 

 

“안 돼! 이건 무효야! 사기라고!”

“손은 눈보다 빠르다! 이런 말이라도 하고싶은 모양인데, 그러게 왜 고를 했어, 우리 아영아~”

“이건 정말 무효잖아. 아니 어떻게 여기서 이렇게 되냐고!”

“룰이잖아. 룰에 따라야지” 

“이대론 안돼! 다른 게임 하자, 볼링 어때?”

“볼링? 싫어~ 너랑 볼링 치면 지는 게 뻔한데 왜 쳐”

“그럼 포켓볼 치러 가자”

“너나 해~, 정 그러면 수영으로 붙어보던지!”

“아니, 수영은 언니 주 종목이잖아.”

“볼링은 네 주 종목이잖아, 지는”

“아아아아~~”

 

그렇게 사과 폰을 사기 위해 모아놓은 아영의 용돈은 증발해버렸다.

하는 수 없이 3년은 써온 지금의 휴대폰을 다시 쓸 수밖에 없었다. 

아영은 다시 용돈을 모으기 위해 볼링장으로 갔다.

 

학교를 마치고 청소를 하면서 알음알음 모았던 용돈,

그런 아영의 피 같은 용돈은 언니의 해외여행 경비에 보태어졌다. 

 

“아 두고 봐, 다음 번엔 내가 이긴다”

 

이제는 고나, 스톱에 모든 게 걸린 고스톱이 아닌, 

더욱 더 대중화되어 있다고 볼 수 있는 섯다로 승부하기로 했다.

 

“다음 명절날의 취후의 승자는 나다.”

 

아영의 가족들은 모든 용돈을 한 명에게 몰아주는 서바이벌을 했다.

매번 똑같으면 강자 독식이 되기 때문에 매번 게임을 바꿨다.

그게 정해져 있는 건 아니고 다들 각자 하고싶은 게임 세가지를 바구니에 넣어 골랐다.

그중 한 개가 되는 것이었다. 

 

보통은 한 가지 게임은 협의해서 똑같이 적어 넣고 

다른 두 게임을 비밀에 부쳤는데, 가끔 게임이 끝나고 확인해보면

누군가 이 룰을 어기고 있는 건 확실했다. 

 

아영은 글씨체로 그 아이를 잡아내자 주장했는데

가족끼리 이런 걸로 의를 상하면 안 된다고 기각당했다. 

 

이후에는 설문폼을 이용하여 미리 받아, 글씨체 추격마저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아영은 다음 해외 여행 경비의 대상자는 자신이 될 것임을 다짐하며

열심히 참가비를 마련했다. 

 

그런데 이게 웬 걸, 

세계가 전염병으로 뒤 덥혀 펜데믹의 시대가 왔다. 

 

가족들끼리도 만나러 갈 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

 

“하느님 아버지, 부처님 예수님, 제우스님, 단군님 제발!”

 

아영은 모든 신께 빌었다. 

부디 얼른 전염병이 사라지기를. 

 

밖으로 나갈 수 없는 삶은 마치 집을 감옥처럼 느껴지게 만들었다.

재미가 없었다. 사는 게 뭔지, 왜 살아야 하는지 그런 생각이 들었다. 

 

“다들 어떻게 사나..”

 

인터넷으로 하나같이 전염병이 사라지길 원하면서도 

또 어떻게 다들 잘 살아가고 있는 것 같았다.

 

그때, 자신의 든든한 우군이었던 할아버지가 병으로 위독하다는 소식을 들었다.

거기다 할머니도 같이 감염되었다고 그런데 병원엔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 괜찮겠지?”

“그럼, 아영아 너무 걱정하지 말고, 공부 열심히 하고 있어”

 

비록 간병은 할 수 없었지만 언제라도 달려갈 수 있게

근처로 방을 잡은 가족들이었다. 

 

그러다, 결국 부고의 소식이 전해졌다.

명절이 아닌 날 처음으로 가족들이 모였다.

 

그러나 가족 이외에 아무도 올 수 없었고

돌아가셨다고 하지만, 마지막으로 볼 수도 없었다.

 

전염병 확산 방지로 인해서 선 화장 후 장례를 치리는 방식이었기 때문이었다.

 

“엄마.. 왜 나 할머니 못봐?”

 

아영은 속상했다. 

그럼에도 어쩔 수 없는 일들이었다. 냉혹한 현실에 아영은 눈물 지었다.

 

할머니와 함께 찍었던 사진을 보며 

가족들이 함께 노는 모습을 그림으로 그리는 아영이었다.

 

텅 빈 장례식장에, 할머니를 아는 사람들, 

이 장례식장에 오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얼굴을 그려 대신 참석하게 해주었다. 

 

그 모습을 보고 모두가 울었다. 

 

“우리 아영이 덕분에 할머니 가시는 길 외롭지 않으시겠다”

“정말.. 그럴까?”

 

명절날 모여 게임에 져도, 

몰래 손자 한 명 한 명 불러서,

 

받은 돈의 일부라도, 

이거라도 챙겨가라고, 그래야 명절 오는 재미를 알지 하면서

용돈을 챙겨주시던 할머니였으니까. 

 

그러면 또 모른 척 할머니가 이미 준 걸 알면서도

다시 모른 척 챙겨주던 할아버지. 

 

전염병에 걸려서 인지 할머니를 혼자 보낼 수 없다는 생각 때문인지

남은 가족들은 생각하지 않으시고 할머니를 따라가셨다. 

 

장례가 미쳐 끝나지도 않았는데

다시 새로운 장례를 하게 된 가족들이었다. 

 

“너무해..”

 

아영은 할머니를 사랑하는 할아버지의 마음도 알겠지만,

그래도 너무하다는 생각을 했다. 

 

‘나도, 할아버지 많이 사랑하는데’

할머니가 아무리 좋아도, 그래도 조금은 자신과 더 있다 가지..

 

받은 용돈, 어른이 되서 더 많이 돌려드리고싶었는데

그럴 수 없었다. 아직은 너무 어린 아영이었으니까. 

 

그렇게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위해, 

장례식에 찾아왔을 손님들을 대신해 초상화를 그렸다. 

 

두 조부모들이 같은 무덤에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아영은 상의가 다 젖을 정도로 눈물을 흘렸다.

 

처음 잃어보는 가족이었다. 

엄마도, 할아버지도 자신처럼 조부모를 보내어 봤겠지?

그리고 이제는 부모를..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을 때 구슬프게 우는 게 아니라,

눈물을 꾹 참고 있는 아빠에게 달려가 안기는 아영이었다.

 

아영이 뒤에서 자신을 안자 놀란 아빠는,

뒤돌아 아영을 안아주었다.

 

“아영아”

 

아빠도 울고 싶은데, 참고 있는 거겠지?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는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빠”

“아영아,”

 

아영은 문득, 할아버지랑 할머니가 아빠의 이름을 부르던 게 떠올랐다.

아주 어린 기억속에 왜 아빠한테 아빠라고 안하고 이름을 부르냐고 

화를 냈던 자신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 모습에 귀여워 죽으려고 하는 엄마와, 아빠, 그리고 할머니, 할아버지.

그리고 다른 가족들의 모습들이 필름처럼 스쳐갔다. 

 

더 많이 사랑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아영이었다. 

그렇게 조부모를 보내고 돌아오는 길, 

 

여전히 세상은 전염병으로 인해 멀어져 있었다.

아영도 장례가 아니었다면 가족들을 보지 못했을 것이었다. 

 

문득 아영은 이런 전염병을 막는 사람이 되고싶었다.

그럴러면 의사가 되어야 하는 걸까?

 

병균을 연구하는 연구원이 되어야하는 걸까?

그러다 아영의 그림 덕분에 할머니도, 할아버지도 힘을 내셨을 거라고 말해줬던

작은 고모의 말이 떠오른 아영이었다. 

 

“나는 사람들에게 힘을 주는, 그림을 그릴 거야”

 

아영은 그렇게 미술학원을 등록했는데,

아무리 노력해도 창작을 하는 부분은 약했다.

 

따라 그리는 건 누구보다 잘했는데,

창작미술은 아영이 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었다. 

 

“음..”

 

그림을 그만둬야 하나 고민하는데, 

옆에 앉았던 학원 친구가 아영에게 조언을 했다.

 

“그러면, 네가 잘하는 걸 살려봐, 사진을 그려봐”

 

그렇게 아영은 친구의 조언을 받아들여 사진을 보고 따라 그렸다.

 

“우와, 사진 같아..”

 

초 현실주의, 

아영의 그림은 새로운 분야의 창작과 같았다.

모든 창작은 모방으로부터 시작되었다는 말이 있듯이 

아영은 초현실주의 그림에서의 실력자가 된 것이었다. 

 

그렇게 아영은 사진 보다 사진 같은 그림을 그리며, 

자신의 그림을 통해 사람들을 위로하고 싶었다. 

 

예쁜 사진을 찍는 사진작가를 찾아가 이유를 설명하고 사진을 얻었다.

가끔은 직접 찍어보려고도 노력했는데

 

단 한 장을 얻기 위해 수배에 달하는 시간을 허비하기에는

아영에겐 참을 성이 없었다.

 

그림을 그릴 때는 마치 타임머신이라도 탄 듯이 

느낄 새도 없이 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렸는데,

 

원하는 예쁜 사진을 찍기에 기다리는 시간을 아영은 버틸 수 없었다.

그래서 직접 사진을 찍고, 그걸 그릴 수 있으면 금상첨화였겠지만 

너무 욕심을 내는 건 좋지 않기에 

 

모두가 잘하는 분야가 또 따로 있기에

그 분야에서도 장르가 다르기에,

 

아영 스스로도 그림을 잘 그리지만, 새롭게 창작하는 건 못하고

따라 그리는 걸 잘하는 것이기에, 

 

사진을 잘 찍는 건 누군가에게 넘겨주기로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영의 그림실력은 워낙 출중한 초현실주의 관점에서 완벽의 지평선을 넘어선 

새로운 세계의 지평선을 열어주는 분야였기에

 

많은 작가들이 아영과 협업을 하려고 몰려들었다.

그러던 중에 아영은 혜리라는 작가와, 소진이라는 작가, 그리고 민아라는 작가와 친해지게 됐다. 특히 유라라는 작가와는 마치 한 몸처럼 모든 게 통했다. 

 

네 명 다 사진을 좋아했다. 

네 명의 사진을 돌아가며 그림을 그린 아영은 이 그림을 통해 전시회를 열기로 했다.

 

전시회의 제목을 뭐라고 지을까 고민하다가

‘여성들의 날’이라고 지었다. 전시회 시작도 여성의 날인 3월 8일로 정했다. 

 

특별히 여성들을 위해 그림을 그린 건 아니지만,

그래서 3.8 당일에만 여성들에겐 전면으로 무료로 전시회를 공개하기로 했다.

 

“내가 유명 작가도 아니고 얼마나 오겠어”

“그래도 모르지, 이렇게 잘 그리잖아, 그리고 너 SNS에서는 스타야”

“거긴 다 스타지~”

 

1명이라도 오면 다행이라고 생각한 아영의 여성들의 날, 전시회였는데

그 여성들끼리, 그리고 여성들의 남자친구와 여러 지인들이 함께

수많은 사람들, 어림잡아도 수천명은 되는 사람들이 아영의 그림을 보러 왔다.

 

그 중에는 그림을 구매하겠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아영에게 있어 판매하게 된다면 자신의 첫 판매였다.

 

“그림을 사겠다는 사람 이름은 누구예요?”

“이름이요? 어디 보자, 종현이라는 분이네요”

“만나뵙고 싶네요. 제 첫 구매자예요”

“어머 정말요? 연락처가, 아, 여기 그림을 직접 가져간다고 해서 주소랑 연락처가 없네요. 전시회 끝나고 가지로 오기로 했어요”

“우와, 그날 한 번 뵈야겠네요”

 

원래는 그림을 팔 생각이 없었는데

그림을 사겠다고 나서는 사람까지 생기다니,

 

종현을 시작으로 그림들이 전부 판매가 완료되었다.

순식간에 대성공한 아영은 더 잘하라는 말로 듣겠다는 

 

연기대상이던, 연예대상이던 상을 받던 사람들을 떠올리며

자신도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종현이 구입하겠다고 한 사진이 무엇인지 보는 아영이었다.

유라가 찍은 사진으로, 남자가 여자에게 반지를 끼어주는 장면의 사진을 그린 그림이었다.

 

“마치 프로포즈 같네”

 

그때 때마침 종현이 나타났다.

매일 같이 자신이 구입한 그림을 보러 왔던 종현이었다.

 

보면서, 역시 잘 샀어. 라는 생각으로 보는데

옆을 보는데 그림 같은 사람이 서 있었다.

 

그림은 좋았지만, 그림을 그린 사람은 몰랐던 종현과

자신의 그림의 최초의 구매자를 몰랐던 아영이었다. 

 

그렇게 서로를 모르는 두 사람은 같은 그림을 바라보고 있었다.

조금만 더 다가가면 서로의 숨결도, 심장의 쿵쾅거리는 소리도 들리는 옆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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