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주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이미주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이름: 이승아
제목: 영부인
“내가 이 나라를 먹여살리겠다, 으하하하핫!”
실망스러운 시선들을 받는 승아, 승아는 그런 표정을 보고 어이 없다는 듯 코를 치켜 세우고 눌을 크게 떴다.
“뭐, 어때서!”
“그래가지고 되겠어?”
“그럼 돼지. 나는 미모가 돼지, 몸매 돼지, 다 돼지~”
“그런 말이 아니잖아, 영부인이 되는 첫 자리에서 그런 인터뷰를 하겠다고?”
“그럼”
“승아 네가 영부인이 될 거 같으면 나는 상대편 후보에 서서 절대적으로 방해를 해야겠다!”
“뭐, 그러기야? 치사하게?”
“영부인 말고 니가 대통령이 되는 건 어때? 여자대통령도 멋지잖아”
“아냐, 나는 대통령 보다는 영부인이 되고 싶어. 영부인이 될 께”
승아의 꿈은 영부인이었다. 그래서 영부인이 될 준비를 항상 하고 있는 승아였다. 과거 유럽사회의 귀족사회라거나 동양에서도 황제나 왕과의 혼례를 위해 준비하던 그런 시절은 갔다. 오로지 실력과 능력만으로 사람들을 설득해 나라의 리더가 되는 세상이었다. 그런 리더가 될 사람의 부인이 되는 게 바로 승아의 목표 였다.
사람들의 눈에 들기도 힘든데, 그런 사람들의 눈에 든 사람의 눈에 든 다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었다.
그런 사람을 찾는 것도, 그 사람의 눈에 드는 일도 모두 어려운 퀘스트였지만, 승아는 무조건 해내고 반드시 영부인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그렇게 영부인이 나타날 확률이 가장 높은 정치외교학과를 준비하는 승아였는데, 학원에 갈때마다 졸음이 왜 이렇게 쏟아지는 지 모르겠다. 신은 왜 동물들에게 잠을 자게 만들었을까? 아니 자게 만든 건 좋은데 왜 이렇게 졸림을 겪게 만들었을까. 승아는 공부를 할 때 마다 잠이 오게 만든 걸 신의 탓을 돌리면서 어떻게 든 벗어나려고 했지만, 역시 늘 이기는 건 잠이었다.
굳이 비싼 돈을 쓰면서 등록한 학원에서 자겠다는 학생을 깨우지 않는 선생님이었다. 그러나 승아에게도 뭐라고 하지 않는다. 왜냐면 승아는 학원에 있어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으니까.
울산 학원에서 김태희가 학생인 시절, 공짜로 학원가에서 서로 데려가려고 노력했다는 썰은 이미 대한민국에서 유명한 썰인데 지금 승아가 이 도시의 김태희 역할을 해주고 있기 때문이었다.
정말 공부밖에 모르는 애들은 상관이 없었으나, 공부도 잘하고 예쁜 사람과 함께 공부하고 싶은 남자애들에겐 자극이 되었다. 승아는 그렇게 학원에게 있어서는 황금을 낳는 거위였는데, 이렇게 학원에 와서 자기만 하는 게 아니라, 꼭 이렇게 자면서도 나름의 노력은 하는 게, 메모라던지 필기 노트 이런 부분을 챙기려고 노력하는 승아였다.
그런 승아에게 서로 자신의 노트를 보여주고 싶어서 열심히 메모를 하고, 공부를 하는 남학생들이었고, 덕분에 학원 출신의 남학생들이 성적이 좋아졌다.
그래서 보통은 잠들어 공부를 소홀히 하는 학생에게 따로 부른다던지, 아니면 공개적인 망신을 준다던지 이런 체벌이 있는 편이지만, 승아에게는 특별히 이 모든 부분이 면제가 되었다.
몸의 생체리듬이 이미 맞춰진 것인지 승아는 또 귀신같이 수업이 끝날 때쯤 일어나서, 혼자 탄식을 했다.
“아, 맞다, 아 또 졸았네. 오늘 노트는 어떡하지”
그러면 꼭 준비된 학생들이 몰려들어서, 내 노트 볼래? 라고 말한다. 승아는 그러면 어 정말? 고마워라고 말하면서 내가 밥 살게, 커피살 게 등등 말하면서 보답을 한다. 남자들은 그 보답을 위해 오늘도 필사적으로 노트에 필기를 하고 있었던 어느 밤이었다.
승아는 자신의 꿈에 대해서 조금 더 진중하게 생각해보았다. 영부인이라는 꿈 말고 다른 꿈을 찾아보는 것도 방법이지 않을까? 친구 말대로 정말로 자신이 대통령이 되는 일도 있겠지만, 자신의 성적은 위에서 재는 것보다 아래에서 재는 게 훨씬 가깝다.
“음..”
멍청한 바보도 대통령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 적도 있었지만, 그때 다른 친구가 너 같으면 너보다 멍청한 사람이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냐는 말에 바로 설득이 된 승아는 대통령이 되는 꿈은 그만두었다.
그렇다고 자신이 아주 멍청한 건 아니기 때문에 단지 승아가 다니는 학교 애들이 미친거지, 그런 생각을 했다. 대통령의 영부인도 어려운 자리기에 고등학교도 나름 전국에서 알아주는 고등학교로 진학한 승아였다.
이곳에서 꼴지를 해도 나름 중학교 때는 공부를 했다는 반증이 되는 그런 곳이었기에, 지금의 성적에 그렇게 신경쓰지 않으려했지만, 그래도 대학교라는 가방 끈을 길게 유지하려면 어느 정도 신경은 써줘야 해서 마냥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는 부분이었다.
“어렵다. 공부, 저절로 머리속에 확 들어와서 잘 풀어지면 좋겠다.”
학교에서 이미 스카이반으로 준비중인 애들이 부러웠다. 자신은 정말 엄청나게 노력해야 겨우 외워지는 부분들을 한 번만 보고도 외우는 것 같은 친구들이 마냥 부러웠던 승아였다. 자기도 저 정도의 공부 실력이 있었다면 영부인이 아니라 대통령을 노려봤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중에서 대통령이 나올까..?”
아마도 어렵겠지 하면서 엄청나게 공부를 한 승아는 결국 턱걸이로 한국대에 합격하게 된다. 대통령이 한국대 출신들은 아니었지만, 대부분의 대통령은 한국대 출신들이 만들었다. 그중에서 하나를 잘 선택해 대통령으로 만들면 된다.
따지고 보면 승아도 한국대 학생이 되었으니까 대통령을 만드는 사람의 일원이 될 자격을 갖추게 된 것이었다.
“자! 이제 시작이야!!”
이제 새로운 출발을 할 줄 알았는데, 한국대 생활은 고등학교 시절의 연장과 같았다. 다른 대학으로 진학한 친구들은 새친구들을 사귀고, 뱃속도 술로 채우면서 또 비워내고 재밌고 즐겁게 놀면서 공부도 하고 시험기간에만 공부에 치이는 것 같아 보였다.
그런데 승아는 시험기간 외에도 공부에 치이는 느낌이었다. 다른 학교는 시험 기간 외에는 널널한 도서관이라고 들었는데, 여기는 시험기간이 아니어도 도서관에 발 디딜틈이 없다. 새로 지은 도서관뿐만 아니라 오래 된 도서관도 마찬가지였다. 사람들은 왜 이렇게 많은 지, 이렇게 많은 애들이 과거 전교에서 1등은 기본으로 했던 친구들이 다 몰려 들었다. 전교 순위는 최고 순위가 100위권 밖이었던 승아는 감히 명함을 내밀지 못했다.
“이런 공부쟁이들!”
그런 학생들 사이에 승아는 한줄기 빛을 발견한다. 그건 바로 밴드 동아리였다. 한국대 밴드 동아리에서 보컬과 댄스로 활약을 하며 스트레스를 푼다. 역시 한국대에도 사람이 사는 곳이라고 자신과 같은 애들이 있었다.
좀 억울한 건 걔들은 승아와 다르게 억지로 한국대에 들어온 느낌이 아니라 정말 타고나게 공부를 잘하고 음악도 즐길 줄 안다는 것이었다.
“진짜 다 천재들이야, 아우 대단해”
한국대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왜 이 나라는 한국대 출신들만 이렇게 고위직에 앉고 세상을 지배하고 있나 생각했던 승아였는데, 진짜 천재들의 집합소 그 자체였다.
교수들도 열정 그 자체였다.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아는 학생들과 그런 학생들에게 백가지를 알려주고 싶은 교수들이 모여 있으니, 승아만 황새를 쫓아가는 뱁새 같았다.
“뭐, 뱁새, 귀엽잖아. 후, 누군간 나를 귀엽게 봐주겠지, 그리고 그 사람이 대통령이 될 사람인거야!”
이렇게 자기 위로를 하던 승아에게 정말로 그런 사람이 찾아왔다. 그는 바로 학생회장이었다.
“학생회장..?!”
한국대 학생회장이 승아의 공연을 보고 반했다면서 천천히 알아가보자고 했다. 그러자 승아는 고개를 가로 저으며 거절했다.
“천천히 알아가 볼거면 싫어요. 빠르게 알아 볼 거면 만나보죠”
정말 급속히 서로 알아가는 자만추까진 아니더라도, 그래도 서로에 대해서 사귄 다음부터 알아가 보기로 한 승아와 한국대 학생회장 호재였다.
호재는 승연에게 자기도 밴드부였다고 했다. 고등학교 때, 그런데 부모님이 반대해서 결국 밴드를 포기하고 공부를 하다가 한국대로 들어왔다고, 자기는 재수했다고 했다. 원래는 한국대 성적이 안됐는데, 그래서 재수 없이 들어온 승아 니가 정말 대단한거라는 말을 해주는데 승아는 어쩐디 이런 위로가 기분이 좋았다.
호재라는 사람이 당장에 대통령이 될 것 같아 보이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마냥 옆자리를 비워둘 수는 없고, 올해 겨울은 유독 추울 테니까, 빨리 데워놓는 것도 좋다고 생각하는 승아였다.
그렇게 연애를 하던 중에 호재는 착한 심성을 승아에게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여러 사람들에게 보여주었다. 여러 사람들을 위해 발 벗고 나서는데, 승아는 생각해본적이 없었던, 그냥 게임속에서 NPC에게 신경을 안 쓰는 것처럼 학교 미화원부터 여러 사람들에 대한 편의를 챙기는 호재였다.
쉼터를 제공하라면서 한국대 총장실을 점거하는 일부터 그래서 경찰에 연행되는 일부터 여러가지 일을 겪는 호재를 보고 승아는 이런 사람이 대통령감이 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불의에 맞서는 정의’, 누가 봐도 미래의 대통령이 아닌가. 이 한국대의 구호와 잘 맞았다. ‘누군가 조국의 미래를 묻거든, 고개를 들어 한산을 보게 하라’ 그 한산 아래에 바로 한국대가 있으니, 이 한국대는 지금까지 그래왔고 앞으로도 쭉 이 나라의 미래였다.
처음에는 관심 없는 척 있었던 승아도 점차 호재를 도와서 이것저것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호재를 돕기 시작하면서 여러가지 활동을 함께 하게 되었다. 졸업 이후에도 변호사가 된 호재는, 역대 대통령급 인물들 중에서 얻었던 타이틀인 ‘인권변호사’칭호도 얻었다.
승아는 그런 호재를 옆에서 도왔는데, 그런 승아에게 현 국무총리실로 가서 일할 기회를 얻게 되었다. 한국대에서 마지막으로 행정학과를 졸업한 승아는 정치외교학 석사를 준비하면서 논문을 준비하고 발표했는데, 그 논문 발표날 당시에는 백수였지만 지금은 국무총리가 된 ‘연 총리’가 승아의 논문을 듣게 되고 이번에 행정관으로 초빙을 한 것이었다. 총리실에서 여러가지 일을 배우게 된 승아는 이렇게 나라가 굴러가고 있었구나 생각했다.
어쩐지 주먹구구 같으면서 어쩐지 까다롭고 어딘가 모르게 완벽하면서 어딘가 모르게 헛점이 많고 여러가지가 병합된 모습이었다.
낯설면서 익숙하고, 익숙하면서도 낯선 그런 모습들이 연출되고 있었다. 세계의 변화에 대응하면서도 국가 내부에서 요구하는 요구치들이 있었다.
이런 모습을 직접 보고 느낀 승아는 세상에 정답이란 없구나, 결국 모든 게 사람의 일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중에 호재와 결혼식을 올리는데, 호재와 국무총리는 매우 친했지만 이제는 관계가 틀어지고 서로 으르렁 됐다.
정치란 무엇인가 하는 생각이 드는 승아였다. 연총리는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서 승아가 자신의 캠프에서 일해줬으면 하는 부탁을 했는데, 호재도 이번에 국회의원 선거에 나가게 되면서 승아에게 부인으로서 아내로서 도와달라고 조심스럽게 얘기했다.
그동안 자신에게 먼저 도와달라는 말은 쉽게 하지 않는 호재였다. 그런데 또 두 사람의 지역구가 같은 지역구에서 붙는다.
정치신인 호재와, 이미 4선을 하고 5선을 준비중인 연총리였는데, 두 사람은 같은 당이었다가 이번에 쪼개져 나와 대립하게 되었다.
차기 대통령 선거라고 일컬어지는 종로였다.
“나는 대통령의 부인이 될 거니까..”
연총리의 아내가 이미 될 수 없는 승아는 당연히 호재를 도우려 했는데, 그때 전혀 다른 인물이 승아를 불렀다.
그는 일반 대중은 모르지만, 정치에 발을 들여놓은 사람들은 꼭 얼굴 한 번 보고 싶어하는 흑막, 그림자로 통하는 존재였다.
그는 승아에게 이번에 호재가 국회의원 선거에서 나서지 않으면 호재를 차기 대선급 인물로 키워주겠다는 제안이었다.
그림자는 절대로 먼저 연락할 수 없는 존재였다. 그 정체조차 불분명한 그런 인물이었는데, 그가 승아에게 다가왔다. 그의 정체를 더 알 수 없는 게 어떻게 나타났는지도 모른 채 소통을 하며 소통을 할 수 있는 시간도 일방적이었기 때문이었다.
다음 답변을 언제 어떻게 달라는 걸 남긴 후 사라져버린다. 승아는 이 사실을 호재한테 알리면 벌벌 날뛸 게 분명하다는 걸 알았다. 호재는 바로 그 그림자를 잡아서 감옥으로 넣고 싶어하는 인물 중 하나였으니까.
하지만 승아는 총리실에 있으면서 그림자가 얼마나 강력한 존재인지 알았다. 그래서 그림자를 아군으로 둔다는 게 얼마나 강력한 힘인지 알았기에, 호재를 위해서, 그리고 자신을 위해서 호재를 이번 총선에서 지게 만들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남편의 패배이지만, 그게 오히려 자신을 영부인으로 이끌어줄 지름길이라 느낀, 감이 좋은 승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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