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소민의 연기를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정소민의 연기를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이름: 김윤지
제목: 무용(무적용사) 김윤지
“칼에 올랐는데 안 베여”
윤지가 처음으로 무용에 눈을 뜬 건 뜬금없게도
오랜 전통이 있긴 한 무당의 칼춤이었다.
굿을 하던 무당을 보며 두려워하면서도
칼 위에서 춤이 가능하다는 게 신기한 윤지였다.
그래서 집에서 칼을 세워놓고 그 위에 오르려다 피바다를 만들었던 적도 있다.
그때 부모님에게 혼난 이후로 칼춤은 다시 안 추려는 윤지였다.
칼춤 말고도 다른 춤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였다.
그러다 용담검무(龍潭劍舞)라고 하는 천도교의 주술적 칼춤도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는데
그 사라진 비법서를 우연히 얻었다고 하는 소문을 듣고 찾아갔으나 거짓일 뿐이었다.
“나는 세계최고의 춤 꾼이 될꺼야”
비록 칼춤은 포기했으나 한국무용이라 불리는 여러 무용들을 직접 찾아가 구경하는 윤지였다.
부모님도 윤지와 칼춤 같은 위험한 게 아니면 허락했다.
아이가 그렇게까지 하고싶은데 막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적당히 하다가 포기하겠지 생각했던 모양이었는데 아니었다.
윤지는 발레, 현대 무용, 한국 무용, 실용 무용, 플라멩코, 폴카, 밸리 댄스, 비보잉, 팜핑 같은 스트릿댄스부터 댄스스포츠의 왈츠, 탱고, 라틴댄스 등 수많은 춤에 대해서 직접 견학하고 공부하기에 이른다.
올림픽의 종목으로 있는 리듬체조와 피겨 스케이팅까지 독학하는 윤지였다.
그런 윤지의 엄청난 투지를 보고 부모님도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윤지야, 춤이 그렇게 좋아?”
“응, 나 춤꾼이 될꺼야”
“춤꾼.. 그래 어떤 춤이 제일 좋은데”
“음. 다 좋은데, 뭔가 이게 제일 좋아”
아무래도 처음 춤을 경험한 기억이 무당의 칼춤이어서였을까,
윤지는 한국무용에 대한 관심이 컸다.
한국무용은 제대로 맥을 이어오는 부분이 없어서
그 실마리를 풀어가야 했다.
윤지와 윤지의 부모님은 한국무용처럼 전통무용에 대한 공부를 했다.
딸이 그렇게까지 하고 싶어하니까 그래도 할 수 있는데 까지는 도움을 주자는 부모님이었다.
한국무용을 혼자 습득하는 건 어려운 경우였다.
정형화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도자기를 배우는 기술을 안다고 해도, 쉽게 도자기를 만들 수 없는 것처럼
한국무용이 그러했다.
오래전 세종대왕이 남긴 수많은 저서 중에 잠깐,
그리고 개화기 때에서야 한국무용을 정립하기 시작해서
사실상 지금 장인들은 스스로 한국무용의 시초처럼 그 자체가 되어가고 있는 것과 같았다.
스스로 민족의 얼을 담고, 절제하는 춤사위로 이어져 온 적 없는 예술을 이어가야 했다.
“윤지야, 현대무용이나, 올림픽도 나가는 피겨스케팅이나, 리듬체조는 어때?”
부모님은 약간 윤지의 큰 도약을 바랐던 마음으로 말을 했지만
윤지는 오히려 무언가 정형화되어 있지 않은 한국 무용이 마음에 들었다.
“아니! 나 한국 무용할래!”
그나마 기록이 많은 건 궁중무용이었다. 그리고 탈춤으로 유명한 가면무용과 중국무용을 흡수하면서도 한국 고유의 원형을 살리려 노력한 민속무용이 있었다.
윤지가 처음으로 접한 무당이 추는 춤, 의식무용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한국무용은 현재의 특별한 답이 있는 게 아니라 새로운 재해석이나 창작에 있었다. 창작무용이라 불리지만 한국무용을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큰 무용이었다.
“윤지야, 한국무용은 궁중무용, 민숙무용, 가면무용, 의식무용, 창작무용 이렇게 크게 다섯 분야가 있는데, 윤지 넌 의식무용이 하고싶은 건 아니지?”
아빠가 약간 걱정스럽게 물었다.
무용을 하면서 책을 왜 이렇게 많이 읽어야 하지 하던 윤지는 그냥 다 던져버리고 창작무용쪽으로 진로를 선택했다.
“아빠 나, 한국무용중학교 갈래”
“그런데가 있어?”
있었다. 중고등학교까지 모두 무용을 전문으로 배우는 학교였는데 일반 학교와 다른 특목고였고 실기 실습이 있었다.
그렇게 연습 끝에 윤지는 무용중학교에 입학하는데 성공한다.
그곳에서 다른 북이라던지, 장고 등 한국무용에 대한 상식과 창작기획 등을 배운 윤지는 세상은 참 넓다는 걸 실감하게 된다.
자신은 천재형은 아니고 노력형이라는 사실을 함께였다.
“진짜 천재들은 다르구나”
자신은 예습을 해와야 겨우 수업을 따라가는데
천재들은 한 번 듣고 바로 춤을 따라 춘다.
“하지만!!!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윤지는 그런 천재를 꺾기 위해 노력했다.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다! 라고 했고
그 위에 다시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고 했으니
자신은 노력하며 즐기는 자이니까 천재를 이길 수 있다고 믿는 윤지였다.
다행히 그런 윤지의 믿음이 배신당하지는 않았다.
윤지는 학교에 들어오기 전부터 이미 수많은 춤들을 직접 봐왔다.
그냥 한국무용만 본 게 아니라 한국에서 볼 수 있는 전세계 춤이란 춤은 다 봤다.
그래서 창작무용의 영역에서 윤지는 수많은 레퍼런스들을 실천하며 천재들의 찬사를 받았다.
“김윤지 너 대단하다!”
윤지는 비록 춤 실력은 다른 천재들에 비해 부족했다.
사실상 윤지가 부족한 게 아니라 천재들이 너무 뛰어났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들이 추는 춤을 새롭게 만드는 건 천재들이 할 수 없는 영역이었다.
천재들이 생각하는 대로 그냥 갑자기 춤을 추면 되지만
윤지는 자신의 지식을 이용해 최고의 조합으로 창작 무용을 만들어냈다.
그래서 모두가 윤지가 만든 무대 위에서 윤지의 춤을 추고 싶어했다.
“윤지야, 너 대단하다”
윤지는 자신의 춤을 잘 따라와주는 친구들이 오히려 대견했다.
자신은 수십 번 연습해서 겨우 만든 건데
이들은 어떻게 한 번 보는 것만으로 따라하고 그걸 완성시키는지,
물론 그건 비밀로 하기로 했다.
질투를 굳이 홍보할 필요는 없으니까.
“너네가 있어서 완성된거야”
그렇게 고등학교에도 입학하게 되고, 대학교까지 기획무용으로 프리패스 되는 윤지였다.
한국예술대학교에 수석으로 장학생으로 입학하게 된 윤지였다.
칼춤을 추기 위해 올랐던 발은 그때의 상처는 아물었으나 아직 상처투성이다.
남들보다 부족한 춤을 수천번은 부족해 수만번은 연습했기 때문이었다.
자신이 직접 만든 춤이라도, 더 잘 추는 친구들을 보고 있자니
힘이 빠질 수밖에 없었는데, 그 빠진 힘을 다시 채워 넣어 춤 연습을 하는 윤지였다.
백조처럼 우아할 순 없어도, 수리처럼 날렵하게!
한국의 전통미를 살리며 수미상관의 미를 살리며 호랑이처럼 대호스럽게.
윤지의 창작무용은 다른 무용가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자신이 배우러 갔었던 장인마저도 윤지를 칭찬할 정도였다.
“그 어린 꼬마가, 이렇게 대성했구나”
“고맙습니다 문화재님!”
어렸을 때 문화재가 말을 해? 라고 놀랐던 윤지.
그런 재회가 있은 후 윤지는 자신이 어느덧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음을 깨달었다.
다른 무용가들이 자신이 만든 창작한국무용을 펼치고 싶어하듯
윤지 본인이 제일 자신의 무용을 펼치고 싶었다.
그럴 때마다 속으로 갈등을 겪는 윤지였다.
“내가 추고 싶은데”
그런데 본인은 무대 뒤에서 연습삼아서 하고,
관객들에게는 최고의 무대를 보여주는 무용가에게 양보했다.
그러면 무대의 찬사는 그 무용가가 받았고
다시 이런 무용을 창작한 윤지도 곧 환호를 받았다.
“나도 저렇게 잘 추고 싶다”
윤지는 자신이 개발했지만 자신보다 뛰어난 사람들을 보며 그들을 질투했다.
본인도 무용가들의 질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은 조금은 알았지만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윤지는 무대를 만들고 싶어서 무용을 배운 게 아니라,
춤을 추고 싶어서, 무용을 하고 싶어서 무용을 배웠으니까.
그리고 몇내 며칠 동안 밤을 세워 가며
여태까지의 무대보다 훨씬 아름답고, 가장 한국적인 무대를 만들어냈다.
자신의 무대를 항상 자신을 사랑하는 부모님에게 처음 보여줬는데.
아버지가 일어서서 기립박수를 쳤다.
“윤지야, 무형문화재 신청하러 간다?”
“에이, 아빠 너무 오바야!”
속으로는 기분이 째지는 윤지,
무용을 배운지 20년이 넘었다.
그리고 마침내 자신의 역작을 만들어낸 윤지였다.
“그래, 이 무대는 누구한테 줄거니? 어제 보니까 한서 무용가님이 정말 잘 추시던데”
“그게, 아빠, 내가 직접 출까해”
“너가? 너도 잘하지만, 한서님이 잘 표현해주지 않을까?”
“아냐, 내가 만든 무용이야, 내가 제일 잘해”
“그래, 아빠는 윤지 믿지, 이미 제일 잘하지..”
윤지는 흥 거리며 방으로 들어갔다.
아빠말이 어느 정도 맞는 건 알지만,
이 무대만큼은 타인에게 맡기고 싶지 않았다.
‘내가 만든 거 잖아’ 지금까지 내어준 무대도 많았다.
하지만 이 무대만큼은 안된다!!
무대를 꾸미며, 공연을 준비하는 윤지.
“윤지 감독님, 이번에 무용가는 누구예요?”
항상 무대 설치를 맡아주던 무대 디자이너가 물었다.
그러자 윤지는 대답하지 않는다.
“윤지 감독님..?”
며칠 후에 디자이너는 자신의 말을 윤지가 왜 무시했는지 알 수 있었다.
무대에 직접 오른 윤지,
한복이 잘 어울리는 모습이었다.
“아, 직접 오르면 오른다고 말씀주시면 돼지..”
“바보냐. 윤지 감독님이란 호칭부터가 잘못됐어. 무용가님이지..”
“아니.. 알면 말해주던가”
사람들은 윤지가 만든 무대는 이미 여럿 보고 이미 최고의 무용 창작가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윤지가 직접 오른 무대는 처음 보았다.
작게 열기도 했지만 다른 무대처럼 관중이 많은 편은 아니었다.
사람들은 윤지의 무대를 보며 몇몇은 저 무용을 유명한 다른 무용가가 추었으면 어땠을까도 생각했다.
하지만, 윤지의 무대도 엄청났다.
곧 사람들은 매료되었다.
곧 기립박수들이 터져 나왔다.
무대가 끝난 후 극장 관리자는 외국의 투자자들을 데려왔다.
“무용가님, 이 무대로 해외로 가시죠?”
윤지는 반색이 되어 그들을 맞이했는데
곧 깊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한국무용의 최고의 무용가인 한채우에게 무대의 주인공을 맡기고
세계 무대로 나가자는 애기였다.
자신이 직접 나가고 싶었던 윤지였기 때문에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윤지에게 아빠가 다가와서 오늘 너무 멋 졌다고 말했다.
“다른 무용가가 그 무용을 한다는 거 자체가 상상이 안 가던걸?”
“정말요?”
“그럼.”
윤지는 굳게 다짐한 표정으로 전화를 걸었다.
그렇게 윤지의 세계 무대로의 신호탄이 쏘아졌다.
한국창작무용이 윤지라는 발판을 맞아 세계로 도약하는 것이었다.
무(적)용(사) 라는 제목을 가진 무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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