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석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고창석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이름: 대우영
제목: 대(역) 죄수
“나는 대배우가 될 겁니다”
어린시절, 학교 수업 시간에 우영은 항상 배우가 될 거라고 했다.
연기자가 되어 세상의 모든 역할을 다 해낼 거라고 했던 우영이었다.
우영은 그렇게 배우가 되기 위해서 노력했고 연기를 잘했다.
특히 아픈 연기에는 도가 터서 먼저 손을 들지 않은 상태에서
우영에게 다가와 ‘괜찮니?’를 물어볼 정도였다.
그러면 우영은 어떻게든 아픔을 참아보려고 노력하는 정직한 학생인양
“괜찮아요.. 선생님….”
이라고 하면서 연기를 했고, 선생님이 먼저 보건실을 가보라고 전했다.
그러면 우영은 교실을 빠져나와 보건실이 아닌 자신의 만을 놀이터로 향했다.
그렇게 우영의 연기는 자신 마저도 속이고, 학급 친구들도 속이고 선생님도 속였다.
우영이 속이지 못한 사람은 없었다.
심지어 판사도, 검사마저도 우영에게 속을 정도였다.
우영은 연기자가 되려고 노력했지만 이상하게 그 근처에도 가보지 못했다.
처음으로 연극 오디션을 보려고 했을 때,
우연히 만난 사람에게서 더 좋은 알바자리를 구하게 된다.
대역 알바였다. 결혼식 대역 알바를 가게 되고
그곳에서 대역 알바를 쓴 친구에게 진짜 친구인 척 연기를 했는데
정말 친구가 맞냐고 따져묻는 친구가 있었다.
이 마저도 연기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하며 우영은 끝까지 연기를 했고
나중에는 왜 그렇게까지 연기를 했냐고 결혼식 참석 대행 알바를 쓴 남자까지 물어왔다.
“약속이잖아요. 연기는 약속이야예요. 약속했으니까. 지켜야죠”
“연기는.. 약속이라”
남자는 우영에게 고마워했다. 덕분에 위기 상황에 빠질 수 있었는데.
사실은 자기들끼리 한 내기가 있었는데 우영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고 전한다.
우영은 자신의 거짓말을 감추기 위해서 결혼까지 간 것이었다.
“네..? 그게 가능한 겁니까?”
“네…”
우영에게 그가 거짓말을 했던 건 바로,
자신의 범죄를 은닉하기 위해 결혼식까지 진행했고
그 범조의 은닉으로 우영의 도움까지 받게 된 것이었다.
결혼식 배우자도 자신처럼 범죄인이라고 했다.
우영은 갑작스러운 말에 깜짝 놀랐다.
그들의 범죄는 바로 마약이었고,
이 사실을 자신에게 알려준 이유를 알 수 없었다.
“믿으니까요. 그리고 죄송스럽고, 혹시나 부탁도 할 수 있을까해서”
그들은 우영이 평생을 모아도,
아니 한번의 삶으로는 모자라 두 번 세 번은 환생해야 모을 수 있는 돈을 우영에게 지급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 대신 죄를 짊어지고 감옥에 갔다와달라 부탁한다.
범죄 대역 알바였다.
“200억..이요?”
대신 200억의 자금을 선금으로. 그리고 300억을 감옥에 나오게 되면 주겠다고 했다.
“어떻게 믿을 수 있죠..?”
300억을 안 받고 200억만 받아도 성공이긴 했지만,
일단은 이 말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가 되지 않는 우영이었다.
200억이 있으면 자신에게 대행을 안 시켜도 충분히
범죄인이지만 범죄인이 아니게 살 수 있지 않을 가 싶었다.
“저랑, 제 아내, 그리고 제 친구들의 범죄까지 모조리 뒤집어 써 주시면..”
한 두 명이 아닌, 여섯 명의 범죄를 뒤집어 쓰는 것이었다.
마약을 포함해서 폭행 치사며 살인 미수며..
거의 무기징역감인 범죄들이었다.
“….”
우영은 이러면 자신의 수옥생활이 끝나면 백발 노인이 되어 있을 것 같았다.
“처음엔 200억이 많아 보였는데, 다시 들이니까 200억이 부족해보이네요.”
“그러면 500억을 선금으로 나머지 500억을 다시 나오시면 드리겠습니다.”
500억도 엄청난 금액이지만 감옥안에서 계속 살게 된다면 이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생각이 들었다.
“아니…하지만..”
“천 억. 1000억을 드리겠습니다.”
결국 우영은 1500억에, 그리고 이후 2000억을 받는 조건으로 감옥을 대행하기로 했다. 그들의 범죄를 모두 뒤집어 쓰고.
그들은 수백억의 변호사를 써서 우영의 수감생활 시간을 최대한 낮춰줬다.
25년. 우영이 받은 판결이었다.
자신이 저지르지 않은 범죄로 죄를 받는 일은 생각 보다 더 치욕스러웠다.
우영은 판사가 자신을 인간이 아닌, 괴물을 보는 눈빛으로 보자.
자신의 일을 후회했다.
앞으로 판사가 시작일 뿐,
모든 사람들이 그런 눈빛으로 자신을 볼 테니까.
울던 가족들에게도 미안했지만 우선은 10억을 먼저 보낸다.
그러자 태도가 변한 형제들,
너 이 돈 어디서 났냐, 돈 보다 너가 더 중요하지,
이런 말을 해주는 지인은 아무도 없었다.
없었다, 그런 줄 알았는데 지인이라고 떠오르지 못한
채영에게서 갑자기 그런 마음을 찾았다.
“우영씨가 한 짓아니죠?”
그녀는 처음으로 우영에게 범죄의 사실에 대해서 물었다.
모두가, 심지어 자신이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는 사실을 아는 변호사 마저도
이미 우영이 진짜로 범죄를 저지른 것처럼 말했는데
채영만큼은 아니었다.
“왜 그랬어요..”
하지만 말해줄 수 없었다.
“왜, 왜 찾아왔습니까??”
변호사와 함께 들어온 채영.
채영은 아무 말이 없었다.
“왜 그랬어요…”
우영을 자신을 나무라는 채영이 어이가 없으면서도 고마웠다.
우리가 무슨 사이였다고. 하지만 그런 채영에게도 진실을 말해줄 수 없었다.
“범죄를 저지르고 싶어서 저질렀겠어요. 다 실수고, 그런거지..”
“애초에 우영씨가 한 거 아니잖아요. 저 우영씨 연기를 참 좋아했는데, 지금도 연기잖아요”
“…”
연기를 잘했다는 칭찬은 너무나 우영에게는 당연한 것이었지만
연기를 못했다도 아니고 왜 하냐는 참 아픈 질문이었는데, 지금도 그렇다.
“연기를 왜 하냐는 질문들이 늘 아팠는데, 오늘은 연기가.. 아닌데도 연기를 하느냐는 질문이 그렇게 들려서 아프네요”
“연기 그만해요. 나는 우영 씨 연기 다 알아요”
자신에게 이런 팬이 있었나,
그렇다면 고맙지만, 어떻게 대답을 해줘야 하는 지 몰랐다.
그렇다고 자신이 연기라고 말 할 수도 없었고
“근데 제가 정말 연기든, 아니든 무슨 상관입니까. 채영씨랑은 아무 상관 없죠”
“… 뭐 그렇죠. 아무 상관 없죠. 하아..”
채영은 한숨을 쉬더니 갑자기 눈물을 주르륵 흘렸다.
“나는 우영 씨를 팬으로써 만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아닌가 봐요. 팬 보다 남자로 더 좋아했던 것 같아요. 이제는 못 볼 거라 생각해서 아프네요”
“…”
문득문득 떠오르는 채영의 얼굴.
자신의 무대에서 거의 볼 수 있었다.
어쩌다 채영이 또 왔나 찾아봤지만
자신을 찾아온 게 아니라고 생각했다.
마치 야수와 미녀와 같은 느낌이었으니까.
“저를 좋아했어요?”
“팬으로선 그랬는데, 팬이 아니었나 보네요”
“… 왜 좋아해요..”
“연기 잘했잖아요”
“그건 팬으로 좋아한거지..”
“나도 모르게 우영 씨랑 연애를 했었나봐요. 상상으로.”
“…”
채영을 보니, 약간 속이 쓰린 우영이었다.
이런 여자와 함께라면 1000억 이상의 가치가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상상이 들었다.
SNS에서 유행하는 100억 받을래? 지금 미모로 살래? 이런 질문을 하면
채영의 외모는 5000억의 가치는 하는 그런 느낌.
가만히 있는데 반짝 거리고 아까 눈물을 흘릴 때는 당장 연기라고 밝히고 밖으로 나가버리고 싶었다.
그런데 또 무서운 생각은 이건 그 쩐주, 남자의 마지막 테스트는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알게 모르게 자신의 연기를 감시하며, 테스트를 진행한 사실을 우영은 알고 있었다.
그래서 채영마저도 그런 테스트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채영씨,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제가 나가게 되면, 차 한잔합시다.”
“…”
채영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리고 펜과 종이 한 장을 가져와 무언가를 적었다.
당장에 전달이 안된다고 하지만,
내용을 확인한 교도관이 깜짝 놀란 모습을 보는 우영,
도대체 뭐라고 적었나,
사랑한다고 적은 걸까? 그래서 이런 여자가 왜 이런 남자를 사랑하나?
이런 태도를 보인걸까? 나쁜 교도관이네 이런 생각을 했다.
그러면서도 저 교도관은 자신의 죄명으로 인해 자신을 더 나쁜놈으로 보겠지?
그렇게 생각하자 자신이 정말 연기를 잘하고 있는 모습이면서도..씁쓸했다.
“우영 씨, 우영 씨한테 이런 말 할 줄은 몰랐는데. 연기 그만해요.. 행복해야죠. 저는 우영씨가 연기 할 때 행복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말을 남기고 채영이 떠났다.
그리고 교도관이 전해준 채영의 편지에 우영은 모든 세상을 잃은 느낌이었다.
- 우영 씨, 항상 잘 봤어요. 우영씨를 보며 제 얼마 남지 않은 생을 조금 더 행복하게 채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우영 씨가 감옥에서 나올 때 쯤이면 저는 아마 세상에 없을 것 같은데, 차 한잔 하자는 그 말 꼭 지켜보고 싶은데 거절은 하기 싫고 거짓말도 할 수 없어서 이렇게 편지로 대답해요. 좋은 연기를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자신의 삶 마저도 연기하지는 마세요
우영은 편지를 보고 자신이 범죄를 저지른 게 아니라고 소리쳤다. 그러자 사람들이 무슨 일이냐며 이상한 소리 하지 말라고 했다.
변호사를 불러달라고 감옥에서 나가게 해달라고 자기가 가진 1500억을 다 주겠다고 소리쳤는데, 아무도 우영의 말을 들어주지 않았다.
오히려 그자가 남겨놓은 스파이들로 인해 죽을 위기에 처했는데,
우영을 구해주는 누군가가 있었다.
그는 그자로 인해 인생이 무너진 한 사람.
그자의 죄를 뒤집어 쓴 우영과 접촉하려 감옥에 온 사람이었다.
“왜 그놈이 아니라, 네가 그 놈의 죄를 뒤집어 쓴 것인지 확인하고 싶었다.”
대역죄. 죄를 뒤집어 쓴 죄를 묻고 싶었으나
마지막 기사회생으로 오히려 제안을 한다.
“다만, 이제 연기는 그만하고, 너의 본 모습으로..”
그는 울먹이는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자신의 오랜 팬이자, 자기도 모르게 거기를 두면서도 좋아했던 팬.
그녀의 이름이 채영이라는 건 이미 오래전부터 알았다.
또 왔네, 하면서 지켜봤지만 자신은 그저 연기자고, 채영은 그저 팬일 뿐이라며
그녀가 타고오는 차, 입는 옷들을 보며
그리고 무엇보다 태양보다 빛나고 아름다운 미소를 보며
연기자와 팬임을 명시하며 그렇게 연기하며 살았던 우영이었다.
그런 여자를 이제는 볼 수 없게 된다니..
우영이 전혀 생각하지 못한 변수..
아니 볼 수 없다는 건 알 수 있었다.
그래도,,
죽는 다는 사실을 몰랐으니까.
자신의 모든 행동이 그녀를 살릴 수는 없다.
그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죽어가는 그녀의 곁을.
그녀의 곁은 자신이 지켜야 했다.
우영은 자신에게 접근한 ‘호준’의 복수를 돕기로 했다.
더 이상의 대역이 아닌, 자신이 하고싶은 일로 선택한 삶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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